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머드 이어 틸라신까지? 2030년 틸라신 보게 될까

  • 이후림 기자
  • 2022.08.17 17:40
틸라신 (사진 NFSA Films)/뉴스펭귄
틸라신 (사진 NFSA Films)/뉴스펭귄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멸종동물 매머드에 이어 틸라신 복원 계획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멸종동물 복원 기술을 연구하는 스타트업 '컬라슬 바이오사이언스(Colossal Biosciences)'는 멸종동물 틸라신(thylacine) 복원 프로젝트에 합류했다고 지난 1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매머드 복원 계획 이후 2번째 재도입 프로젝트다. 

'태즈메이니아주머니늑대' 혹은 '태즈메이니아호랑이'로도 불리는 틸라신은 한때 호주에서 캥거루만큼 상징적으로 흔한 유대류였지만 유해동물로 여겨져 대량 학살되면서 1936년 9월 완전히 멸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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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는 올해 초 틸라신을 복원하겠다고 나선 호주 멜버른대학교 '틸라신통합유전자복원연구소'와 협력해 해당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진행 중이다. 연구진은 10년 안에 틸라신을 복원하겠다고 선언했다.

(사진 Colossal Biosciences 인스타그램)/뉴스펭귄
(사진 Colossal Biosciences 인스타그램)/뉴스펭귄

연구진은 틸라신과 DNA 95%를 공유하는 살찐꼬리두나트 줄기세포를 추출해 이를 틸라신 세포로 전환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살찐꼬리두나트 게놈을 참조해 완전한 청사진이 없는 틸라신 게놈 공백을 채워 최종적으로 유전자 퍼즐을 맞춰 내겠다는 것이다.

다만 틸라신의 정확한 DNA가 남아있지 않기 때문에 누락된 부분을 복구하고 맞추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구진은 "이번 파트너십 체결 이후 과학자 30명 이상이 해당 연구에 매달리고 있어 프로젝트는 더 가속화될 것"이라며 "10년, 빠르면 6년 안에도 틸라신을 복원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자신했다.

연구진은 해당 프로젝트가 성공할 경우 생태계 균형을 맞추기 위해 포식자 틸라신을 야생에 재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연구소 측은 이 기술이 생태계 균형보다도 멸종위기를 해결하는 데 보다 큰 영향을 미치기를 기대하고 있다.

연구소 대표 앤드류 패스크(Andrew Pask) 교수는 "보존 기술이 멸종위기에 처한 수많은 종을 구하기에는 세상이 너무 빠르게 변하고 있다"며 "생물다양성 손실을 막고 싶다면 새로운 기술과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앞으로 50~100년 안에 지구 생물다양성 50%를 잃는다면 최종적으로는 인류 멸종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보존생물학자들은 이번 멸종복원 프로젝트 행보에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플린더스대학교 코리 브래드쇼(Corey Bradshaw) 지구생태학 교수는 멸종복원 프로젝트가 성공할 가능성 자체를 낮게 봤다. 그는 "설사 실험실에서 성공한다 해도 건강한 개체군을 만드는 데 필요한 충분한 유전적 변이를 가진 개체 수천 마리를 만들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디킨대학교 유안 리치(Euan Ritchie) 야생동물생태및보존학 교수는 해당 프로젝트가 과연 기존 보존유전학보다 멸종위기에 처한 종을 돕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실험실에서 만든 동물을 야생 개체로 바꾸는 것은 엄청난 도전이 될 것"이라면서도 "멸종위기 연구를 위한 재정 지원을 제로섬게임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미 멸종한 동물을 되살리는 기술에 거액을 투자할 바에는 멸종위기에 처한 종 보존 노력에 우선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낫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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