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의 서재] "꽃피워라, 희망하라, 사랑하라, 두려워마라"

  • 성은숙 기자
  • 2022.06.29 09:30
(그래픽 구민승)/뉴스펭귄
(그래픽 구민승)/뉴스펭귄

 

지구를 위하는 마음

[뉴스펭귄 성은숙 기자]  5년 이내 지구 평균 온도 1.5도 이상 상승할 확률 50%, 2030년까지 줄여야 할 온실가스 2억톤(t), 지난 30년간 비행기가 내뿜는 온실가스 2배 이상 증가…

기후위기는 이렇게 가늠하기조차 어려운 어마어마한 공포로 표현된다. 끝모를 탐욕으로 기후위기를 초래한 인류에겐 정신이 번쩍 들만큼 무서운 메시지가 제격인 것 같은데, 심리학자인 김명철 박사의 생각은 그렇지 않다. 해결할 수 없는 크기의 공포를 느낀 인간이 심연 같은 무망감에 빠지면, 문제 자체를 부정하거나("기후위기는 다 헛소리야") 문제가 되는 상황에 순응("에라 모르겠다, 이렇게 살지 뭐") 한다는 것이다. 그는 기후위기에 직면한 인류에게 필요한 것은 공포·상실·죄책감·수치심이 아닌 희망·사랑·믿음(효능감)이라고 말한다.

 

사랑이, 희망이 지구를 구한다.

(사진 픽사베이)/뉴스펭귄
(사진 픽사베이)/뉴스펭귄

"내겐 꿈이 있어요. 사랑이 있어요. 희망이 있어요. 맑은 공기와 예쁜 꽃들과 곧게 자란 나무가 있어요. 이렇게 좋은 세상에서 언제나 노래 부를 수 있고 예쁜 새들과 노래를 하며 신나게 뛰어 놀 거예요"(1995년 KBS 부산 창작동요대회 우수상 '꿈, 사랑,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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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얗고 동글동글한 북극곰, 나비 날개의 완벽한 대칭, 깊은 숲 속을 비추는 햇살, 집 앞 공원 산책길 등은 인간이 자연을 사랑스럽게 느끼도록 만든다. 저자는 자연을 직접 경험하고, 애착을 느낀 사람이라면 자연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또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에겐 지구의 미래 환경에 희망을 품을 권리가 있단다. 

저자는 196개국이 똘똘 뭉쳐 기후변화를 저지하기로 약속한 파리기후변화협약, 반도체 기술만큼 발전한 태양광 발전 수준, 뛰어난 탄소저장 능력으로 '블루 카본(Blue Carbon)'이라 불리는 맹그로브 숲과 해조류의 복원 근황 등을 통해 우리가 품을 수 있는 희망의 실체에 대해 얘기한다. 

연결된 서식지의 중요성과 생태계 다양성 보존 가능성을 보여준 비무장지대(DMZ), 1972년 맹금류를 멸종 위기로 몰고 간 살충제 '디클로로디페닐트리클로로에탄(DDT)' 사용 중단을 즉각 선택한 미국 시민사회의 사례,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의 국제 거래에 관한 협약(CITES)'의 시초도 언급한다.

 

일단 아무거나 하나만

(사진 픽사베이)/뉴스펭귄
(사진 픽사베이)/뉴스펭귄

저자는 일단 친환경 행동 아무거나 하나만 시작하라고 제안한다. 친환경 행동 한 가지를 시도한 후 '나도 잘할 수 있다'는 효능감을 느낀 사람이 곧 두 가지, 세 가지 친환경행동을 하기 때문이다.

한 가지 행동이 다른 행동으로 자연스럽게 흘러넘치는건데, 심리학에서는 '흘러넘치기(spillover)'라고 한다. 어떤 이유로 시작했든, 친환경 목표가 얼마나 뚜렷하든 상관없이 분리수거를 열심히 한 사람은 환경주의자가 아닌데도 물 아끼기에 관심 갖게 되고, 안 쓰는 전자제품 코드를 뽑게 되고, 자동차보다 자전거를 타고,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려고 노력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난데없는 뿌듯함'에서 비롯된 흘러넘치기가 가능한 이유에 대해 우리 인간은 친환경 행동을 하면서 산과 바다와 그곳의 동물들을 쉽게 떠올리고 정서적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놀라운 존재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전기밥솥 보온모드 사용하지 않기, 자가용은 원래 타던 주행거리보다 절반만 타기, 환경부 분리배출 가이드라인대로만 재활용하기, 가난한 나라의 숲과 국립공원으로 지속가능하고 공정한 여행하기, 따뜻한 에너지로 친환경 행동 전파하기 등 한 사람이 일상에서 거뜬하게 실천할 수 있는 '작지만 분명한 의미를 갖는 일들'부터 시작하라고 부추긴다. 

 

인류를 믿는 긍정의 세계관(worldview)

(사진 픽사베이)/뉴스펭귄
(사진 픽사베이)/뉴스펭귄

저자는 결국 기후위기를 대하는 우리의 행동은 우리가 세상을, 인간을 어떻게 보는지에 따라 달렸다고 말한다. 이젠 인류와 지구에 대한 사랑·희망·효능감을 원동력 삼아 친환경 행동을 집요하게 확장하며 더 나은 미래를 상상할 때라는 것이다. 우리가 인류를 유구한 문명의 흐름 속에서 끝없이 변화하고 발전한 존재로 긍정적으로 바라보면, 오늘 당장 이 사랑스러운 지구를 위해 해야 할 일이 떠오를 것이다. 

 

(그래픽 구민승)/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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