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펭귄 임정우 기자] 영국 밴드 콜드플레이가 우리나라에서 '친환경 콘서트'를 시도했다. 재생에너지를 쓰고 공연장 일부 관객의 움직임으로 전기를 만드는 등 다양한 시도로 탄소배출을 절반 이상 줄였다는 주장이다.
콜드플레이는 지난 2019년, '기후위기에 대한 책임감'을 이유로 월드투어를 잠정 중단했다. 공연을 위해 사용하는 전기, 투어를 위해 이동하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 등을 고려하면 자신들의 투어가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취지였다. 이들은 이후 약 3년간의 준비를 거쳐 2022년 투어를 다시 시작했다.
콜드플레이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들은 공연에서 태양광과 바이오연료 등 재생에너지를 활용하고, 관객 움직임으로 에너지를 생산하는 ‘키네틱 플로어’를 도입해 무대 전력을 일부 충당한다. 티켓 한 장당 한 그루의 나무를 심고 굿즈는 유기농 면과 재활용 섬유로 만든다.
콜드플레이는 해당 투어의 첫 2년간 공연당 직접 탄소배출량을 2016~17년 대비 59% 감축했다고 발표했다. 해당 수치는 공연당 평균 배출량을 기준으로 한 비교다.
콜드플레이 측은 감축 원동력이 "재생에너지 전환, 지속가능한 항공 연료(SAF) 및 친환경 운송 수단 사용, 재활용 자재 활용 등의 운영 방식 변화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티켓 수익 일부를 활용해 전 세계 24개국에서 700만 그루 이상의 나무를 심는 프로젝트도 병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열린 우리나라 콘서트도 이 투어의 일부다. 공연이 열린 고양종합운동장 측에 따르면, 무대에는 태양광 패널과 배터리 저장 장치가 설치됐다. 관객 참여형 에너지 생산 장치인 키네틱 플로어도 가동됐다. 운동장 측은 이 시설이 공연장 일부 조명 및 장비에 사용됐다고 밝혔다.
공연에는 환경단체도 참여했다. 콘서트 당일 현장에서 콜드플레이 측과 협업한 서울환경연합 김가인 활동가는 “부스 운영 시 유인물 배포를 제한하고, 플라스틱 사용도 통제했다. 워터스테이션이나 키네틱 플로어 같은 장치도 실제로 설치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관객의 불편이 크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 활동가는 “불편함을 호소하는 관객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자발적으로 재활용에 참여하는 관객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작은 실천을 통해 직접적인 보상을 경험하는 구조가 참여를 이끌어낸 것 같다”고 진단했다.
공연을 통해 환경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한 관객도 있다. 16일 공연을 관람한 20대 시민은 “환경에 대해 특별히 관심이 있었던 건 아니고 콜드플레이가 좋아서 공연을 봤는데, 무심코 소비하고 버리는 것들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같은 날 공연을 본 또 다른 20대 관객은 “열렬한 떼창에 감동받는 해외 가수 영상을 종종 봤는데, 그 열기가 공연 전력 생산에 연결된다니 공연 몰입감이 달랐다”며, “앞으로 이런 사례가 많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형 공연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분석은 우리나라 엔터 업계에서도 이뤄졌다. YG엔터테인먼트는 2024년 발간한 ‘지속가능공연보고서’에서 2023년 한 그룹의 서울 콘서트에서 발생한 온실가스 양 등을 분석한 바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이틀간 약 6,000톤의 온실가스가 배출됐다. 공연장 에너지 사용, 폐기물 처리, 해외 관객의 항공 이동, 온라인 실시간 중계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당시 YG는 "공연 산업이 기후위기 대응과 자원순환 측면에서 개선 과제가 많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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