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기후긴급행동 항소심 결심공판 미뤄져

  • 성은숙 기자
  • 2023.01.18 21:13
18일 수원지방법원 남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기후운동가들(사진 성은숙 기자)/뉴스펭귄
18일 수원지방법원 남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기후운동가들(사진 성은숙 기자)/뉴스펭귄

[뉴스펭귄 성은숙 기자] 두산에너빌리티(옛 두산중공업) 본사 신사옥 앞 광장에 설치된 조형물을 훼손한 혐의 등으로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고 항소했던 기후운동가들의 결심공판이 이달 18일에서 3월로 미뤄졌다. 변호인단은 "신중하게 재검토하겠다는 뜻 같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18일 수원지방법원 제4형사부 심리로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위반, 재물손괴 혐의 등으로 기소된 청년기후긴급행동 기후운동가 이은호, 강은빈의 결심공판이 한 차례 연기됐다. 

재판부는 변호인단이 최후변론을 마치자 "(검토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후운동가들의 최후진술은 다음 공판기일로 미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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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기후운동가의 결심공판은 3월 8일 오후 3시에 열린다. 이들은 각각 5분 가량의 최후진술과 함께 8분 짜리 영상을 공개할 예정이다. 

18일 수원지방법원 남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기후운동가들(사진 성은숙 기자)/뉴스펭귄
18일 수원지방법원 남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기후운동가들(사진 성은숙 기자)/뉴스펭귄

이날 변호인단은 "두산중공업은 친환경 기업임을 참칭하고 있지만, 여전히 이윤창출을 위해 석탄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그린워싱 기업임을 드러내고 있다"면서 "피고인들은 이와 같은 그린워싱을 비판하기 위해 최후의 수단으로 직접행동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변론했다. 

또한 "재판을 받는 직접행동을 하는 기후소송이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며 "영국 법원은 기후위기에 책임있는 정부와 기업의 외벽에 스프레이를 분사한 행위에 대해서 피해가 경미하다고 보거나 그와 같이 행동할 수 밖에 없는 기후위기 실태를 인용하며 무죄를 선고했다"고 덧붙였다.

변호인단은 "목적의 정당성, 수단의 적합성, 법익 균형성, 긴급성과 보충성을 모두 충족하여 위법성이 조각돼야 한다. 무죄 선고를 요청한다"면서 변론을 마무리했다.    

(왼쪽부터) 강은빈, 이은호 기후운동가(사진 성은숙 기자)/뉴스펭귄
(왼쪽부터) 강은빈, 이은호 기후운동가(사진 성은숙 기자)/뉴스펭귄

이은호, 강은빈 기후운동가는 지난 2021년 2월 18일 당시 두산중공업이 베트남에 석탄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데 문제를 제기하고자 경기도 성남시 분당두산타워 앞에 설치된 'DOOSAN(두산)' 글씨 모양의 조형물에 녹색 수성스프레이 4개를 뿌린 후 현수막을 들고 해당 조형물에 올라가는 등의 방법으로 미신고 옥외집회를 주최했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23단독 재판부는 이들에게 벌금 총 5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두 기후운동가는 불복하고 정식재판을 청구했으나 정식 재판에서도 각각 300만원, 2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1심 재판부는 양형 이유에서 "피고인들이 공익에 헌신한다 하더라도 그 활동은 어디까지나 법질서의 테두리 내에서 이뤄져야 할 것이다. 피고인들이 사전 계획 하에 실행한 미신고 옥외집회 주최나 타인의 재물 손괴 등 범죄는 그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밝혔다.

18일 수원지방법원 남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기후운동가들(사진 성은숙 기자)/뉴스펭귄
18일 수원지방법원 남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기후운동가들(사진 성은숙 기자)/뉴스펭귄

한편 청년기후긴급행동은 이날 재판 직전 기자회견을 열고 "생명 원리에 반하는 법 체계에 저항함으로써 우리의 지구를 보전할 수 있는 법을 만들어나가고자 한다"고 했다.

이들은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저지하기 위해 서명, 캠페인, 두산중공업과 한국전력에 대한 공개질의, 면담 촉구 등을 수차례 시도했으나 돌아온 것은 무응답뿐이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긴급행동의 직접행동은 생태학살과 기후위기를 두고볼 수 없는 청년들의 처절한 몸부림이었으며, 두산중공업의 그린워싱에 가리워진 피해 당사자와 현장을 지켜내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었다"고 주장했다. 

18일 수원지방법원 남문에서 열린 기자회견 및 이날 재판을 지지하러 온 기후운동가들과 시민들(사진 성은숙 기자)/뉴스펭귄
18일 수원지방법원 남문에서 열린 기자회견 및 이날 재판을 지지하러 온 기후운동가들과 시민들(사진 성은숙 기자)/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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