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수도 있다" 도쿄 폭염에 폭발한 세계 2위 테니스 선수 (영상)

  • 이후림 기자
  • 2021.07.29 12:13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경기를 끝낼 수는 있지만 죽을 수도 있다" 경기를 끝낼 수 있겠냐는 주심 질문에 세계 랭킹 2위 러시아 테니스 선수 다닐 메드베데프(Daniil Medvedev)가 답했다.

28일(이하 현지시간) 일본 도쿄 아리아케 테니스 파크에서 열린 테니스 남자 단식 3회전 경기를 치르던 다닐 메드베데프는 경기장을 덮친 도쿄 폭염에 결국 주심에게 불만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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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메드베데프는 이탈리아 선수 파비오 포그니니(Fabio Fognini )와 경기 도중 메디컬 타임아웃을 2번이나 쓰고 몇 차례 담당 트레이너를 코트로 부르는 등 더위에 극도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였다. 

힘들게 1세트를 따낸 그는 2세트 경기 도중 주심의 "괜찮냐"는 질문에 "괜찮다. 경기를 끝낼 수는 있지만 죽을 수도 있다. 내가 죽으면 국제테니스연맹이 내 죽음에 책임질 것이냐"고 신경질적으로 되물었다.

메드베데프는 결국 이날 경기에서 승리를 거둬 8강에 진출했지만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호흡이 좋지 않았다"고 밝히며 "그래서 물리치료사를 불렀다. 횡격막이 막힌 것 같았다. 2세트에서는 더위로 눈앞이 캄캄해지기 시작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고 털어놨다.

이후 그는 개인 트위터를 통해 "아직 살아있다"는 문구를 게재하기도 했다.

(사진 다닐 메드베데프 트위터 캡처)/뉴스펭귄

같은 날 진행된 테니스 여자 단식 8강전에서도 열사병으로 인한 기권 사례가 나왔다. 

경기 도중 메디컬 타임아웃을 요청한 스페인 선수 파울라 바도사(Paula Badosa)는 긴 휴식시간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회복하지 못한 채 휠체어를 타고 코트를 떠나야 했다.

이번 기권으로 예정됐던 테니스 혼합복식 경기 역시 출전이 무산되면서 동료 선수도 함께 탈락하게 됐다. 

이후 그는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이런 식으로 경기를 끝내게 돼 유감"이라고 밝히면서 "모두가 보았듯 열사병을 겪었고 경기에 출전하기 적합한 몸 상태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최선을 다해 이곳 날씨에 적응하려고 노력했지만 결국 실패했다"고 전했다.

앞서 메드베데프와 테니스 세계 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Novak Djokovic)는 경기를 저녁으로 옮겨달라고 요청했고 국제테니스연맹은 28일 늦은 오후가 돼서야 29일부터 경기 시작 시간을 오전 11시에서 오후 3시로 늦추겠다고 발표했다.

(사진 'ITF Media' 트위터 캡처)/뉴스펭귄

한편 도쿄올림픽이 진행되고 있는 야외 경기장은 35℃에 달하는 기온과 70%에 육박하는 습도로 덥고 습한 날씨가 지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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