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 확산 속 벼랑끝 몰린 중국 '박쥐 먹는 미녀' 상황

  • 김도담 기자
  • 2020.01.28 09:34

"화난시장서 판매한 야생동물이 우한 폐렴의 진원지"

'우한 폐렴'이 중국을 넘어 세계 각국을 위협 중인 가운데 중국의 한 유명 인터넷 블로거가 과거 올린 박쥐를 먹는 동영상 때문에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사진 유튜브 영상 캡처)/뉴스펭귄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 지역에서 발생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이하 우한 폐렴)의 급속한 확산으로 일부 중국인의 야생동물을 먹는 음식 문화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우한폐렴을 일으키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야생동물로부터 왔고, 특히 박쥐가 매개체일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 인터넷에서는 왕멍윈(汪夢云)이라는 젊은 블로거가 3년여 전인 2016년 6월 올렸던 박쥐 요리를 먹는 동영상이 급속히 퍼지며 주목받았다.

왕멍원은 자신이 직접 경험한 해외여행 콘텐츠를 주로 올리는 인기 블로거다. 중국 SNS 웨이보에서만 팔로워가 200만명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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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3년 전 태평양 섬나라인 팔라우의 한 식당에서 찍은 '박쥐를 먹는 미녀'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웨이보에 올렸다. 영상 속 왕멍원은 웃으면서 검은색 박쥐의 날개를 펼쳐 보이기도 한다.

요리된 박쥐탕을 직접 먹고 나서는 카메라를 향해 "고기가 아주 질기기는 한데 엄청 맛있네요"라고 말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비난이 커지자 왕멍원은 지난 22일 자신의 블로그에 "촬영 중에는 (박쥐에게) 이런 바이러스가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 최근에야 알게 됐다"라며 "지역 사람들의 삶을 소개하려고 했을 뿐이고, 박쥐가 바이러스의 주요 원천이라는 사실은 몰랐다"고 사과했다.

'우한 폐렴'을 일으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근원 숙주로 알려진 큰박쥐 (사진 로이터 뉴스핌)/뉴스펭귄

또 웨이보에 "(동영상을 찍은) 2016년으로 돌아가면 나는 바이러스에 대해서 무지했다"면서 공개 사과글을 올린 상태다.

우한 폐렴을 일으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우한 화난시장에서 시작됐다. 이곳에서는 오소리, 흰코사향고양이, 대나무쥐, 코알라 등 다양한 야생 동물이 식용으로 사육되고 도축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이른바 '우한 폐렴'의 최초 발생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화난(華南)수산물도매시장(사진 우한 로이터=뉴스핌)/뉴스펭귄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지난 27일 처음으로 우한 화난시장 환경 샘플 585건 중 신종 코로나이러스 핵산 33건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질병통제센터는 화난시장에서 판매한 야생동물이 우한 폐렴의 진원지였다고 덧붙였다.  

보건 전문가들은 박쥐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화난시장 내의 어떤 야생동물을 거쳐 사람에게까지 전파됐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2002년 말 중국에서 처음 시작된 사스도 이번과 같이 위생 상태가 열악한 야생동물 시장에서 기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한 폐렴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과 같은 계열의 병원체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해 발병하는 특성을 보인다.

중국 내에서 폐렴으로 인한 사망자가 80명을 넘었고, 확진 환자 수도 3000명에 육박할 정도로 늘었다. 27일 기준으로 국내 우한 폐렴 확진 환자는 4명이다. 

중국 당국이 발병 지역 봉쇄 등 비상 대응하고 있지만, 상황이 이미 통제 불능에 가깝다는 우려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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