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9500만 년 된 백악기 악어 화석 뱃속에서 아기 공룡 잔해 일부가 발견됐다.
호주 공룡시대박물관과 뉴잉글랜드대학교 공동 연구진은 약 9500만 년 전 백악기 고대 악어 화석 위 안에서 소화되지 않은 조각류 공룡 잔해가 발견됐다는 연구결과를 12일(현지시간) 지구과학 저널 '곤드와나 리서치'에 게재했다.
이번 발견은 수천만 년 전 호주 지역에 서식하던 악어가 공룡을 먹이로 삼았다는 최초의 증거로 큰 화제가 됐다. 공룡이 다른 동물 화석 위 안에서 발견되는 사례는 세계적으로도 매우 드물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고대 악어가 공룡을 비롯해 무엇이든 먹을 수 있었다는 사실이 입증된 셈이어서 고생물학계 주목을 받고 있다.
몸길이 2.5m로 추정되는 이 악어 화석은 2010년 호주 북동부 퀸즐랜드주 윈턴에서 최초로 발견됐다. 연구진에 따르면 암석으로 둘러싸인 표본의 소화기관 위(胃)에서 발견된 잔해 파편 조각을 스캔, 모델링해 이어 붙이는 데만 총 6년 이상이 걸렸다.
당시 발견된 악어 화석은 꼬리, 뒷다리, 골반뼈가 일부 없었으나 두개골을 비롯한 나머지 뼈는 대부분 온전한 상태로 발견됐다. 연구진이 X선 및 CT 스캔 기술을 통해 3D로 재구성한 결과, 악어는 신종으로 분류됐다. 연구진은 이 악어를 '콘프락토수쿠스 사우록토노스(Confractosuchus sauroktonos)'로 명명했다.
콘프락토수쿠스 사우록토노스 위에서 발견된 공룡은 매우 귀엽고 작은 무게 1.2kg에 불과한 아기 공룡인 것으로 나타났다. 악어가 너무 세게 물은 탓에 한 쪽 대퇴골이 반으로 부러졌고 다른 한쪽 대퇴골에는 이빨자국이 남아있었다.
연구진에 따르면 아기 공룡의 구체적인 종까지는 가려내지 못했으나 두 발로 걷는 중형 혹은 대형 초식공룡으로 추정되며 성체가 되기 전 청년기 조각류로 개울가나 호숫가에 살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주 저자 맷 화이트(Matt White) 고생물학 박사는 "이번 발견은 공룡이 백악기 먹이사슬 중에서도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었다는 사실을 시사한다"며 "공룡은 최상위 포식자인 동시에 포유류, 익룡, 새, 악어 등 복잡한 먹이사슬 일부로 먹잇감이 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구결과는 고대 악어 마지막 식사가 '공룡'임을 증명하기도 한다"면서 "전 세계에서 비교할 만한 표본이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악어와 뱃속에서 발견된 아기 공룡은 수천만 년 전 호주에 살았던 동물 관계와 행동에 대한 단서를 계속해서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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