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도 속았다' 감쪽같은 3D프린팅 알이 기쁜 이유

  • 유호연 인턴기자
  • 2024.03.25 15:41
뉴질랜드페어리턴. (사진 wikipedia)/뉴스펭귄
뉴질랜드페어리턴. (사진 wikipedia)/뉴스펭귄

[뉴스펭귄 유호연 인턴기자] 부모 새도 깜빡 속을 '3D프린팅 알'이 눈길을 끈다.

21일(이하 현지시간) 뉴질랜드자연보전국은 지난해 여름 번식기에 멸종위기종 '뉴질랜드페어리턴'을 지키기 위해 3D프린터 복제 알을 사용해 획기적인 성공을 거뒀다고 밝혔다.

이 같은 프로젝트는 자연보전국 측이 3D프린터로 복제 알을 출력하고, 예술가이자 해양생물학자인 카리나 심 스미스가 채색 작업을 맡았다. 이후 복제 알과 실제 뉴질랜드페어리턴 알을 바꿔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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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실제 뉴질랜드페어리턴 알과 3D프린터로 만든 복제 알. (사진 Department of Conservation)/뉴스펭귄
​왼쪽부터 실제 뉴질랜드페어리턴 알과 3D프린터로 만든 복제 알. (사진 Department of Conservation)/뉴스펭귄

3D프린터로 만든 알은 모양은 물론 무게와 크기, 색상, 질감, 자외선 저항성 등을 세심하게 고려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결과물은 부모 뉴질랜드페어리턴도 구분하지 못할 만큼 진짜 알과 유사했다.

부모 뉴질랜드페어리턴이 복제 알을 품는 동안 실제 알은 인큐베이터와 오클랜드동물원으로 옮겨져 안전하게 부화됐다.

멸종위기종재단 나탈리 제섭 총괄 매니저는 "우리는 진짜 알들이 동물원에서 안전하게 보살핌 받는 동안 복제 알들이 둥지에 잘 있는 것을 보고 크게 기뻤다"며 "복제 알은 너무 진짜 같아서 부모 새들도 앉아있는 알이 가짜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둥지에 있는 새끼 뉴질랜드페어리턴. 이 새의 둥지는 모래 위다. (사진 wikipedia)/뉴스펭귄
둥지에 있는 새끼 뉴질랜드페어리턴. 이 새는 모래 위에 둥지를 짓는다. (사진 wikipedia)/뉴스펭귄

그렇다면 뉴질랜드 당국은 왜 '가짜 알과 진짜 알 바꿔치기' 작업을 벌인 걸까.

뉴질랜드페어리턴은 현재 지구상 약 40마리만 남아있는 쇠제비갈매기속의 뉴질랜드 고유종이다. 뉴질랜드 위협분류체계에 따르면 '국가위기(NC, National Critical)'종이다. 이는 세계자연보전연맹 적색목록 '위급(CR, Critically Endangered)'에 해당한다.

이들은 조개껍질로 덮인 바다 모래 위에 알을 낳는다. 따로 둥지를 짓지 않기 때문에 사람이나 다른 동물의 위협에 매우 취약하다.

3D프린터를 사용하기 전까지는 인간이 손으로 만든 나무 알, 껍질 속에 왁스를 채운 알 등이 이 역할을 했지만 깨지기 쉽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당국은 3D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복제 알 만들기에 나선 것.

심각한 멸종위기종인 뉴질랜드페어리턴은 3D프린팅 방법을 통해 이번 번식기에만 알 22개 중 14개가 부화에 성공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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