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가 '이것'까지 바꾼다? 의외의 영향 7가지

  • 이후림 기자
  • 2023.08.13 00:05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지금 전세계는 지구가열화(지구온난화)에 따른 혹독한 기후재난을 겪고 있다. 올여름 한국은 폭염과 호우특보가 반복되며 종잡을 수 없는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자가 쏟아지는 동시에 폭우로 인한 산사태와 재난으로 인명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전세계도 마찬가지다. 북미, 아시아, 북아프리카, 남유럽 등은 전례 없는 폭염에 시달리고 있고, 정반대의 계절을 가진 남미에서조차 한겨울에 기온이 40℃에 육박하면서 지구의 이상고온 현상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뜨거워진 지구에 피해를 입는 건 비단 인간뿐만이 아니다. 수많은 해양동물과 육상동물도 이상기후에 따른 해수온도 상승, 서식지 파괴 등으로 멸종위험에 내몰리고 있다.

이렇듯 극심한 이상기후와 동식물의 멸종위기는 지금 당장 인류가 경험하고 있는 가장 심각한 기후위기 결과다. 이외에도 지구가열화는 우리 일상 곳곳에 침투해 의외의 결과를 낳는다. 기후위기가 바꾼 예상치 못한 일상 7가지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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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야구 홈런 증가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미국 다트머스대학교 지리학과 연구진에 따르면 기후위기로 인한 기온 상승이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홈런이 나올 가능성을 높였다. 따뜻한 온도가 공기 밀도를 줄여 홈런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경기가 열린 구장의 면적과 고도, 경기 당시의 온도 등을 모두 종합해 연구를 진행한 결과다.

연구 결과, 2010년에서 2019년 사이 지구가열화 영향으로 추가된 홈런은 총 577개다. 지구가열화 영향이 아니었다면 홈런 577건은 없었을 것이란 의미다. 시즌으로 따지면 각 시즌당 홈런 58개가 추가된 셈이고, 비율로 따지면 일반적인 메이저리그 시즌 총 홈런 개수의 약 1%에 해당하는 수치다.

홈런은 기온이 1℃ 상승할 때마다 1.96% 증가했다. 특히 기온이 높은 오후에 하는 경기에서는 2.4%로 크게 늘었고, 기온이 비교적 낮은 저녁 경기에서는 1.7% 증가했다. 연구진은 기후위기로 인한 홈런이 앞으로 더 많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2. 점점 심해지는 비행 중 난기류

(사진 Unsplash)/뉴스펭귄
(사진 Unsplash)/뉴스펭귄

비행 중인 항공기에 동요나 충격을 줄 수 있는 난기류는 기후위기가 진행될수록 횟수가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기후위기가 급격한 지구 대기 변화를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난징대학교와 캐나다 토론토대학교 연구진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지구가열화로 지구와 가장 가까운 대기층인 '대류권'이 10년에 약 50m씩 상승하고 있다.

대류권은 지상으로부터 약 8~14㎞ 높이에 걸쳐 있는 지구 대기의 가장 낮은 날씨 결정층이다. 대기 중 수증기를 포함하고 있어 비와 구름, 눈 등 기상현상이 일어나고 대기가 불안정해 대류운동이 활발하다. 대류권 위로는 오존층을 둘러싸고 있는 안정적인 성층권이 존재하는데, 항공기 조종사는 일반적으로 많은 승객이 두려워하는 난기류를 피해 이곳에서 비행한다.

그런데 기후가열화로 대류권과 성층권 경계면인 '대류권계면'이 상승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앞으로는 더 높이 날지 않을 경우 운행 중 난기류가 잦아질 전망이다. 대류권계면 위치는 1980년부터 2000년까지 10년 평균 50.3m씩 증가했으며 2001년부터 2020년까지 10년 평균 53.3m 증가했다. 

 

3. 수면 부족

(사진 Unsplash)/뉴스펭귄
(사진 Unsplash)/뉴스펭귄

기후위기는 인간 수면에도 영향을 미친다. 덴마크 코펜하겐대학교 연구진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구가열화로 전세계인의 수면시간이 연간 44시간 줄었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수면시간 측정 손목밴드를 통해 확보한 68개국 4만7000명의 수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연구 결과, 높은 밤 기온은 거의 모든 나라에서 수면 방해 요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고령자, 여성, 저소득국가에서 영향이 더욱 큰 것으로 조사됐다. 사람은 시원한 환경에서 잠에 더 잘 드는데, 체온조절 기능이 떨어진 고령자, 피하지방이 남성보다 많은 여성, 냉방기기를 덜 사용하는 저소득 국가에서 체온조절이 비교적 더 어려웠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4. 범죄 위험 증가

(사진 Unsplash)/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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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온도가 상승하면 폭력과 공격적이 크게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2021년 미국 국립경제연구국(NBER) 조사에 따르면 치솟는 기온은 기분이나 컨디션 악화를 불러일으켜 폭력적 성향을 높인다.

실제 조사 결과, 기온이 27℃가 넘는 날이 그렇지 않은 날보다 폭력사건 발생 가능성이 극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더위 지수가 일정 기준을 초과할 경우 폭력적 상호작용은 20%, 폭력 가능성은 18% 높아졌다. 실제 더운 날씨가 화를 잘 내는 것과 관련이 있다는 것은 과거 연구를 통해 밝혀진 바 있다.

 

5. 개물림 사고 증가

(사진 Unsplash)/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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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폭염이 지속되면 사람뿐 아니라 개의 공격성도 증가한다. 지난 6월 과학저널 '사이언티픽리포트'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개의 공격성은 기온이 높아질수록 증가한다. 실제 기온이 높은 날에 개물림 사고가 잦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이 달라스, 휴스턴, 볼티모어, 시카고, 로스앤젤리스, 뉴욕 등 미국 8개 도시에서 개물림 사고 7만여 건을 분석한 결과 자외선이 높은 날에 개물림 사고가 약 11%, 온도가 높은 날에는 약 4% 증가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6. 사산율 증가

(사진 Unsplash)/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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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기간에 극한 저온이나 고온 환경에 장기간 노출되면 사산할 확률이 17~19% 증가한다. 특히 가난한 나라의 임산부가 더욱 큰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호주 퀸즈대학교 연구진에 따르면 사산 위험률은 주변 온도가 15℃ 이하이거나 23.4℃ 이상일 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특히 29.4℃ 이상일 때 위험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연구진은 "세계 평균기온이 기후위기로 상승함에 따라 세계 사산율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7. 사라지는 유산

(사진 Unsplash)/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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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는 수천 년 된 인류의 역사, 문화유산까지 파괴한다. 2015년 미국 하버드대학교 연구진은 칠레 태라파카 고고학박물관에 보관된 미라가 습해지는 기후 탓에 부패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진은 이곳에 있는 미라 120개가 빠르게 부패하고 있으며 일부는 이미 검게 변했다고 전했다.

기후위기로 잦아지는 대형 화재사고, 침수사고 탓에 보존가치가 있는 오래된 서적들이 보관된 도서관, 박물관 등도 피해를 입고 있다.

온도가 오르고 습도가 증가하면 책을 감싸고 있는 표지, 가죽을 비롯한 내부 종이가 쉽게 상하거나 왜곡될 수 있다. 해가 갈수록 잦아지고 심화하는 극한 기후현상은 전세계 서적을 비롯한 주요 문헌 보존 시스템을 위협하고 있다.

기록유산의 보존정책을 하루빨리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다. 보존전문가들은 책과 문헌을 안전하게 보관하고 유지하기 위한 해결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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