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판기에 고래고기? 선넘은 상술에 국제사회 분노

  • 이후림 기자
  • 2023.01.30 13:59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일본에 고래고기를 판매하는 자판기가 등장해 국제사회가 충격에 휩싸였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일본 포경회사 교도센바쿠(共同船舶)가 고래고기 소비 활성화를 위해 자판기에서 고래고기를 판매하기 시작했다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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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는 이달 도쿄 오타구 고지야역 인근에 고래 가죽, 냉동 고래고기, 고래 통조림 등 가공된 고래고기 제품을 판매하는 무인매장 '쿠지라(고래) 상점'을 열고 자판기 3대를 설치했다. 자판기로 주문할 수 있는 고래고기 가격은 최소 1000엔(약 9500원)에서 3000엔(2만8000원) 수준이다.

오는 2월 중순까지 도쿄와 요코하마점 2곳, 오사카점 1곳을 추가로 열고 본격적인 고래고기 자판기 활성화를 위해 나선다는 계획이다. 나아가 장기적으로는 슈퍼마켓, 마트 등으로 판매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회사는 기존 고래고기 외에도 꼬리지느러미 부분인 '오노미 생선회'를 메뉴에 추가할 예정이라며 앞으로 5년간 전국 100개 점포를 목표로 매장을 늘려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국제 포경산업을 지지하기 위해 긴수염고래 연간 3000톤을 아이슬란드에서 수입할 계획도 발표했다.

소식을 접한 국제사회는 충격에 휩싸였다. 끊임없는 국제사회 비판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고래사냥을 강행해온 일본 포경업계가 결국 '최후의 발악'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일본은 전 세계에서 포경이 합법인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다. 하지만 지난 50년간 일본에서 고래고기 소비가 급감하면서 업계는 포경산업 유지를 위해 힘써온 것으로 드러났다.

환경단체들은 이러한 움직임을 두고 "점점 쇠퇴하고 있는 잔인한 포경업계의 절박한 발악"이라며 "포경 무역을 활성화하려는 계획이다. 업계가 포경산업 유지를 위한 사업 모델을 일본 정부에 선보여 포획량과 사냥 가능한 고래종을 늘리려는 전략적 시도"라고 비판했다.

(사진 교도센바쿠)/뉴스펭귄
(사진 교도센바쿠)/뉴스펭귄

그간 일부 공공기관과 민간단체는 일본 가정에서 고래고기 소비가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포경산업 활성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힘써왔다고 알려졌다. 관련 업계는 학교 급식에 고래고기 도입, 요리법 및 판매 식당 홍보 등 소비자가 고래고기를 접할 수 있는 경로를 다각도로 늘려왔다.

한편 고래는 기후위기 주요 원인인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저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동물로 번식력이 높지 않아 단 한 마리의 생존이 종 생존에 직접적 영향을 끼친다고 알려졌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현존하는 고래류 93종 중 멸종위기에 처한 것으로 간주되는 고래는 총 34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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