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일회용컵 버려진 길, 텀블러 들고 뛴 마라토너

  • 조은비 기자
  • 2023.03.27 18:48

[뉴스펭귄 조은비 기자] 다회용컵을 사용하는 마라톤 방식이 제안되고 있다.

플로깅 시민단체 와이퍼스(WIPERTH)는 지난 19일 약 40명의 시민과 함께 약 300L 규모의 쓰레기를 수거하고, 무수히 많은 쓰레기가 버려지고 있는 서울마라톤 현장을 목격했다.

와이퍼스 황승용 대표는 "플로깅을 마치고 종합운동장에 도착을 하니, 너무 많은 쓰레기가 버려져 있는 것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라고 심경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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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마라톤 현장에서 버려져 있는 일회용 쓰레기들 (사진 와이퍼스)/뉴스펭귄
서울마라톤 현장에서 버려져 있는 일회용 쓰레기들 (사진 와이퍼스)/뉴스펭귄

마라톤 행사에서 일회용 쓰레기가 너무 많이 사용되고 버려진다는 지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9년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롱기스트런에서 텀블러를 소지하고 마라톤 10㎞를 완주했던 황승용 대표는 당시 주최 측에 일회용 쓰레기 문제 대책을 요구하고 '행사가 종료되고 발생했던 쓰레기들은 모두 모아 제대로 버렸다'는 답변을 받았다.

2019년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롱기스트런에 참가한 황승용 대표. 이날 그는 500㎖짜리 텀블러를 들고 뛰었지만, 10㎞에는 300㎖도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사진 와이퍼스 황승용 대표)/뉴스펭귄
2019년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롱기스트런에 참가한 황승용 대표. 이날 그는 500㎖짜리 텀블러를 들고 뛰었지만, 10㎞에는 300㎖도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사진 와이퍼스 황승용 대표)/뉴스펭귄

하지만 와이퍼스 측은 애초에 대부분의 마라톤 행사에서 수많은 일회용 쓰레기가 발생하고 있다는 상황 자체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와이퍼스는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쓰레기를 치우는 게 문제가 아니라, 새로운 쓰레기를 이렇게 많이 만들어내는 문화를 바꾸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텀블러를 들고 서울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한 박상민 씨를 소개하면서 "(시민들이) 굳이 텀블러를 들고뛰지 않아도, 한 번의 행사에 10만개씩 버려지는 종이컵이 필요 없어질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하겠다"고 전했다.

텀블러를 들고 지난 19일 개최된 서울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한 박상민씨 (사진 와이퍼스)/뉴스펭귄
텀블러를 들고 지난 19일 개최된 서울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한 박상민씨 (사진 와이퍼스)/뉴스펭귄

마라톤 행사에서 일회용 쓰레기 발생을 줄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는 다회용컵을 사용하고 수거하는 시스템이 제안되고 있다. 실제로 국내에서는 울주세계산악영화제, 인천 펜타포트 락페스티벌 등 다양한 행사에서 다회용기 사용 후 수거가 이뤄지기도 했다.

이에 최근 황승용 대표는 서울시육상연맹 측에 와이퍼스와 함께 다회용컵을 제공하고 수거하는 방식의 마라톤을 제안한 상태다.

황승용 대표는 "대부분의 마라토너들은 달리는 것을 멈추지 않고 일회용컵에 담긴 음료를 마시고, 다 마신 컵은 길바닥이나 쓰레기통에 버린다"라며 "여기서 일회용컵이 다회용컵으로 바뀔 뿐이다. 쓰레기통 배치를 늘려서 불편함 없이 수거가 가능하게 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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