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 댐 건축가 비버가 홍수 막고 강 되살렸다"

  • 임병선 기자
  • 2020.02.18 12:01
비버 (사진 pixabay)/뉴스펭귄

비버 복원으로 홍수를 막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영국에는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간)과 16일 각각 키아라(Ciara)와 데니스(Denise) 태풍이 연이어 몰아쳤다. 태풍을 동반한 폭우로 영국 전역에 홍수 경보가 발효됐다. 각종 시설이 정전되고 도시와 마을은 물난리를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비버가 만든 댐이 홍수 피해를 줄인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비버가 만든 댐이 각종 오염물을 걸러내고 습지 생태계를 살린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비버는 나뭇가지로 강을 막아 댐을 만들고 댐 안에 있는 빈 공간에서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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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버는 나무를 갉아 쓰러뜨려 댐을 만든다(사진 Pixabay)/뉴스펭귄

최근 영국 엑서터 대학교(Execter University) 리처드 브래지어(Richard Brazier) 지형학 교수 연구팀은 '오터 강 비버 실험(River Otter Beaver Trial)’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은 오터 강에 비버가 돌아온 후 생긴 변화들을 연구했다. 연구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진행됐다.

비버는 영국에 서식하지 않는 외래종으로 분류돼 정부 허가를 받아야 방사할 수 있다. 지난 2011년 영국 강 생태계에 멸종된 비버를 돌려놔야 한다고 주장하던 데본 야생 기금(Devon Wildlife Trust)이 정부 허가를 받은 '오터 강 비버 실험' 프로젝트를 통해 비버 한 쌍을 방사했다. 오터 강 비버들은 현재까지 총 여덟 쌍으로 번식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오터 강 하류에 있는 동 버드레이(East Budleigh) 마을 근처에서 유량 데이터를 모았다. 데이터는 홍수로 넘친 물이 유역을 덮치는 속도가 비버의 댐 덕분에 늦어졌음을 증명했다. 홍수가 났을 때 강의 최고 유량도 낮췄다.

비버의 댐은 근처 유역을 습지로 재탄생시켰다. 습지는 비버뿐만 아니라 유럽물밭쥐, 물까마귀와 쇠오리같은 조류에게도 살기 좋은 환경을 제공한다. 연구팀은 또 “비버의 댐이 강에 떠다니는 비료나 흙탕물을 걸러내는 것도 확인했다”고 말한다.

강 유역에 있는 작은 감자 밭이 홍수 피해를 입기도 했다. 연구팀은 일부 부정적 효과는 사후 적극적인 관리를 통해 해결 가능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브래지어 교수는 "5년 간의 연구를 통해 비버가 미치는 긍정적 효과가 부정적 효과보다 훨씬 많다는 게 증명됐다"고 말했다. 홍수 피해로 몸살을 앓고 있는 영국 정부는 비버의 영국 생태계 복귀 여부를 올해 말 최종 결정한다.

비버 (사진 flickr)/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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