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넘어 왔더니...' 해변에 갇힌 코끼리가 보인 돌발행동

  • 남주원 기자
  • 2021.07.02 11:37

[뉴스펭귄 남주원 기자] 갈 곳을 잃어 바다에 몸을 던진 코끼리 사연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방글라데시 UNB 등 현지매체는 해변에 고립됐던 코끼리 한 쌍이 나흘 만에 구조됐다고 1일(현지시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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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에 따르면 최근 암수 코끼리 한 쌍이 방글라데시 해안마을 테크나프(Teknaf)에 나타났다. 테크나프는 나프강을 사이에 두고 미얀마와 국경이 맞닿는 지역이다.

두 야생 코끼리는 미얀마에 있던 무리로부터 떨어져 나와 강을 건너 방글라데시까지 온 것으로 추정됐다. 국경을 넘어 민가에 코끼리가 출몰하자 겁에 질린 주민들은 코끼리들을 해변으로 몰아냈다. 

해변으로 내몰린 두 코끼리는 4일 동안 아무 음식도 섭취하지 못한 채 버텨야 했다. 해변가에 코끼리가 있다는 소식이 퍼지자 수많은 구경꾼이 인파를 이뤘다. 결국 공황상태에 빠진 코끼리들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녀석들은 벵골만 바다로 뛰어들었다.

코끼리가 익사할 위험에 처하자 당국은 지역 어부들 도움을 받아 코끼리를 구조하는 데 성공했다. 어부들은 코끼리 목에 밧줄을 걸어 뭍으로 건져냈다.

방글라데시 산림부 측은 "구조 이후 코끼리들은 먹이를 제공받았다"라며 "두 코끼리는 인근 숲으로 옮겨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아시아코끼리 국제 멸종위기 등급 (사진 IUCN)/뉴스펭귄

멸종위기종인 아시아코끼리는 방글라데시 남부와 미얀마 서부를 가로지르는 숲에 서식한다. 아시아코끼리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위기'(EN, Endangered) 단계에 처해 있다.

원래 코끼리들은 종종 미얀마에서 넘어왔으나 2017년부터 방글라데시 국경 인근에 난민촌이 형성되면서 그 빈도수는 줄기 시작했다. 미얀마군 공격으로부터 도망친 로힝야족 수십만 명이 자리를 잡으면서 코끼리와 마찰을 빚게 된 것이다.

마을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과거 코끼리에게 공격을 당한 경험이 있었다. 그들은 "우리는 농작물을 잃었고 심지어 공격적으로 변한 코끼리에 목숨까지 잃었다"고 외신과 인터뷰에 말했다.

IUCN 방글라데시 지부 대표는 "코끼리가 국경을 넘어온 사건은 올해로 네 번째"라며 "인간과 코끼리 사이 갈등을 줄이려면 방글라데시와 미얀마가 국경을 뛰어넘는 대화를 하고 서로 협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방글라데시 산림국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최소 7마리의 야생 코끼리가 이 지역에서 죽은 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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