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속에 파묻힌 이끼는 어떻게 살아남을까?

  • 안수연 인턴기자
  • 2024.03.14 11:46
남극의 극한환경에서도 식물이 생존할 수 있는 비결이 밝혀졌다. 계절변화에 따라 다른 유전자를 발현해 환경적 제약을 극복하는 능력이 발견된 것이다. (사진 극지연구소)/뉴스펭귄
남극의 극한환경에서도 식물이 생존할 수 있는 비결이 밝혀졌다. 계절변화에 따라 다른 유전자를 발현해 환경적 제약을 극복하는 능력이 발견된 것이다. (사진 극지연구소)/뉴스펭귄

[뉴스펭귄 안수연 인턴기자] 남극의 극한환경에서도 식물이 생존할 수 있는 비결이 밝혀졌다. 계절변화에 따라 다른 유전자를 발현해 환경적 제약을 극복하는 능력이 발견된 것. 

극지연구소는 남극에서 식물이 얼어 죽지 않고 다음 해를 맞이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한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식물, 세포와 환경(Plant, Cell, and Environment)’ 3월호에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식물 유전자는 남극 계절이 바뀌면서 나타나는 환경의 변화를 기억하고 있었다. 

뉴스펭귄 기자들은 기후위기와 그로 인한 멸종위기를 막기 위해 헌신하고 있습니다.
정기후원으로 뉴스펭귄 기자들에게 힘을 실어 주세요. 이 기사 후원하기

지의류. 이정은 극지연구소 박사 연구팀은 2015년부터 남극세종과학기지 인근에서 약 1년간 매달 남극낫깃털이끼를 수집해 남극의 계절변화에 따른 유전자 발현 패턴을 분석했다.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지의류. 이정은 극지연구소 박사 연구팀은 2015년부터 남극세종과학기지 인근에서 약 1년간 매달 남극낫깃털이끼를 수집해 남극의 계절변화에 따른 유전자 발현 패턴을 분석했다.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일반적인 식물의 최적 성장 온도는 15~25℃다. 남극세종기지는 여름철에도 평균기온이 0~6℃에 불과하고, 강한 바람과 자외선 때문에 식물이 살아남기 어려운 환경이다. 그렇기에 비교적 생존 능력이 뛰어난 이끼와 지의류 등이 남극 식물생태계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이정은 극지연구소 박사 연구팀은 2015년부터 남극세종과학기지 인근에서 약 1년간 매달 남극낫깃털이끼를 수집해 남극의 계절변화에 따른 유전자 발현 패턴을 분석했다. 이끼는 사막에서 극지방의 만년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서식지에서 놀라운 적응력을 보여주는 생태계의 중요한 구성요소다. 

연구 결과 남극 이끼는 계절마다 서로 다른 유전자가 기능하면서 환경에 적응했다. 겨울에는 휴면 상태를 촉진하는 유전자를 발현해 생장과 대사를 중지했다가, 여름철에 생명 활동을 재개하는 전략으로 환경적 제약을 극복했다. 

식물 휴면 호르몬으로 알려진 '앱시스산'이 휴면 시작 시점과 휴면의 길이를 정하는 조절자로 작용했다. (사진 극지연구소)/뉴스펭귄
식물 휴면 호르몬으로 알려진 '앱시스산'이 휴면 시작 시점과 휴면의 길이를 정하는 조절자로 작용했다. (사진 극지연구소)/뉴스펭귄

특히 극한 스트레스 환경에 특화된 이끼의 휴면 조절 능력이 두드러졌는데, 식물 휴면 호르몬으로 알려진 '앱시스산'이 휴면 시작 시점과 휴면 길이를 정하는 조절자로 작용했다. 여름철 큰 일교차와 강한 자외선에 대응하기 위한 항산화 유전자 발현도 확인됐다. 

남극은 전세계 기후와 해양학적 패턴을 조절하는 중심 역할을 하며 기후위기 논의에서 필수적이다. 

이정은 극지연구소 책임연구원은 “급변하는 기후위기에 남극의 식물들이 어떻게 다시 적응하고 변화해 나갈지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뉴스펭귄은 기후위험에 맞서 정의로운 해결책을 모색하는데 초점을 맞춘 국내 유일의 기후뉴스입니다. 젊고 패기 넘치는 기후저널리스트들이 기후위기, 지구가열화, 멸종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분투하고 있으며, 그 공로로 다수의 언론상을 수상했습니다.

뉴스펭귄은 억만장자 소유주가 없습니다. 상업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일체의 간섭이 없기 때문에 어떠한 금전적 이익이나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리의 뉴스에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뉴스펭귄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여러분의 후원을 밑거름으로, 게으르고 미적대는 정치권에 압력을 가하고 기업체들이 기후노력에 투자를 확대하도록 자극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적은 금액이라도 여러분의 소중한 후원은 기후위험으로부터 우리를 지키는데 크게 쓰입니다.

뉴스펭귄을 후원해 주세요. 후원신청에는 1분도 걸리지 않으며 기후솔루션 독립언론이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도록 만듭니다.

감사합니다.

후원하러 가기
저작권자 © 뉴스펭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