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펭귄 이한 기자]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기상 관측 이후 지구가 가장 더웠던 해 상위 10위는 올해를 포함해 지난 10년이라고 밝히며 세계가 온실가스 감축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더운 10년이 바로 지난 10년간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더운 10년이 바로 지난 10년간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30일(현지시간) 세계기상기구(WMO) 보도자료 속 성명을 통해 “지구의 기후 붕괴는 실시간으로 벌어지고 있으며 더는 시간을 낭비해선 안 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WMO가 지난달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9)에서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올해 1∼9월 지구 평균 표면 온도는 산업화 이전 시기인 1850∼1900년 평균보다 섭씨 1.54도(±0.13도 오차·이하 섭씨)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기존 '가장 더운 해'였던 작년 연평균 기온보다 높다. 이후에도 추세는 바뀌지 않아 결국 올해가 기록을 새로 쓴 해가 되는 셈이다. WMO는 지구 평균 기온의 구체적 수치를 내년 1월 발표할 예정이다. 이 내용은 연합뉴스와 KBS 등 국내 주요 언론에도 일제히 보도됐다.

WMO는 올해 전 세계의 '위험한 폭염' 일수가 평균 41일 늘었다고 진단했다. WMO는 통상 일 최고기온이 섭씨 32∼35도 이상이거나 야간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날을 위험한 폭염으로 규정하는데, 지속 기간이 3일 이상이어야 하고 체감온도 및 지역별 기후 특성, 급격한 온도상승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따진다.

위험한 폭염 일수가 많은 국가는 대개 작은 도서 국가나 개발도상국으로, 기후 변화에 취약한 나라인 경우가 많다고 WMO는 부연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2025년에는 각국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대폭 줄이고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 전환을 지원함으로써 세계를 더 안전한 길로 나아가도록 해야 한다"며 "이는 가능하면서 필수적인 일"이라고 강조했다.

'역사상 가장 더운 해' 기록 이어진 작년과 올해 

한편, '뜨거워지는 지구'에 대한 경고는 지난 1년 내내 이어졌다. 앞서 지난해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 등 대기 관측 기관들은 2023년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가 관측 이후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밝혔다. 세계기상기구(WMO)도 지난해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1.45°C가량 상승해 역사상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경향은 올해도 이어졌다. 올해 1월과 2월을 포함한 지난 겨울 전국 평균기온은 2.4도다. 기상관측망이 전국에 확충된 1973년 이후 두 번째로 높았다. 이런 가운데 날씨는 널을 뛰었다. 올해 벚꽃은 평년보다 2~8일 일찍 폈는데 지난해보다는 1~8일 늦게 폈다.

‘가장 뜨거운 해’ 기록은 봄부터 깨지기 시작했다. 2024년 4월은 1973년 이후 지난 51년 사이 가장 더웠다. 기상청은 지난 5월, “지난달(4월) 전국 평균기온은 14.9도로 기상관측망이 전국적으로 구축된 1973년 이후 4월 기준 가장 높았다”고 밝혔다. 4월 중 특히 더웠던 날이 14일이나 있었고 수도권이나 강원 곳곳에서는 한낮 기온이 30도 내외까지 오르기도 했다.

더위는 초여름 반짝으로 끝나지 않았다. 때 이른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가운데 6월부터 열대야가 나타났다. 6월 11일 강원도 강릉에서 올해 전국 첫 열대야가 발생했는데 이는 작년보다 일주일 가까이 빠른 날짜다. 서울 열대야는 6월 21일 처음 관측됐는데 1907년 서울에서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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