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펭귄 이한 기자] 인천갯벌에서 최근 74마리의 두루미가 관찰됐다. 시민들이 그곳에서 모니터링을 시작한 이후 가장 많은 숫자다. 과거 개발 등으로 인해 서식지 환경이 변하면서 줄었던 두루미 개체수가 최근 증가세여서 관심이 높어지고 있다.
인천두루미네트워크는 2월 6일 실시한 시민동시 모니터링 결과, 인천갯벌에서 총 74마리의 두루미를 관찰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매년 11월 두루미가 월동을 위해 인천갯벌에 도래하는 시기부터 3월 번식지로 떠날 때까지 월 2차례씩 조사활동을 진행한다.
이번 동시 조사는 DMZ생태연구소와의 협력으로 이뤄졌다. 강화도, 동검도, 세어도, 영종도 등 11곳의 정점에서 총 28명의 시민조사자들이 오전 10시부터 동시에 두루미 개체수를 조사하고 발견 위치를 지도에 표시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이번 조사결과는 인천두루미네트워크가 시민동시조사를 실시한 이래 가장 많은 개체수다. 이들은 “과거 수도권매립지 등으로 사라진 두루미가 인천시민들의 보호 노력으로 점차 늘어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민모니터링단을 이끄는 김순래 강화도시민연대 생태보전위원장은 "1990년 이후 국가기관이나 시민 관찰기록이 시작된 이래 가장 많은 수의 두루미들이 관찰됐다"고 말했다.
인천두루미네트워크는 인천시조이자 멸종위기 1급 희귀 철새인 두루미 보호를 위해 2022년 14개 기관 및 단체가 모여 결성했다. 현재 18개 단체가 매년 두루미 생태학교, 두루미 시민모니터링, 두루미 첫발견자 이벤트, 두루미 환영행사, 두루미 환송행사, 두루미 먹이주기, 국내외 두루미 보전을 위한 연대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서식지 보호 위해 폭넓은 협력 필요"
두루미 개체수가 무슨 이유로 늘어났는지 확정적으로 말하거나 또는 크게 늘고 있는 추세라고 단정적으로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다만 네트워크측에서는 ‘큰 틀에서 보면 2000년대 이후 줄었던 해당 지역 두루미 숫자가 최근에는 일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인천두루미네트워크 사무국 가톨릭환경연대 김보경 사무국장은 지난해 12월 제1차 시민동시모니터링결과를 발표한 후 <뉴스펭귄>에 과거 숫자가 줄었던 두루미가 최근 다시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당시 김 사무국장은 “과거 2000년대 이전, 인천 지역에는 두루미 서식지가 천연기념물이었는데 쓰레기 매립장이 들어서고 개발이 되는 등 환경이 변하면서 서식지가 천연기념물에서 해제된 사연이 있다. 그 당시에는 지금보다 더 많은 두루미가 방문했다가 2000년대 초반 이후 그 숫자가 줄었는데 최근 다시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당시 김 사무국장은 “인천의 서식환경이 갑자기 좋아졌다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고, 구체적으로 어디서 어떤 두루미들이 방문했는지를 연구한 건 아니지만, 시민들이 다각도로 보호활동을 벌이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순래 생태보전위원장은 “앞으로 시민과학자들이 중심이 된 동시모니터링을 더욱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최진형 인천두루미네트워크 대표는 "두루미 서식지 보호를 위해 해양보호구역 지정을 비롯한 여러 제도적 보호조치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해수부, 환경부, 인천시를 포함한 관계기관이 서로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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