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이동시간 길어'...인천 사는 멸종위기 철새 7종

  • 이수연 기자
  • 2024.03.27 17:56
인천 영종갯벌을 찾은 조류들. (사진 인천녹색연합)/뉴스펭귄
인천 영종갯벌을 찾은 조류들. (사진 인천녹색연합)/뉴스펭귄

[뉴스펭귄 이수연 기자] 인천 영종갯벌에 멸종위기 철새 7종이 관찰된 가운데, 이곳을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하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인천녹색연합은 지난해 4~12월 영종갯벌을 4개 지역으로 나눠 조사한 결과, 멸종위기 철새 핵심 7종 등이 관찰됐다고 27일 밝혔다. 

이들은 우리나라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저어새, 노랑부리백로와 멸종위기 2급 검은머리물떼새, 큰뒷부리도요, 알락꼬리마도요, 붉은어깨도요, 검은머리갈매기다. 영종갯벌 인근 홍대염전, 영종도준설토투기장, 송산유수지, 인천대교에서 관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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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 알락꼬리마도요는 전세계 3만2000마리의 6%인 2041마리가 관찰됐다. 저어새는 최대 609마리가 확인됐는데, 전체 저어새 개체수의 8%를 차지할 정도다.

핵심 7종 이외에도 멸종위기 1급 흰꼬리수리, 두루미와 2급 큰기러기, 물수리, 잿빛개구리매, 쇠제비갈매기 등 다수의 멸종위기 조류도 확인됐다. 멸종위기종을 포함해 조사 기간에 관찰한 조류는 총 82종이었으며 16만5047마리에 달한다.

영종갯벌은 멸종위기 철새의 중요한 서식지로 기능하는 생태적으로 중요한 곳이지만, 동시에 개발 위협에 놓였다.

만조 때 철새들이 휴식지로 사용해왔던 홍대염전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개발 예정지를 관리한다는 명목으로 지난해 5월부터 습지에서 물을 제거해 서식지 기능을 상실했다.

또 인천의 대표적인 철새 도래지인 송산유수지는 낚시 금지 안내판이 있지만 여전히 낚시객들이 진입하는 등 철새 서식을 방해할 우려가 있다고 녹색연합은 지적했다. 실제 송산유수지에서 발견한 검은머리갈매기 다리에 낚시줄이 감겨 있었다.

다리에 낚시줄이 걸린 검은머리갈매기. (사진 인천녹색연합 제공)/뉴스펭귄
다리에 낚시줄이 걸린 검은머리갈매기. (사진 인천녹색연합 제공)/뉴스펭귄
인천대교 남단에서 낚시하는 사람들. (사진 인천녹색연합)/뉴스펭귄
인천대교 남단에서 낚시하는 사람들. (사진 인천녹색연합)/뉴스펭귄

영종도준설토투기장 부근은 검은머리물떼새의 둥지와 알까지 관찰된 번식지이지만, 6년 뒤 준설토 투기가 끝나면 항만 재개발 사업이 이뤄질 예정이다.

녹색연합 측은 "영종갯벌은 세계적인 멸종위기 조류 서식지로서 세계자연유산 등재 가치가 충분한 곳"이라며 "인천시와 중구는 그 가치를 인정하고 서식지 관리와 보호를 위해 선제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검은머리물떼새 가족. (사진 인천녹색연합 제공)/뉴스펭귄
검은머리물떼새 가족. (사진 인천녹색연합 제공)/뉴스펭귄
붉은어깨도요. (사진 인천녹색연합 제공)/뉴스펭귄
붉은어깨도요. (사진 인천녹색연합 제공)/뉴스펭귄
큰뒷부리도요. (사진 인천녹색연합 제공)/뉴스펭귄
큰뒷부리도요. (사진 인천녹색연합 제공)/뉴스펭귄
노랑부리백로. (사진 인천녹색연합 제공)/뉴스펭귄
노랑부리백로. (사진 인천녹색연합 제공)/뉴스펭귄
저어새. (사진 인천녹색연합 제공)/뉴스펭귄
저어새. (사진 인천녹색연합 제공)/뉴스펭귄
​인천대교 앞을 날아가는 알락꼬리마도요. (사진 인천녹색연합)/뉴스펭귄​
​인천대교 앞을 날아가는 알락꼬리마도요. (사진 인천녹색연합)/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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