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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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가열화를 가속하는 축산 메탄가스를 더 정밀하게 계산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농촌진흥청이 17종의 농장동물 맞춤형 온실가스 배출계수를 개발했다. 국내 축산분야 탄소중립 정책 추진의 과학적 근거가 강화됐다는 평가다. 

농촌진흥청은 한우, 젖소, 돼지 등 주요 축종의 장내 발효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를 우리나라 사육 환경에 맞게 산정할 수 있도록 지난 7년간 국가 고유 배출계수 17종을 순차적으로 개발해 최종 등록을 마쳤다고 16일 밝혔다.

이산화탄소보다 28배 강력한 축산 메탄

농장동물이 사료를 소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CH₄)은 대표적인 온실가스다. 특히 소와 같은 반추동물에서 많이 나오며 온실효과는 같은 양의 이산화탄소보다 약 28배 강하다고 알려진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전 세계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14.5%를 축산분야가 차지한다. 이 가운데 동물의 장내 발효로 발생하는 메탄이 절반 가까이 차지한다. 메탄은 수명이 짧지만 지구 가열화를 빠르게 악화시키는 단기 기후오염물질이기도 하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국제기구(IPCC)가 제시한 기본 배출계수를 활용해 축산 메탄 배출량을 계산해 왔다. 그러나 국가마다 사육환경과 사료 구성이 달라 실제와 괴리가 생긴다는 문제가 꾸준히 지적됐다.

IPCC 기본값 적용했을 때보다 10.4% 낮아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국내 고유 배출계수는 한우(암·수 6종), 젖소(3종), 돼지(암·수 8종) 등 총 17종이다. 이를 적용해 가장 최근 통계자료인 2022년 기준 장내 발효 메탄 배출량을 산정한 결과, IPCC 2006 지침 기본값을 썼을 때보다 약 10.4% 낮아졌다. 돼지의 경우 국가 고유 배출계수 적용 시 메탄 배출량이 34.4% 줄어들고, 젖소는 15.9% 저감이 예상됐다.

농촌진흥청은 “이번 성과는 국가 온실가스 보고서의 객관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동시에 축산분야 탄소중립 정책 수립과 감축 성과 평가에 적극 활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가 축산분야 탄소중립을 위한 첫걸음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정밀하게 산정하는 것과 더불어 실제 감축 기술 도입과 현장 적용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농촌진흥청은 현재 메탄 저감 사료, 질소 저감 사료 연구를 확대하고 있으며 효과가 입증된 기술은 장기 평가와 기술이전을 통해 농가에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가축정밀영양과 정현정 과장은 “이번에 모든 축종의 배출계수를 완성·등록함으로써 우리나라 축산분야 온실가스 배출량을 정밀하게 산정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저감 기술 개발을 지속해 2050 탄소중립 실현에 이바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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