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이 직접 묻고 평가한 대선후보 7인 기후위기 공약

  • 남주원 기자
  • 2021.12.15 15:57
제20대 대선 후보 7인 (사진 청소년기후행동 '모두의 기후정치' 화면 캡처)/뉴스펭귄
제20대 대선 후보 7인 (사진 청소년기후행동 '모두의 기후정치' 화면 캡처)/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주원 기자] 제20대 대통령선거까지 90일이 채 남지 않았음에도 제대로 된 기후정책이 나오지 않자 답답해진 청년들이 직접 나섰다.

국내 청년 기후운동 단체 청소년기후행동은 제20대 대선에 출마한 후보 7인에게 '기후위기에 맞서 싸우는 정치 비전'을 직접 묻고 각 후보가 건넨 답변에 대한 평가를 14일 공개했다.

단체는 "후보가 기후위기에 맞서 싸울 비전, 공약, 발언 어느 것도 제대로 하지 않아서 청소년기후행동이 묻고 모아왔다"라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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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후 정치 비전 검증고사 (사진 청소년기후행동 '모두의 기후정치' 화면 캡처)/뉴스펭귄
 기후 정치 비전 검증고사 (사진 청소년기후행동 '모두의 기후정치' 화면 캡처)/뉴스펭귄

이재명·윤석열·심상정·안철수·김재연·오준호·김동연 대선 후보 7인에게 전달된 질의서는 '기후 정치 비전 검증고사'라는 일종의 시험지 형태로, 지난 9월부터 청소년기후행동이 시민 1570명과 함께 준비한 것이다. 

질의서는 ▲제1영역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전 사회 시스템의 전환 필요성' ▲제2영역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탈석탄의 필요성' ▲제3영역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산업구조 전환 방안' ▲제4영역 '기후정의에 입각한 전환 방안' ▲제5영역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정치적 의지' 등 총 5개 영역으로 구성됐다.

청소년기후행동이 각각의 후보 답변지를 평가한 결과, 전체 5점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후보는 진보당 김재연 후보(3.7점)였으며 정의당 심상정 후보(2.5점)가 그 뒤를 이었다.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후보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0.3점)로 나타났고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0.5점)와 새로운물결 김동연 후보(0.5점)가 그 다음이이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1점, 기본소득당 오준호 후보는 1.7점을 기록했다.

(사진 청소년기후행동 '모두의 기후정치' 화면 캡처)/뉴스펭귄
(사진 청소년기후행동 '모두의 기후정치' 화면 캡처)/뉴스펭귄

먼저 김재연 후보는 대선 후보들 중 처음으로 온실가스 배출의 책임과 기후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을 제대로 짚었다는 점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청소년들은 당사자를 배제하지 않는 김 후보의 기후 공약과 명확한 비전 제시 등을 높이 평가했다.

기후대통령이 되겠다고 외친 심상정 후보는 답변들이 당위적 선언에 그쳐 아쉽다는 평을 받았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구체적인 비전이 필요한 상황. 다만 공항과 핵발전에 대한 반대 입장 이유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부분에서는 점수를 얻었다.

(사진 청소년기후행동 '모두의 기후정치' 화면 캡처)/뉴스펭귄
(사진 청소년기후행동 '모두의 기후정치' 화면 캡처)/뉴스펭귄

안철수 후보는 처음부터 끝까지 과학기술만 강조해 꼴찌의 불명예를 안았다. 청소년기후행동은 안 후보 답변에 대해 "일관되게 에너지 믹스(재생에너지 45%, 원전 35%, 기타 에너지 20%)만을 외쳤다"라며 "기술과 수치만으로 실제 우리 삶을 지킬 정책을 증명할 순 없다"고 지적했다. 

단체는 "진짜 과학이 말하는 기후위기의 심각성과 남은 탄소예산, 그 안에서 서로 형태와 규모만 다른 취약한 국민의 삶을 살펴보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이어서 낮은 점수를 받은 윤석열 후보는 정치적 이념에 따라서만 기후위기 문제를 다루고 있으며 특정 자본과 발전사업자 등 이해당사자만을 대변하는 답변을 내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기후행동은 윤 후보가 미래세대를 위한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평가했다.

윤 후보와 똑같은 점수를 받은 김동연 후보는 청년들로부터 "기득권을 타파하고 새로운 물결을 만들고자 했지만, 답변을 보면 지금의 체제를 유지하면서 현실 안에서 할 수 있는 것만을 찾고 있다"라며 "IPCC 보고서를 다시 읽고 기후위기의 심각성에 대해 체감하고 현실인식을 하길 바란다"는 쓴소리를 들었다.

(사진 청소년기후행동 '모두의 기후정치' 화면 캡처)/뉴스펭귄
(사진 청소년기후행동 '모두의 기후정치' 화면 캡처)/뉴스펭귄

전체 5점 중 1점을 받은 이재명 후보는 기후위기 문제에 공감은 하나 정치적 리더십을 보이는 공약은 크게 없는 것으로 평가됐다. 이 후보는 기후 공약을 두루두루 제시했으나 두루뭉실한 답변이 많았으며, 심지어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총 5개의 신공항 건설을 약속했다.

오준호 후보는 기후위기 심각성에 어느 정도 공감은 하고 있지만 2030 탈석탄이나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구체적인 이행 방법 등 기후위기를 막을 수 있는 구체적인 비전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청소년기후행동은 "기후위기를 '말'한다고 기후위기에 맞설 후보가 될 수는 없다. 모두가 기후위기를 제대로 다루지 않는다고 해서 차악을 선택하며 한숨을 쉴 수도 없다"라며 "기후위기를 막지 못하는 정치는 정치의 역할도 책임도 다하지 못함을 알려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기후 정치 비전 검증고사' 전문 내용을 포함해 대선 후보별 기후위기 관련 공약 맟 발언, 답변지는 청소년기후행동 공식 홈페이지 '모두의 기후정치' 페이지에서 자세히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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