당신이 웜뱃에 대해 알아야 할 9가지

[뉴스펭귄 남주원 기자] 동글동글 다소 뚱뚱한 몸에 크고 펑퍼짐한 머리, 짤막한 다리 등 귀여운 외모. 게다가 친화적인 성격과 독특한 매력까지 겸비해 많은 사랑을 받는 이 동물은 바로 '웜뱃'이다.

뉴스펭귄은 최근 호주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이하 CSIRO)가 공유한 자료를 바탕으로 '웜뱃에 대해 알아야 할 9가지 사실'을 정리했다. 

(시작에 앞서 '똥 얘기'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을 미리 알린다.)

1. 웜뱃 똥에는 전용 파리가 있다

파리와 똥이 함께 있는 장면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웜뱃 똥에는 그들만의 고유한 파리가 있다! 

25종에 달하는 웜뱃 파리(wombat flies)는 아직까지 다소 미스터리한 과제로 남아있다.

CSIRO는 웜뱃 파리가 어디에서 왔으며 웜뱃 똥에 얼마나 오래 열중해왔는지 이해하기 위해 그들의 다양성과 진화에 대해 연구 중이다.

2. 웜뱃 똥은 큐브 모양이다

웜뱃은 정육면체 똥을 싸는 세계 유일의 동물이다. 

장 길이가 30m나 되는 웜뱃은 먹이를 소화시키는 데 무려 14~18일의 긴 시간이 걸려 그 과정에서 변이 건조하고 단단해진다. 게다가 이들의 장은 내용물이 가득 차면 직경이 평소보다 2~3배 늘어난다.  

웜뱃의 장은 마치 고무줄처럼 늘어나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으로 이뤄져 있는데, 이 두 부분에 내용물이 반복적으로 부딪히면서 각이 생겨 정육면체 모양이 만들어지는 것.

장의 마지막 부분은 특히 탄성이 좋고 부드럽기 때문에 정육면체 대변 모양이 그대로 유지될 수 있다. 

그렇게 세상 밖으로 나온 큐브 모양 똥은 가로, 세로, 높이 각각 2cm 정도다. 다른 많은 호주 유대류의 똥과 마찬가지로 건조하고 단단하다. 

3. 웜뱃은 높은 곳에 똥을 싼다

똥에 대한 마지막 사실이다. 웜뱃은 특히 굴 바깥에 영역 표시를 한다. 정육면체 모양 똥은 굴러갈 위험 없이 차곡차곡 쌓을 수 있어 영역 표시에 효과적이다. 사람들은 통나무와 바위 위에 쌓여 있는 웜뱃 똥을 찾을 수 있다.

4. 웜뱃은 굴속에서 산다

웜뱃은 사람이 빠질 수 있을 만큼 큰 구멍을 파내 지하에 터널을 만들어 생활한다. 길고 튼튼한 발톱이 땅을 파기에 알맞게 갈고리 모양으로 발달돼 있다.

야행성 초식동물로 주로 어둠 속에서 활동하지만 낮에도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웜뱃을 발견할 수 있다.

5. 웜뱃에는 3종이 있다

웜뱃이라고 다 같은 웜뱃이 아니다. 웜뱃에는 애기웜뱃, 남쪽털코웜뱃, 북쪽털코웜뱃이 있다. 이들은 모두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 등재돼 있다.

애기웜뱃은 최소관심(LC, Least Concern), 남쪽털코웜뱃은 준위협(NT, Near Threatened) 종으로 등재돼 있다.

특히 북쪽털코웜뱃은 위급(CR, Critically Endangered) 종인만큼 심각한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

6. 웜뱃 주머니는 뒤쪽을 향한다

웜뱃은 캥거루, 코알라와 함께 호주를 대표하는 유대류 동물이다. 새끼 웜뱃은 매우 일찍 태어나 어미 배에 있는 육아낭(주머니) 안에서 발육을 계속한다. 

독특하게도 웜뱃 주머니는 뒤쪽을 향한다. 전문가들은 웜뱃이 땅굴을 파낼 때 주머니가 흙으로 가득 채워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이처럼 진화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7. 진드기와 기생충에 취약하다

웜뱃은 옴에 걸릴 수 있다. 옴은 옴 진드기에 의해 발생하는 피부병으로 전염성이 매우 강하다.

게다가 웜뱃 장에는 함께 진화한 기생충들이 있다. 웜뱃은 이 기생충에도 감염될 수 있다.

8. 웜뱃에게는 거대한 사촌들이 있었다

웜뱃과 코알라는 현생 동물 가운데 디프로토돈(Diprotodon)과 가장 가까운 친척이다. 디프로토돈은 역사상 가장 큰 유대류로 홍적세 때 호주에 살았다. 지금은 멸종돼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9. 웜뱃은 어둠 속에서 빛난다

최근 과학자들은 많은 유대류가 자외선을 받으면 형광을 발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웜뱃 역시 마찬가지다.

이는 웜뱃이 자외선 스펙트럼에서 세상을 볼 수 있음을 의미한다. 즉 웜뱃 눈에 보이는 일부 털, 깃털, 꽃 패턴 등을 인간은 볼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