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스콧기지 근처서 5년 만에 나타난 '초희귀' 아르누부리고래

  • 남주원 기자
  • 2021.03.10 11:58
뉴질랜드남극연구소가 촬영하고 공개한 아르누부리고래 2마리 (사진 Antarctica New Zealand)/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주원 기자] 남극에서 초희귀 아르누부리고래가 5년 만에 목격됐다.

뉴질랜드남극연구소(Antarctica New Zealand)는 남극대륙 스콧기지 부근에서 보기 드문 아르누부리고래(Arnoux’s beaked whale)를 발견했다고 8일(이하 현지시간) 공식 홈페이지에 알렸다.

기관에 따르면 이 고래는 스콧기지 근처 남극 바다에서 5년 전 마지막으로 목격됐으며 "건초더미에서 바늘을 찾은 만큼"이나 마주치기 어려운 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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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처음 두 마리를 발견하고서는 허겁지겁 카메라를 들고 해안선 밖으로 뛰쳐나가 고래를 촬영했다고 전했다. 그들은 "이 고래를 목격하는 일은 매우 드물기 때문에 자료를 남기는 것은 과학적으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남극연구소 과학기술자 제이미 맥가우(Jamie McGaw)는 이날 총 12마리 고래를 봤다면서 "고래들이 불과 몇 킬로미터 앞 바다에서 물을 가로지르며 나아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맥가우에 따르면 고래 무리는 굉음과 함께 꼬리로 수면을 세차게 내리치고 온몸을 부딪치며 마치 공을 가지고 노는 듯 했다.

본문과 상관없는 사진. 과거 촬영된 아르누부리고래 무리 (사진 WDC·Whale and Dolphin Conservation)/뉴스펭귄

연구팀은 발견 초기 해당 고래가 어떤 종인지 정확히 알지 못했으므로 기지로 돌아가 관련 부서에 공식적인 의뢰 절차를 거쳤다고 전했다. 판독 결과 그들이 목격한 고래는 '아르누부리고래'로 확인됐다. 

사진을 본 해양생물학부 보존과학고문 안톤 반 헬덴(Anton van Helden)은 "이 고래들은 아르누부리고래가 맞다"며 "2012년 로스해에서 이들을 보았는데, 당시에는 좋은 사진을 건지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연구팀이 촬영한 사진에 대해 "아주 사랑스럽고 멋진 사진"이라고 덧붙였다. 

헬덴 고문에 따르면 아르누부리고래는 개체 규모 및 생활 방식 등 많은 부분이 베일에 싸여 있으며, 과학자들은 과거에 기록된 몇 안 되는 사건 또는 가끔씩 좌초되는 개체에 의존해 그들 삶을 해석하려 노력 중이다. 

또 남극연구소 과학고문 레베카 매크닐(Rebecca Macneil)은 "이들 고래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잘 알려지지 않은 종이기 때문에 스콧기지 연구팀이 이토록 비밀스러운 동물을 목격한 것은 매우 흔치 않은 기회이자 흥분되는 일"이라며 기뻐했다.

아르누부리고래에 관한 정보가 현저히 부족한 상황에서 이번 목격은 새로운 연구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르누부리고래의 국제 멸종위기 등급 (사진 IUCN)/뉴스펭귄

아르누부리고래는 현재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관심대상'(LC, Least Concern)종으로 등재돼 있다. 이들 종에 관한 정보가 거의 없어 2008년에 '정보부족'(DD, Data Deficient)종으로 분류됐으나, 최근 남극해에서 드물게 목격되고 있어 상향 조정됐다.

다만 개체수는 여전히 알 수 없는 상태다. 이들 종의 생존을 위협하는 주요 원인으로는 폐수 및 쓰레기, 기름 유출로 인한 해양오염과 소음공해, 어획, 기후위기 등이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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