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뉴스펭귄 선정 기후행동 10선

  • 조은비 기자
  • 2021.12.29 09:53

[뉴스펭귄 조은비 기자] 전 세계 각지에서 지구를 지키기 위해 발 벗고 뛰어다니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행하는 일들과, 외치는 말들은 각양각색이다. '삼림벌채를 멈춰달라', '생물다양성을 보전해달라', '해양쓰레기를 수거해달라' 등 다양하지만 결국 근본적인 의미는 같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구를 지켜내자는 뜻이다.

지구가열화(지구온난화), 기후위기가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정부와 기업에게 변화를 요구하고, 일상생활에서 지구를 위해 실천할 수 있는 더 나은 대안이 없는지 고민한다. 이렇게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행동를 우리는 '기후행동'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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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 한 사람의 크고 작은 노력들이 모여 지구는 조금씩 보호되고 있다. 2021년 사람들이 해냈고, 우리가 기억해야 할 기후행동 10선이다.

 

1. 기후정상회담 창문에 비친 한 아이의 호소

올 한해 가장 큰 환경이슈가 됐던 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이하 COP26)가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던 날, 한 아이는 글귀가 적힌 종이를 창문 밖으로 들어보였다.

'우리 지구를 구해요(Save Our Planet)'

종이에 적힌 문장은 짧았지만, 작은 소녀의 호소가 전해지기에는 충분했다. 미국 언론 블룸버그 기자 존 프라허(John Fraher)가 촬영해 트위터에 공개한 이 사진은 29일 기준 1만 개가 넘는 '좋아요'를 받았다. 스웨덴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Greta Thunberg)도 '좋아요'를 눌러 게시물을 공유했다.

 

 

2. 쓰레기 줄이는 '용감무쌍' 시민들, 용기내 고수 꿀팁 대방출

지난해 4월부터 환경단체 그린피스 서울사무소가 시작한 용기내 챌린지. 장을 보거나, 배달을 할 때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는 일회용기 대신 다회용기에 음식을 담아오는 활동을 뜻한다.

뉴스펭귄이 시민들에게 연락을 시도했을 때, 사람들은 이미 용기백배의 마음으로 용기내 챌린지에 동참하고 있었다. 

공유된 꿀팁 중 일부는 다음과 같다. 아이스크림은 미리 냉동해둔 스테인글라스 그릇에, 기다란 츄러스는 텀블러에, 소스류는 변색돼 안쓰는 머그컵에, 나물 포장에는 비닐 대신 손수건을 사용하면 좋다.

시민들이 일상에서 용기내 챌린지를 실천하고 있다 (사진 @onyou28 @hyeju_1do @jjjeong.y @yumyum_yun_ 인스타그램)/뉴스펭귄
시민들이 일상에서 용기내 챌린지를 실천하고 있다 (사진 @onyou28 @hyeju_1do @jjjeong.y @yumyum_yun_ 인스타그램)/뉴스펭귄

 

 

3. 보그 '표지 등장' 그레타 툰베리 "패션계 '지속가능성'은 그린워싱"

스웨덴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유명 패션지 보그를 통해 패션 업계에 일침을 가했다.

버려졌거나, 팔리지 않는 재고품을 입고 보그 스칸디나비아 8월호 표지에 등장한 툰베리는 "당신은 대량 생산되는 패션을 '지속가능하게' 소비할 수 없다"라며 패스트패션 시스템을 비판했다. 툰베리는 수년 동안 새 옷을 사입지 않고 있다.

보그 스칸디나비아 8월호 표지 (사진 Vogue Scandinavia)/뉴스펭귄
보그 스칸디나비아 8월호 표지 (사진 Vogue Scandinavia)/뉴스펭귄

 

 

4. '글로벌 기후파업' 맞아 시작된 세계적인 기후행동

전 세계가 국경을 넘어선 기후행동 '글로벌 기후파업(Global Climate Strike)'을 9월 24일 함께 진행했다. 국내 환경단체 녹색연합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이 '기후악당'으로 분류되고 있으며, 실질적인 기후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외쳤다.

같은 날 청소년환경단체 '청소년기후행동'도 온라인상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22일(현지시간) 그레타 툰베리를 비롯한 다른 청소년 환경운동가들도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안일한 대응을 비판했다.

(사진 녹색연합)/뉴스펭귄
(사진 녹색연합)/뉴스펭귄

 

 

5. 스스로 입 꿰맨 신부… '기후위기 다루지 않는 언론에 절망'

팀 휴이스(Tim Hewes) 신부가 실과 바늘로 스스로 입을 꿰매고 영국 언론사 뉴스유케이 런던 지사 앞에서 2시간 동안 침묵 시위를 벌였다.

그가 이렇게 극단적인 시위 방법을 택한 이유는 기후위기로 인한 고통을 표현하고, 이를 알리지 않는 언론을 비판하기 위해서다.

휴이스 신부는 뉴스유케이, 폭스 등 다양한 매체를 운영하는 글로벌 미디어 그룹 뉴스코퍼레이션 회장 루퍼드 머독(Rupert Murdoch)이 세상에 끔찍한 대재앙을 일으키고 있다며 "입술을 꿰맨 것은 절박함에서 나온 행동"이라고 말했다.

그는 "루버트 머독과 뉴스코퍼레이션이 기후재앙에 미친 영향을 인정하고, 정직하게 논의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사진 Christian Cimate Action 공식 트위터)/뉴스펭귄
(사진 Christian Cimate Action 공식 트위터)/뉴스펭귄

 

 

6. 베를린 시민이 전기차 대신 차 없는 도시 선택한 이유

독일 수도 베를린 시민 5만 명이 도심 내 일부 지역에서 개인 차량 이용을 금지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금지를 원하는 장소는 약 88㎢ 면적으로, 서울시 강남구와 서초구를 합친 크기다.

시민들은 정부가 정한 교통부문 탄소배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유일한 해결책으로 이 같은 방법을 제시했다. 다른 방법은 내년까지 전기차 비율을 50%로 늘리는 것인데, 현재 독일 차량 중 전기차는 1.3%에 불과해 현실적으로 실현되기 어렵다.

시민단체 '베를린아우토프레이(Berlin Autofrei)' 측은 "차량을 금지하면 단순히 대기오염을 줄이고 지구가열화를 해결하는 것보다 더 많은 이점이 있다"며 "녹지, 보행자 및 자전거 이용자를 위한 더 많은 공공장소가 확보되고 교통사고도 현저하게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민단체 베를린아이토프레이 (사진 Berlin Autofrei 공식 홈페이지)/뉴스펭귄
시민단체 베를린아이토프레이 (사진 Berlin Autofrei 공식 홈페이지)/뉴스펭귄
시민단체 베를린아이토프레이 (사진 Berlin Autofrei 공식 홈페이지)/뉴스펭귄
시민단체 베를린아이토프레이 (사진 Berlin Autofrei 공식 홈페이지)/뉴스펭귄

 

 

7. K-pop의 또다른 위상, 기후위기 수호자로 변신한 아이돌 팬덤

전 세계 곳곳에 있는 K-POP 팬들이 기후위기 대응에 나서면서 선한 영향력을 퍼트리고 있다.

그룹 EXO(엑소)의 엑소엘, 방탄소년단(BTS)의 아미 등 K-POP 팬덤이 성금을 모아 숲을 조성하고, 재난 피해자를 돕는 등 적극적인 환경보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슈퍼주니어 팬덤 엘프는 최근 인도네시아 파푸아 삼림벌채를 반대하는 온라인 캠페인에 참가했다.

EXO (백현 공식 인스타그램)/뉴스펭귄
EXO (백현 공식 인스타그램)/뉴스펭귄
방탄소년단 (사진 방탄소년단 공식 페이스북)/뉴스펭귄

 

 

8. '100일간 쓰레기줄이기' 도전한 광주시민 실험 결과

100일간의 의미있는 도전으로 환경보호에 기여한 시민들도 있다. 광주 동구는 광주시민환경연구소와 함께 생활실험단을 대상으로 100일 동안 쓰레기 배출량을 계산하고, 줄이는 시도를 했다.

참가자들은 100일 동안 쓰레기를 감량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대표적인 노력을 세 가지로 추려보면 첫째, 애초에 쓰레기 발생이 큰 제품을 사지 않는다. 둘째, 쓰레기를 씻고 말려서 철저한 재활용 및 재사용을 실천한다. 셋째, 음식물쓰레기를 말려서 버린다. 등이 있다.

그 결과 1명당 일일 평균 쓰레기 배출량을 26.9%까지 감소시킬 수 있었다. 참가자들은 "도전은 끝났지만 앞으로도 나의 작은 실천으로 지구를 살릴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갖겠다", "쓰레기를 씻고 말리는 배출 습관이 처음에는 쉽지 않았지만 100일이 지난 지금 쓰레기 줄이는 생활 습관에 조금은 익숙해졌다" 등의 소감을 전했다.

(사진 클립아트)/뉴스펭귄
(사진 클립아트)/뉴스펭귄

 

 

9. '과소비=멸종' 패션위크 기간 파리에서 벌어진 시위 (영상)

환경단체 지구의 벗(Friends of the Earth) 회원이 '과소비=멸종'이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의 패션쇼 런웨이를 활보했다.

사전 동의 없는 난입 시위였기 때문에 경비원들에게 의해 빠르게 진압됐지만, 패스트패션의 문제점을 알리는데 기여했다. 이들은 2020년 프랑스에서 1인당 42개 의류가 판매됐다며 "패션산업은 인류와 지구에 파괴적", "생산량을 감소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같은 날 멸종반란(Extinction Rebellion)도 루브르박물관 앞에서 검은 연기를 피워두고 방독면을 쓴 채 패션쇼를 하는 런웨이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사진 멸종반란 공식 페이스북)/뉴스펭귄
(사진 멸종반란 공식 페이스북)/뉴스펭귄
 
[On s'est incrusté·es sur le défilé #LouisVuitton]

[On s'est incrusté·es sur le défilé #LouisVuitton] Hier, avec Extinction Rebellion France et Youth for Climate France nous avions plusieurs messages à faire passer à l'industrie de la mode et à Emmanuel Macron. Plusieurs activistes se sont infiltré·es sur le podium pour dénoncer les impacts colossaux de l'industrie de la mode sur le climat et les droits humains, mais aussi l'inaction du gouvernement Macron face à ce désastre. Notre demande : imposer des règles aux acteurs pour réduire leur production et ainsi faire baisser leurs émissions, et aussi pour les obliger à respecter les droits humains sur l'ensemble de la chaîne de valeur. Deux activistes ont passé la nuit en garde à vue, iels sont désormais libéré·es. #PFW2021 #LVSS22 Compilation en vidéo ⤵️

게시: Les Amis de la Terre France 2021년 10월 6일 수요일
(사진 멸종반란 공식 페이스북)/뉴스펭귄
(사진 멸종반란 공식 페이스북)/뉴스펭귄
(사진 멸종반란 공식 페이스북)/뉴스펭귄
(사진 멸종반란 공식 페이스북)/뉴스펭귄

 

 

게시: Extinction Rebellion France 2021년 10월 5일 화요일

 

10. 가상 바게트 팔아 화산 쓰레기 1.6톤 치운 청년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자연 절경 1001'에 해당하는 인도네시아 린자니 산에 오른 프랑스 영화제작자 벤자민 오르테가(Benjamin Ortega)는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는 대신, 산 곳곳에 버려진 쓰레기를 보고 경악했다.

그는 환경단체 그린린자니(Green Rinjani), 자원봉사자 50명과 함께 쓰레기를 수거할 계획을 세웠다. 그 과정에서 수거 활동에 자금이 필요해지자 그는 '자선 바게트(Charity Baguette)'라고 불리는 가상 바게트를 개당 1유로(약 1300원)로 판매했다.

가상 바게트 2만3000개는 빠른 속도로 품절됐고, 벤자민은 "믿을 수 없다. 여러분이 이 말도 안되는 아이디어를 전적으로 지원해줬다"라며 "누가 가상의 바게트를 판매해 화산 청소할 기금을 마련할 수 있다고 생각할까"고 반색했다. 사람들의 가상 바게트 후원으로 산에 오를 수 있었던 벤자민과 자원봉사자들은 72시간 만에 쓰레기 1603kg를 수거했다.

(사진 'Green Rinjani' 공식 인스타그램)/뉴스펭귄
(사진 'Green Rinjani' 공식 인스타그램)/뉴스펭귄
(사진 'Green Rinjani' 공식 인스타그램)/뉴스펭귄
(사진 'Green Rinjani' 공식 인스타그램)/뉴스펭귄
(사진 'Green Rinjani' 공식 인스타그램)/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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