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펭귄] 약 품은 플로리다 물고기떼 ...'이 안에 약 있다'

  • 남주원 기자
  • 2022.03.10 12:06
(사진 Bonefish & Tarpon Trust - Ian Wilson-Navarro)/뉴스펭귄
플로리다키스에 관찰된 여을멸 (사진 Bonefish & Tarpon Trust - Ian Wilson-Navarro)/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주원 기자] 플로리다 해양생물 몸속에 약물이 가득 차 있어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이 같은 내용은 플로리다국제대학교(이하 FIU)와 플로리다 비영리 어류 보존단체 '본피쉬 앤 타폰 트러스트(이하 BTT, Bonefish & Tarpon Trust)'가 최근 발표하며 눈길을 끌었다.

FIU와 BTT는 지난 3년 동안 플로리다 주 남부 비스케인 만(Biscayne Bay)과 플로리다키스(Florida Keys)에 서식하는 어류를 조사했다. 그들은 특히 물고기 종 가운데 하나인 여을멸(bonefish)을 대상으로 연구를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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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는 가히 충격적이다. 연구팀이 관찰한 여을멸 총 93마리 혈액 및 기타 조직에서 전부 오염된 약물이 발견된 것. 한 마리당 평균 7개의 약물이 나왔으며 무려 의약품이 17종이나 검출된 개체도 있었다.

뿐만 아니라 게, 새우 및 기타 어류에서도 약물 오염 흔적이 발견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들 해양생물에서 혈압약, 항생제, 항우울제, 전립선 치료제, 진통제 등 총 58가지 종류에 달하는 다양한 약물이 나왔다.

바나나피시, 레이디피시라고도 불리는 여을멸은 전 세계 온대 및 열대 바다에 널리 분포한다. 특히 플로리다에서 여을멸 어업은 굉장히 인기 있으며 지역 경제에 큰 역할을 한다.

BTT 대표 짐 맥더피(Jim McDuffie)는 "제약은 수질 오염에서 종종 간과되고 있다"라며 "플로리다 남부 여을멸에 약물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우려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오염 물질이 플로리다 어업 경제에 연간 92억 달러(약 11조 3000억 원) 규모만큼 영향을 미치고 관련 일자리 8만 8500개를 위협한다고 덧붙였다. 

의약품은 대부분 인간이 배출한 폐수에서 발견됐다. 연구팀은 기존 폐수 인프라로는 오염 물질이 충분히 제거되지 않는다고 경고하며, 플로리다 주 전역에서 폐수 처리 시설과 하수 기반 시설이 확장 및 현대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석 연구원 제니퍼 리헤이지(Jennifer Rehage)는 "약품은 녹조나 탁한 물과 달리 보이지 않는 위협이다"라며 "이러한 결과는 우리의 오랜 폐수 인프라 문제를 해결해야 할 절박한 필요성을 강조한다”라고 말했다.

플로리다 환경보호국(Florida Department of Environmental Protection)에 따르면 플로리다 인구의 약 3분의 2가 하수도를 이용하며 나머지 3분의1은 정화조를 사용해 폐수를 처리한다.

또 미국에서만 매년 50억 건이 넘는 약 처방이 이뤄진다.

연구팀은 "약물 노출은 적은 용량으로도 활성 상태를 유지하고 수중 생물의 모든 측면에 영향을 줄 수 있다"라며 "물고기의 번식과 생존에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이번 연구를 비롯해 다양한 사례에 따르면 약물 오염은 해양생물의 이동, 먹이, 사교성, 번식 및 기타 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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