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가열화로 '오히려 흔해질' 음식 5가지

  • 임병선 기자
  • 2022.06.20 00:00

[뉴스펭귄 임병선 기자] 서울대학교 응용생물화학부 김광형 교수는 지난달 18일 서울시 용산구에서 열린 과학 강연회 '카오스 콘서트 : 식물행성'에서 기후위기 영향을 가장 먼저 받는 것은 식물이고, 이에 따라 인류 피해는 농업에서 가장 먼저 나타난다고 경고했다.

현재 전 지구적 상황을 보면 밀, 옥수수, 쌀 3가지 작물이 모든 인류가 소비하는 칼로리 중 절반 정도를 지탱하고 있다. 만약 지구가열화가 심화해 인류가 의존 중인 작물의 생산성을 급격히 저해시킨다면 여러 사람의 목숨이 위태롭게 된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오히려 흔해질’ 식재료들이 있다. 보통 갑작스러운 날씨 변화에 내성이 강하고,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는 점이 특징이다. 뉴스펭귄이 주목받는 미래식량 5가지를 꼽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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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

감자는 지금도 전 세계 13억 명 정도가 식량으로 삼는 식물이다. 원산지가 척박한 남미 안데스 산맥이라는 태생 덕분에 전 세계 여러 곳에서 식량이 부족한 사람들을 구해왔다.

감자는 공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할 때 오히려 수확량이 늘어난다는 특징이 있어, 기후위기 시대에 걸맞은 식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과거 아일랜드에서 감자에 의존하다가 감자역병에 의한 대기근을 맞았던 만큼, 병해에 대한 우려가 있다. 이에 과학자들은 감자의 유전체를 해석해 병해에 내성이 강한 감자를 연구하는 등 ‘진정한 미래식량’으로 등극시키기 위해 애쓰고 있다.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카사바

카사바(Cassava)는 사람이 뿌리를 섭취하는 식물로 탄수화물과 칼륨, 비타민C가 풍부하다. 브라질 세하도가 원산지로 추정되는 카사바는 무려 기온이 40도에 달하는 환경에서도 수확 가능하고, 염분과 가뭄에도 강하다. 또 감자처럼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졌을 때 내성이 강해지고 수확량도 늘어난다는 보고가 있다.

그러나 카사바는 최근 토양 비옥도가 낮아지고, 농업 환경이 열악한 지역에서 생산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나타나기도 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카사바는 열대 지방에서는 옥수수와 쌀 다음으로 많은 인간과 사육동물에게 탄수화물을 공급하는 작물"이라면서 영양 공급, 잡초와 병해충 문제 해결 방안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발간하는 등 카사바 생산 확장에 힘쓰고 있다.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식용곤충

식용곤충은 여러 매체를 통해 미래식량으로 많이 언급된다. 식탁 위에 올려진 생소한 모습이 이목을 끌기 때문일 것이다. 수많은 곤충 중에서도 식량으로 주로 꼽히는 종은 갈색거저리유충(밀웜), 쌍별귀뚜라미, 메뚜기, 식용누에 등이다.

실리적으로 봤을 때도 곤충은 미래식량으로 적합하다. 적은 토지와 에너지 투입량에도 불구하고 단백질, 아미노산, 불포화지방 등이 풍부한 점이 미래식량으로 꼽히는 요인이다.

특히 탄소배출 면에서 단백질을 공급할 수 있는 식량 중에서는 추종을 불허한다. 귀뚜라미 사육은 동일 무게 생산량 기준으로 닭 사육과 비교해 탄소를 25% 정도만 배출한다. 소 사육과 비교했을 때는 지역마다 차이가 있지만 5.9~7.9%에 불과하다.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해초

최근 서구권에서 미래식량으로 꼽히는 해초는 사실 한국인을 비롯한 동아시아 사람들에게는 익숙한 식재료다. 과거부터 미역, 톳, 다시마 등 다양한 해초가 한국인의 밥상에 올라왔다.

해초는 적은 에너지로도 크게 자랄 수 있는 장점을 가졌다. 해초는 단백질은 거의 없지만 비타민, 무기질 등이 풍부해 주식보다는 간식이나 반찬 재료로 어울린다. 해초가 바닷속에서 탄소를 흡수하는 거대 흡수원이라는 점도 기후위기 미래식량으로 꼽히는 이유다.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나무바나나(엔셋)

감자나 카사바가 미래식량 후보 중 '흔한 작물'에 속한다면, 엔셋(Enset)은 최근 들어서야 주목받는 식재료다. 엔셋은 바나나와 비슷한 열매와 나무 생김새 때문에 ‘가짜 바나나’라는 별명으로도 불린다. 에티오피아 남서부 고지대에서 자라는데, 현재 에티오피아 인구 약 2000만 명의 주식이다. 바나나와 비슷하게 생긴 열매는 먹을 수 없으며, 녹말이 많이 함유된 뿌리와 줄기를 섭취할 수 있다.

가뭄과 질병에 강한데다 일년 내내 자라므로 에티오피아인은 다른 작물 재배에 실패했을 때 엔셋에 의지하곤 한다. 에티오피아 아와사대 연구진은 앞서 모델링 분석 기법을 통해 엔셋이 40년 간 에티오피아를 비롯한 남아프리카공화국, 케냐, 우간다, 르완다 등 아프리카에서 1억 명 이상을 먹일 잠재력이 있다고 보고했다.

(사진 James Borrell/RBG Kew)/뉴스펭귄
(사진 James Borrell/RBG Kew)/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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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James Borrell/RBG Kew)/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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