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살된 동물 수백만" 태즈메이니아, 무슨 일이...

  • 이후림 기자
  • 2022.07.04 17:58
태즈메이니아에 서식하는 붉은목왈라비 (사진 위키미디어 - Noodle snacks)/뉴스펭귄
태즈메이니아에 서식하는 붉은목왈라비 (사진 위키미디어 - Noodle snacks)/뉴스펭귄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태즈메이니아 토착종 수백만 마리가 당국 허가 하에 목숨을 잃고 있다.

호주 지역신문 머큐리는 태즈메이니아 토착종 수백만 마리가 당국 재산보호허가법에 따라 합법적으로 죽임을 당하고 있다고 2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정부에서 공개한 데이터에 따르면 왈라비, 웜뱃, 그린로젤라앵무, 코카투 등 태즈메이니아 토착종 수백만 마리가 농작물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목숨을 잃었다. 2019년과 2020년 사이에만 약 280만 마리가 당국 재산보호허가 하에 도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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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즈메이니아 재산보호허가법은 농작물, 가축 또는 기반 시설 손상을 일으키는 야생동물을 지정, 해당 종에 한해 합법적으로 도살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호주 녹색당은 이 법안을 통해 살해된 야생동물 수가 불투명하다고 지적하며 제대로 된 환경평가가 이뤄지지 않은 채 엄청난 수의 동물들이 목숨을 잃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살상 허가 발급을 위한 재산피해 발생 내역이 철저히 검증된 것인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공개된 데이터에 따르면 2021년에만 태즈메이니아 토종 야생동물 85만9300여 마리가 목숨을 잃었고 지난 6일까지 추가로 5만3000여 마리가 도살됐다.

여기에 2019년과 2020년 사이 수치를 더하면 도살된 야생동물은 총 280만 마리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도살당한 동물은 대부분 왈라비로 알려졌으며 이외에도 주머니여우, 웜뱃, 코카투, 검은고니, 동부회색캥거루 등이 포함됐다.

웜뱃 (사진 Marco Tomasin)/뉴스펭귄
웜뱃 (사진 Marco Tomasin)/뉴스펭귄

호주 비영리환경보호단체 광야협회(Wilderness Society)는 과도한 양의 동물 사체가 환경에 방치될 경우 생태계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우려를 제기했다.

협회 측은 "재산보호허가에 따라 죽임을 당한 유대류 사체는 최대 1만t으로 추정된다. 로드킬로 죽는 동물의 약 2~3배"라며 "넘쳐나는 동물 사체는 고양이, 까마귀와 같은 종 개체 수를 증가시키고 이는 곧 생태계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녹색당은 정부가 야생동물 살상을 허가하는 것과 같은 극단적인 방법이 아닌 아닌 비살상적 수단을 통해 해당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토착 야생동물이 재산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 토지 소유자와 협력해 비살상적 수단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녹색당은 "도살되는 엄청난 수의 야생동물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며 "매년 토착종 수십만 마리가 불투명한 절차에 따라 합법적으로 도살되고 있다. 생물다양성에 대한 평가나 정당성은 어디에 있느냐"고 비판했다.

태즈메이니아에 서식하는 그린로젤라앵무 (사진 위키미디어 - JJ Harrison)/뉴스펭귄
태즈메이니아에 서식하는 그린로젤라앵무 (사진 위키미디어 - JJ Harrison)/뉴스펭귄

논란이 지속되자 정부 대변인은 야생동물 규정이 주 전역 야생동물 개체군의 지속가능한 관리를 보장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해명했다.

정확한 재산피해 평가 이후 농작물, 가축, 농업 생산에 사용되는 장비나 기반 시설을 보호할 필요성이 입증된 장소에서만 도살 허가가 발급됐다는 설명이다.

정부 측은 "농업은 사업이며 농업인들은 생존을 위해 토지를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며 "야생동물 개체 수 모니터링 결과 재산보호 허가 대상종 개체 수가 안정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 야생동물 관리 시스템이 지속가능한 방안임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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