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펭귄 네덜란드 정유라 펭윙스] 네덜란드는 국토의 약 3분의 1이 해수면 아래에 있고, 전체 영토의 약 20%가 매립지다. 이 때문에 네덜란드 국민이라면 누구나 자신들의 땅이 물과 홍수에 취약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학교 교육 과정에도 홍수 대응과 생존 교육이 포함되어 있을 만큼, 물 문제는 국민의 일상과 안전에 직결된 중요한 사안이다.
1953년 1월, 강풍과 썰물이 겹쳐 북해가 제방을 무너트렸고, 네덜란드 역사상 최악의 홍수인 스누워드램프(Watersnoodramp) 로 인해 18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이후 1995년에는 발, 마스, 라인 강을 따라 있는 제방이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당시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큰 규모의 대피가 이루어지면서 거의 재앙에 가까운 상황이 발생했다. 25만명의 주민과 백만 마리의 가축이 대피하는 사태도 벌어졌다.
이 같은 연이은 재난을 겪은 네덜란드는 근본적인 전환점을 맞았다. 2006년, 네덜란드 정부는 "강을 위한 공간 (Room for River) ' 프로그램을 시작해 수위를 억지로 막기보다, 홍수기에 일부 지역이 자연스럽게 물이 잠기도록 허용하는 방식을 택했다. 상승하는 수위와 저항하기보다는 해수면 상승에 적응하려는 전략으로의 전환이었다.
모든 기후 영향을 예방하거나 대응할 수 없기에, 기후위기에 맞서 싸우는 것이 아니라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물과 함께 하는 생활전략을 언제, 어떻게 사용할지 논의하자는 취지다. 이제 네덜란드 정부와 국민의 초점은 물과 싸우는 것이 아니라, 물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다.
기후위기에 적응하자는 네덜란드 정부에 발 맞춰 등장한 것이 현대적이고 지속 가능한 수상 주택들이다. 현재 수상주택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북부 외곽의 스훈스칩(Schoonschip)과 이즈버그(IJburg)처럼 이미 몇몇 지역에 위치해 있다.
이 주택들은 이전에 있던, 하우스 보트와는 완전히 다른 프로젝트이다. 하우스 보트는 보통 바지선이었던 화물 공간을 숙소나 특수 제작된 ‘방주’로 개조한 형태이다. 하지만 구식 하우스 보트는 시간이 지나며 낡아버렸고, 경제적 측면에서도 저렴하지 않다. 하지만, 최신 형태의 수상주택은 하우스 보트와는 매우 다르다. 수상수책은 새로운 수살 주거 지역의 일부이며, 태양광 패널, 히트 펌프, 옥상 정원 ,고급 하수 및 재활용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수상주택은 기후위기에 적응하는 것 뿐 아니라 네덜란드의 심각한 문제인 주거난 까지도 해결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네덜란드에서는 많은 외국인들의 이주로 심각한 주택 부족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현재 40만 채의 주택이 부족하고, 앞으로 10년동안 약 100만채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로인해 미래 홍수가능성이 있는 "강을 위한 공간" 지역을 포함하여 수상 주택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 나아가, 수상주택은 인구 쏠림 현상에도 해결방안이 될 수 있다. 해수면의 상승이 심화됨에 따라 전 세계 수억 명의 사람들이 해안 지역에서 고지대를 향해 이동할 것으로 예상이 되는데, 적어도 일부는 수상주택을 통해 그 자리에 머물 수 있게 함으로써 이동 속도를 늦추거나 부분적으로 피할 수 있게 함으로써 인구 쏠림 현상을 해결 할 수 있다.
기후위기와 공존하며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네덜란드, 그 해법의 중심에는 '수상주택' 이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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