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 월전항 연안에서 진행한 해양보호생물 잘피를 파종하는 모습. (사진 부산시)/뉴스펭귄
기장 월전항 연안에서 진행한 해양보호생물 잘피를 파종하는 모습. (사진 부산시)/뉴스펭귄

[뉴스펭귄 곽은영 기자] 신세계와 부산시가 기장 월전항 일원에 해양보호생물 ‘잘피(거머리말)’ 서식지 조성을 마무리했다. 어업인들의 어업활동 위험성을 해소하고 잘피의 안전한 서식처를 마련함으로써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부산형 해양보호생물 군락지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잘피는 다년생 현화식물이자 해양보호생물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인정하는 해양 탄소흡수원인 블루카본이다. 해양생태계의 중요한 자원으로 서식·산란장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맡으며 건강한 해양생태계 선순환 체계 구축에 이바지하는 바가 크다.

잘피는 뿌리 생장으로 퇴적층 안정화와 퇴적 유도를 해 파랑 에너지 감쇄 효과도 있다고 알려진다. 파랑은 위아래로 진동하는 파고를 만드는 물의 출렁임으로 파랑 에너지가 감소하면 해안 침식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신세계와 부산시는 지난 2일부터 6일까지 기장 임랑항에서 채취한 잘피 6000개체와 월전항에서 채취한 잘피 종자 5000개를 기장 월전항 연안에 파종했다.

이번 잘피 서식지는 월전항 일원의 기존 잘피 서식공간과 연계해 조성했다. 부산시에 따르면 임랑항은 잘피 서식으로 퇴적된 모래 준설 등이 어려워 어선 출입항 시 어민들의 안전에 상당한 위협이 되고 있다. 선박 운항으로 서식 잘피가 훼손되는 등 잘피 보존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월전항은 현재 소규모 잘피 군락지가 산재 분포하고 있는 지역으로 현장 조사와 실태조사 등을 통해 이식 적합지로 판단됐다. 사라져 가는 잘피숲을 되살려 수산자원 서식 산란장 조성에 앞장서겠다는 주민들의 요청에 따라 대상지로 결정됐다.

서식지 조성에는 월전항 주민들이 채취한 이식용 잘피를 직접 손질하는 등 지역주민과 환경단체가 함께 참여했다. 월전항 주민들은 잘피숲을 추가적으로 확대 조성하고 해양보호구역 지정 등을 통해 잘피의 안정적 서식 환경 조성은 물론 주변 환경 개선 등을 통해 생태환경 마을로 거듭 발전하고자 하는 의지와 희망을 내비쳤다.

월전항 주민들이 채취한 잘피를 손질하는 모습. (사진 부산시)/뉴스펭귄
월전항 주민들이 채취한 잘피를 손질하는 모습. (사진 부산시)/뉴스펭귄

부산 연안은 한류와 난류 교차 지역이라 기후변화에 민감하고 갯녹음 발생 추이도 37.21%로 전국 평균인 37.04%보다 높다. 갯녹음은 바다 사막화와 같은 말로 연암 암반 지역에서 해조류가 사라지고 그 자리를 산호말 같은 석회조류가 뒤덮어 흰색으로 변하는 것을 말한다. 최근 수온 상승과 과도한 난개발 등으로 해조류가 서식할 수 없는 황폐한 공간인 갯녹음 범위가 확대되고 바다 생태 숲이 사라지는 등 해양생물 생존이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부산시는 건강한 해양생태계 회복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잘피 등 바다숲 조성 노력이 절실하다고 판단, 월전항 일원 잘피 서식지 조성 이후 사후 모니터링을 통해 이식된 잘피 개체의 안정도와 종자 생존율을 파악하고 서식 환경 개선 등을 통해 생존율 증대를 위한 노력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와 부산시가 진행하는 잘피 군락 조성사업은 부산 연안의 생물 다양성 보전과 증대를 위해 잘피 서식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해양보호생물 잘피 생육지 조성으로 해양탄소 흡수 공간을 확보하고 생육지 기반 생태계 종 다양성 증대와 수산 생산성 향상을 목적으로 한다. 

지난 4월 신세계와 부산시가 체결한 ‘부산 연안 바다생태숲 조성 ESG 실천 협약’의 1차 협력사업으로 신세계가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의 농어촌상생협력기금으로 1억 원을 지원해 추진됐다. 2026년까지 1억 원을 추가로 투입·지원할 예정이다.

심성태 시 해양농수산국장은 “기후 위기 대응 탄소중립, 블루이코노미 순환경제 실현을 위해 해양보호생물의 서식 환경을 개선하고 부산 연안 바다의 건강한 해양생태계를 보존·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포 어스(For EARTH)’에선 한 주간 지구를 위한 실천을 한 기업의 소식을 전한다. 기업은 이윤을 추구하는 동시에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 자연자본을 관리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 멸종위기종, 생물다양성을 위한 활동을 비롯해 탄소저감, 친환경 등 완벽하진 않더라도 환경을 위해 노력하는 기업의 모습을 살펴봤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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