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걸고 사육장 탈출한 '멸종위기' 반달가슴곰, 결국 사살

  • 조은비 기자
  • 2021.07.06 17:09
우리에 갇혀있는 반달가슴곰, 사살된 곰과는 무관한 자료사진입니다 (사진 본사 DB)/뉴스펭귄

[뉴스펭귄 조은비 기자] 경기도 용인시 한 사육농장에서 반달가슴곰이 탈출했다.

6일 용인시와 소방당국 등은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용인시 처인구 이동면에 위치한 사육농장에서 60kg이 넘는 반달가슴곰 두 마리가 탈출했다고 밝혔다.

그 중 한 마리는 오후 12시 50분쯤 농장에서 직선거리로 약 700m 떨어진 숙명여자대학교 연수원 뒤쪽 야산에서 발견돼 사살됐다. 시는 인근 주민들에게 긴급안전문자를 보내고 유해야생동물 피해방지단 소속 포수 10여 명과 함께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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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주는 곰이 탈출하기 전날 병원을 들리기 위해 농장을 비운 상태였으며, 이날 아침에 곰이 탈출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동물행동학자 이원영 박사는 이날 트위터에 해당 소식을 알리며 "국내에 웅담 채취용 곰이 많이 사육되고 있는데, 종종 곰이 탈출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 2012년 7월 14일에도 해당 사육농장에서 두 마리의 반달가슴곰이 탈출하는 일이 있었다. 당시 한 마리는 등산 중이던 시민을 물어 부상을 입혔으며, 추적 끝에 두 마리 모두 사살됐다.

사살된 사육장 탈출 곰 14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이동면 사육장에서 탈출한 뒤 경찰과 엽사에 사살당한 곰입니다. 이날 사육장에서는 암컷 6년생 곰 2마리가 우리를 부수고 탈출했으며 경찰은 남은 1마리를 찾고 있습니다. http://imnews.imbc.com/news/onecut/3096614_5686.html

게시: MBC News 2012년 7월 14일 토요일

2016~2020년 환경부는 해당 사육농장이 반달가슴곰 35마리를 불법으로 증식시키고, 시설개선명령 등을 지키기 않았다는 이유로 10여 건의 고발 및 과태료 처분을 내렸다.

해당 농장주는 현재 한강유역환경청으로부터 사육 허가를 받고 여주 농장에서 82마리, 천리 농장에서 19마리의 반달가슴곰을 사육하고 있다.

한편 반달가슴곰은 IUCN(세계자연보전연맹) 적색목록에 취약(VU)종으로 분류된 멸종위기종이다.

반달가슴곰 국제 멸종위기 등급 (사진 IUCN)/뉴스펭귄

최근에는 국립공원공단 지리산복원사업, 사육곰 구조 단체 '곰 보금자리 프로젝트'의 생츄어리 조성 노력 등으로 보호를 받고 있지만 여전히 사육농장에 남아있는 곰이 많은 실정이다.

또 기존에는 국제적 멸종위기종을 허가 없이 증식한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했지만 최근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상향됐다.

이와 관련해 국제동물보호단체 WAP(World Animal Protection)는 법안 통과 소식을 반기며 "곰은 약용이 아니다. 야생동물이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반달가슴곰은 국제적 멸종위기종에 처해있다 (사진 본사 DB)/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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