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렵꾼아 똑똑히 보렴' 코뿔소 뿔 2500개 불태우며 경고 날린 인도

  • 남주원 기자
  • 2021.09.26 00:05
(사진 Wildlife Crime Control Bureau 공식 트위터)/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주원 기자] 인도 아삼주에서 2500개에 달하는 코뿔소 뿔이 불타 사라졌다.

인도 야생동물 보호단체 '와일드라이프 트러스트 오브 인디아'(Wildlife Trust of India, 이하 WTI)는 아삼 정부가 코뿔소 뿔 2479개를 소각했다고 22일 공식 홈페이지 및 SNS에 전했다.

이는 매년 9월 22일 '세계 코뿔소의 날'을 맞아 아삼 정부가 내린 결정으로, 역대 가장 많이 보관됐던 코뿔소 뿔들이 이번 대규모 집회에서 불길에 휩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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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Wildlife Trust of India 공식 홈페이지)/뉴스펭귄
(사진 Wildlife Trust of India 공식 홈페이지)/뉴스펭귄
(사진 Wildlife Trust of India 공식 홈페이지)/뉴스펭귄
(사진 Wildlife Trust of India 공식 홈페이지)/뉴스펭귄

외뿔코뿔소 세계 최대 서식지인 인도 아삼주 정부가 수많은 뿔을 불태운 이유는 코뿔소 보존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서다. 일부 아시아 국가에서 코뿔소 뿔은 잘못된 미신 탓에 전통 약재, 정력제 등을 위한 불법 밀렵 타깃이 됐다. 

히만타 비스와 샤르마(Himanta Biswa Sarma) 아삼주 수석 장관은 “이번 행사를 통해 우리는 코뿔소 뿔에 의학적 효과가 없다는 사실을 세상에 알리고 싶다"라며 "사람들이 미신에 근거해 코뿔소를 죽이거나 그들의 뿔을 사지 말라고 촉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이들은 뿔을 태우는 대신 팔아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압수한 마약을 팔아서 수익을 낼 수 없는 것처럼, 정부가 코뿔소 뿔을 팔아서 돈을 벌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WTI 설립자 비벡 메논(Vivek Menon)은 "오늘의 공개적인 행사는 잠재적 불법 밀렵·밀수꾼들에게 보내는 강력한 메시지"라며 "이 같은 대담한 결정을 내린 아삼 정부에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사진 Chief Minister Assam 공식 트위터)/뉴스펭귄
(사진 Chief Minister Assam 공식 트위터)/뉴스펭귄
(사진 Wildlife Trust of India 공식 홈페이지)/뉴스펭귄
(사진 Wildlife Trust of India 공식 홈페이지)/뉴스펭귄

이날 아삼주 보카캇 스타디움에는 인도 정부기관 고위관료 및 각 분야 전문가, 시민단체 등이 참여해 무게 약 1300kg의 코뿔소 뿔 2479개를 대형 장작더미 여섯 개에 나눠 불태웠다. 그들은 소각과 함께 아삼의 자부심인 코뿔소들을 향해 수차례 경례를 하는 등 엄숙한 의식을 치렀다.

그동안 밀렵 또는 자연사로 보관된 코뿔소 뿔이 이날 전부 소각된 것은 아니다. 당국은 총 2623개 가운데 독특한 특징을 가진 뿔 94개는 향후 보존 및 학술, 전시 목적으로 자연사박물관에 보관할 예정이다. 모든 뿔은 사전에 세밀한 검사 과정을 거쳤으며 각 코뿔소의 유전자 샘플을 추출해 놓은 상태다. 일부 법적으로 문제가 있거나 가짜로 밝혀진 뿔도 소각에서 제외됐다.  

아삼주 당국은 앞으로도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매년 자연사한 코뿔소로부터 얻게 되는 모든 뿔을 처분할 계획이다.

히만타 비스와 샤르마 수석 장관은 "우리가 가깝고 사랑하는 사람의 신체 일부를 보관하지 않는 것처럼 코뿔소도 보관해서는 안 된다"라며 "우리는 서식지에 살아가는 코뿔소의 보존을 믿는 것이지 죽은 코뿔소의 뿔을 믿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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