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한 줄 알았는데 130년 만에 나타나 필리핀 뒤집어놓은 새

  • 임병선 기자
  • 2020.08.20 10:36
(사진 Robert S. Kennedy Bird Conservancy)/뉴스펭귄

필리핀에서 멸종한 줄 알았던 새가 130년 만에 다시 발견됐다.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필리핀에서 멸종한 줄 알았던 새가 130년 만에 발견됐다는 내용의 게시물이 ‘필리핀에서 난리 난 사건’이라는 제목으로 올라와 주목받고 있다.

(사진 Robert S. Kennedy Bird Conservancy)/뉴스펭귄

게시물에 담긴 사진 속 새는 보라색 머리, 갖가지 색이 어우러진 깃털, 몸에 비해 커다란 다홍색 부리를 갖고 있다. 특히 발가락을 다소곳이 모으고 나뭇가지를 꽉 잡고 있는 모습이 독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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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들은 "포켓몬처럼 생겼다", "픽사 애니메이션에 나올 것 같은 색감이다", "역시 자연적 색감이 인공적인 색보다 예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해당 새는 멸종한 것으로 여겨졌던 필리핀 고유종 ‘남부필리핀요정물총새(South Phillipines Dwarf Kingfisher)’다. 1890년에 탐험가들에 의해 마지막으로 목격, 이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 새는 IUCN(세계자연보전연맹) 적색목록에 취약(VU)종으로 분류된 ‘필리핀요정물총새’의 아종(특정 종과 비슷한 점이 많지만 뚜렷한 차이가 있어 따로 명명한 종)으로 알려졌다.

(사진 Robert S. Kennedy Bird Conservancy)/뉴스펭귄

해당 사진을 찍은 생물학자 미겔 레온(Miguel David De Leon)은 남부필리핀요정물총새를 2007년부터 연구해 왔다. 그는 추적 끝에 필리핀 마파와 자연공원(Mapawa Nature Park)에서 이 새 둥지를 찾아냈고, 한참을 기다려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고 현지 매체 에스콰이어 필리핀(Esquire Phillipines)에 밝혔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이 새가 사진에 담긴 것은 처음이다.

(사진 Robert S. Kennedy Bird Conservancy)/뉴스펭귄

레온은 남부필리핀요정물총새 우는 소리가 ‘지이입(zeeep)’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새는 나뭇가지에 앉는 소리가 거의 안 나고, 나뭇가지 사이를 빠르게 '총총' 이동하기 때문에 사람들 눈에 띄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진 'migueldavid.deleon' 인스타그램 캡처)/뉴스펭귄

130년 만에 얼굴을 비춘 귀한 인연임에도 남부필리핀요정물총새 미래는 밝지 않다. 필리핀에서는 최근 개발로 인해 숲이 파괴되면서 여러 생물이 서식지를 잃고 있다.

(사진 Robert S. Kennedy Bird Conservancy)/뉴스펭귄

특히 레온은 사진 촬영에 성공하기 전 다른 둥지를 찾았는데, 등산객들에 의해 둥지가 부서져 있었다며 안타까워했다.

레온은 해당 지역 조류 보전단체와 함께 이 새 연구·보전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그는 “한 지역 고유종 개체수에 가장 큰 위협이 되는 건 서식지 감소”라며 “애완동물이나 고기로 쓰려고 사냥하거나 포획하는 행위도 마찬가지”라고 매체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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