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오염은 자살률을 증가시킨다

  • 유호연 인턴기자
  • 2024.03.14 09:58
중국 상하이. (사진 unsplash)/뉴스펭귄
중국 상하이. (사진 unsplash)/뉴스펭귄

[뉴스펭귄 유호연 인턴기자] 대기오염과 자살률 사이 연관성이 발견됐다.

미국 샌타바버라캘리포니아대학교 연구진은 중국의 대기오염 저감정책이 5년 동안 자살사망자 4만6000명을 방지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 같은 내용은 과학저널 '네이처 지속가능성(Nature Sustainability)'에 지난달 게재됐다.

대기오염은 지금까지 천식, 심혈관질환, 폐암과 같은 신체문제 원인으로만 여겨졌다. 연구 공동저자 탐마 칼턴 교수는 환경적 요인이 정신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칼턴 교수는 2017년 과도한 더위가 인도의 자살률에 미친 영향을 연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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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자살률은 급격히 감소했다. 연구에 따르면 2000년 세계 평균보다 높았던 1인당 자살률은 현재 평균 이하로 감소했다. 2010년 인구 100만명당 10.88명이었던 자살률은 2021년 5.25명으로 50% 이상 떨어졌다.

같은 시기 중국의 대기오염 수준도 급락했다. 칼턴 교수는 "지난 7~8년간 중국의 환경정책으로 전례없는 오염감소가 이어졌다"고 말했다. 칼턴은 이 두 현상을 연관 지었다.

샌터바버라캘리포니아대학교 박사과정 학생이자 공동저자 펑 장은 연구를 위해 상하이와 베이징 연구원들과 팀을 이뤘다. 연구진은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중국질병통제예방센터 인구통계자료와 중국기상자료서비스센터 기상자료를 바탕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중국 상하이. 역전층으로 경계가 명확하다. (사진 wikipedia)/뉴스펭귄
중국 상하이. 역전층으로 경계가 명확하다. (사진 wikipedia)/뉴스펭귄

그들은 통계모델을 통해 역전층 현상이 발생한 주(週)와 발생하지 않은 주의 자살자 수를 비교했다.

역전층은 찬 공기 위에 더운 공기가 겹쳐있는 경계면이다. 기온역전층이 생기면 공기의 상하이동이 느려지며 아래층에는 먼지나 수분이 모이고 안개와 스모그가 발생한다.

또 공장 오염물질과 차량 배기가스 등이 상승하지 못하고 갇혀 있어 대기오염을 가중시킨다. 연구진은 이러한 역전층이 일어난 주를 대기오염이 심한 것으로 규정하고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진은 "대기오염이 높아지면 자살률이 크게 증가한다"는 결과를 도출했다. 이 현상은 고령자에게 강하게 나타났는데 특히 여성 노인은 다른 집단에 비해 2.5배 더 취약했다.

현상은 즉시 작용했다. 오염에 노출 후 첫 주 내에 자살률이 증가했고, 대기질이 개선되면 즉시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연구진은 이 상황에 대해 오염이 신경학적으로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해석했다. 신체적 영향에 따른 자살률 증가는 작용하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

칼턴 교수는 "지난 5년간 자살률 감소 중 10%가 대기오염 때문일 수 있다"며 오염만이 자살의 유일한 요인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연구결과가 자살예방에 대한 접근을 재구성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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