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는 북한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 이후림 기자
  • 2022.03.04 13:25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 러시아 대통령 언론 및 정보국)/뉴스펭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 러시아 대통령 언론 및 정보국)/뉴스펭귄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그간 기후위기에 따른 위협을 강조했던 북한, 기후위기는 북한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일부 전문가들이 기후위기가 북한이 직면한 문제를 악화시키며 나아가 안보위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견해를 내놨다고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기후위기에 대한 북한 측 공식 입장은 2017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직후 파리기후협약에서 탈퇴를 선언한 이후 직접적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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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북한은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지구가열화(지구온난화)는 오늘날 인류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도전 중 하나"라고 경고하면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기후협약 탈퇴 결정이 지구 전체를 희생시킨 것"이라는 견해를 내놨다.

또한 "미국의 이기적인 행위는 환경보호를 위한 국제적 노력에 중대한 결과를 가져올 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도 큰 위험을 초래한다"고 비판했다.

2015년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 당시 북한 대표로 참석한 리수용 전 국제부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삼림벌채와의 전쟁을 선포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 태풍피해를 입은 마을을 방문한 김 위원장 (사진 아리랑뉴스 유튜브 보도영상 캡처)/뉴스펭귄
지난해 태풍피해를 입은 마을을 방문한 김 위원장 (사진 아리랑뉴스 유튜브 보도영상 캡처)/뉴스펭귄

그렇다면 기후위기는 현재 북한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지난해 9월 김 위원장은 북한 당국자들에게 식량 공급문제에 대처할 것을 촉구하면서 기후위기에 따른 위험과 대처를 강조했다고 알려졌다. 최근 북한에도 홍수, 가뭄 등 잦은 이상기후가 발생하면서 심각한 농경지 피해 보고가 이어진 탓이다.

2020년 북한을 강타한 태풍은 주요 농작물을 황폐화시켰다. 이후 지속된 가뭄과 폭우로 농업생산에 차질을 빚으면서 심각한 식량문제가 발생했다. 지난해 8월에는 집중호우로 강둑이 무너져 가옥 1000채 이상이 물에 잠겨 파손됐으며 5000명 이상이 대피하는 사태까지 일어났다.

당시 김 위원장은 "기후위기에 따른 위협이 최근 몇 년간 더 심화됐다"면서 "긴급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하천 개선, 제방 유지 및 관리가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이상기후를 고려한 인프라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태풍피해를 입은 북한 마을 (사진 아리랑뉴스 유튜브 보도영상 캡처)/뉴스펭귄
태풍피해를 입은 북한 마을 (사진 아리랑뉴스 유튜브 보도영상 캡처)/뉴스펭귄

전문가들에 따르면 북한 경제는 이 같은 자연재해와 국제사회 제재로 큰 타격을 입고 있다.

기후위기 안보위협을 조사하는 비영리단체 '기후안보센터(The Center for Climate and Security)' 연구에 따르면 기후위기는 독재정권 안정성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연구진은 "기후위기가 북한 사회에 일련의 스트레스 요인을 도입할 것이고 이는 곧  취약한 지배구조와 자원 기반을 뒤엎고 불안정성이나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영양과 정보 모두에 굶주린 북한 주민들은 자신들의 취약한 상황을 인지하지 못할 수도  있으나 분명한 것은 기후위기가 당장은 주민들의 생계, 잠재적으로는 정권의 안정성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후위기는 김정은 정권의 식량, 주거, 안전, 에너지 제공과 같은 기본적인 공공서비스와 통치 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다. 지속되는 이상기후는 식량 불안을 악화하고 기반시설을 손상하며 이주를 유도하고 자원을 제약할 것"이라면서 북한 일반 시민들이 이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단체는 결국 기후위기가 북한의 전반적인 안정과 안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불씨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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