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비단벌레 최초 인공증식

  • 유호연 인턴기자
  • 2024.03.07 17:51
비단벌레. (사진 국립생물자연관)/뉴스펭귄
비단벌레. (사진 국립생물자연관)/뉴스펭귄

[뉴스펭귄 유호연 인턴기자] 멸종위기Ⅰ급인 천연기념물 비단벌레를 인공증식하는데 성공했다.

영월군 천연기념물곤충연구센터는 '신비의 곤충' 비단벌레(학명 Chrysochroa coreana)를 인공 짝짓기 시킨 후, 알에서부터 성충까지 우화하는 모든 과정을 최초로 규명했다고 7일 밝혔다.

인공증식에 성공한 비단벌레. (사진 영월군)/뉴스펭귄
인공증식에 성공한 비단벌레. (사진 영월군)/뉴스펭귄

비단벌레는 한국의 고유종이다. 과거에는 일본 비단벌레(학명 Chrysochroa fulgidissima)와 같은 종으로 여겨졌지만 2012년 농촌진흥청이 일본, 중국, 동남아 일대의 비단벌레의 DNA를 조사한 결과 한국 비단벌레는 독자적인 종임이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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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벌레는 개체 수가 크게 줄며 2008년 천연기념물 제496호로 지정됐다.

2017년에는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Ⅰ급에 이름을 올렸다. 멸종위기Ⅰ급은 현재 심각한 멸종위기에 처해 있음을 의미한다.

천연기념물곤충연구센터 이대암 박사는 "2015년부터 연구를 시작했다. 3년 간은 인공수정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뉴스펭귄에 말했다.

최초로 밝혀진 비단벌레 성장과정. (사진 영월군)/뉴스펭귄
최초로 밝혀진 비단벌레 성장과정. (사진 영월군)/뉴스펭귄

2018년 짝짓기를 성공시킨 후 이전까지 알려지지 않은 비단벌레의 전 생활사를 관찰했다. 비단벌레 유충은 수년간 나무 속에 살다가 성충이 되면 구멍을 뚫고 나온다.

그는 연구를 통해 자연상태에서 평균 3~5년인 유충기를 1~2년으로 단축시키는 기술을 발견했다. 이 박사는 "먹이를 개발했고 비단벌레 성장에 적정한 온도를 찾았다"고 밝혔다.

황남대총서 발굴한 비단벌레로 만든 금동말 벌걸이와 말띠뜨리개. 인공증식으로 유물 복원에 청신호가 켜졌다. (사진 영월군)/뉴스펭귄
황남대총서 발굴한 비단벌레로 만든 금동말 벌걸이와 말띠뜨리개. 인공증식으로 유물 복원에 청신호가 켜졌다. (사진 영월군)/뉴스펭귄

비단벌레는 신라시대 때부터 아름다운 날개 빛깔 때문에 장식물로 애용됐다. 경주 황남대총에선 비단벌레로 만든 마구가 다수 발견됐다.

인공증식으로 이런 유물 복원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이 박사는 "죽은 비단벌레 껍질이 800~1000장 있으면 유물을 복원할 수 있다"며  "현재는 300장 정도 보유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인공증식 후 자연방사를 통해 기존 서식지에는 개체 수를 늘리고, 기존에 살지 않았던 장소에도 방사를 해 서식지를 늘리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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