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다시 자연으로… 후투티의 훗훗한 성장기

  • 이후림 기자
  • 2022.07.06 09:17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측이 구조한 새끼 후투티 (사진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제공)/뉴스펭귄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측이 구조한 새끼 후투티 (사진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제공)/뉴스펭귄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가 후투티 성장기를 공개했다.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는 후투티가 뽀시래기 유조시절을 지나 마침내 자연으로 돌아가기까지의 여정을 담은 성장기를 지난 29일 공개했다.

구조센터가 5일 뉴스펭귄에 전한 내용에 따르면 이 후투티는 지난 6월 2일 길 위에서 움직이지 못하는 채로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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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측이 구조한 새끼 후투티 (사진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제공)/뉴스펭귄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측이 구조한 새끼 후투티 (사진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제공)/뉴스펭귄

해당 개체는 발견 당시 비행이 불가능한 정도의 깃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이소가 아닌 둥지에서 추락했을 것으로 보였다. 극한 상황에서도 어미 보살핌이 있다면 다치거나 조난당할 가능성이 낮아 둥지 추락 전 어미를 잃은 미아였을 것으로 추정됐다.

구조 당시 새끼 후투티 건강상태는 매우 좋지 않았다. 외상 및 기타 내상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구강 내 출혈이 심할 뿐 아니라 약한 자극에도 항문에서 묽은 변을 뿜어내는 등 추락 시 충격이 상당했던 것으로 센터 측은 예상했다.

생성 중인 깃대에 골격이 겹쳐 보이는 탓에 골격계 문제 또한 판단하기 어려웠다. 눈을 자주 감고 주변 상황에 크게 반응하지 않는 등 기력이 매우 없는 상태로 구조됐다.

센터 내 집중치료실에서 전문가들 보살핌을 받으며 홀로 계류하다 상태가 호전되자 연령대가 비슷한 동료 찌르레기 2마리와 합사해 함께 성장했다.

집중치료실에서 회복 중인 후투티 (사진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제공)/뉴스펭귄
집중치료실에서 회복 중인 후투티 (사진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제공)/뉴스펭귄

이후 찌르레기보다 월등한 성장 속도를 보인 후투티는 집중치료실을 떠나 넓은 조류 이동장에서 지내게 됐다.

방생 이후 야생환경에 잘 적응하기 위해 야외장으로 나가 비행훈련도 종종 받았다.

성장 중인 후투티 (사진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제공)/뉴스펭귄
성장 중인 후투티 (사진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제공)/뉴스펭귄
성장 중인 후투티 (사진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제공)/뉴스펭귄
성장 중인 후투티 (사진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제공)/뉴스펭귄
마침내 깃을 핀 후투티 (사진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제공)/뉴스펭귄
마침내 깃을 핀 후투티 (사진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제공)/뉴스펭귄

극진한 보살핌에 보답이라도 하듯 후투티는 구조 한 달여 만에 어엿하게 성장해 자연으로 무사히 돌아가게 됐다.

늠름한 개체로 성장해 야외장에서 훈련받는 후투티 (사진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제공)/뉴스펭귄
늠름한 개체로 성장해 야외장에서 훈련받는 후투티 (사진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제공)/뉴스펭귄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측은 "센터 인근에 방사한 터라 추후 만나게 되면 정말 반가울 것 같다"며 "이미 한번 고비를 넘긴 녀석이라 앞으로는 꽃길만 걸었으면 좋겠다. 다른 개체처럼 땅강아지를 사냥하고 번식도 하면서 건강히 지낼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전했다.

후투티는 몸길이 약 28cm, 날개길이 약 15cm로 참새보다 약간 큰 크기의 파랑새목 여름철새다. 단독 또는 암수가 함께 생활하며 주로 지상에서 생활한다. 머리 꼭대기에 펼쳐진 댕기가 특징적인 새로 인디언 추장의 머리 장식을 닮아 '추장새'라고도 불린다.

본래 5월~6월쯤 한국을 찾아 10월쯤까지 머물고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이동하는 여름철새이나 지구가열화(지구온난화)로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일부 개체가 사시사철 발견되는 사례가 늘었다. 생태변화로 이동 필요성이 낮아지면서 일부가 토착화된 탓이다.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 따르면 2011년부터 현재까지 구조된 후투티는 총 16마리로 다른 종들에 비해 자주 보이는 종은 아니지만 해가 지날수록 그 수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후투티뿐 아니라 왜가리, 검은이마직박구리 등 여름철새들도 따뜻한 기후를 따라 굳이 자리를 옮기지 않고 국내에 머무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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