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어가 점령한 울릉도 앞바다

  • 남주원 기자
  • 2023.11.23 15:34
올해 9월 19일 촬영한 울릉도 바다 일대 파랑돔 무리. (사진 국립생물자원관)/뉴스펭귄
올해 9월 19일 촬영한 울릉도 바다 일대 파랑돔 무리. (사진 국립생물자원관)/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주원 기자] 열대어가 울릉도 앞바다를 뒤덮었다.

국립생물자원관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울릉도 연안에 나타난 어류의 절반 이상이 열대·아열대성 어류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은 2021년부터 최근까지 울릉도 인근 바다 종다양성을 조사했다. 기후위기가 동해 연안 어류 분포에 미치는 영향을 밝히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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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결과, 관찰된 어류 131종 가운데 열대성과 아열대성이 절반 이상(58.5%)을 차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온대성 어류(36.9%)의 1.5배가 넘는 비율이다.

올해 10월 기준 울릉도에서 관찰된 어류는 총 174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54종에서 20종 늘어난 수다.

특히 울릉도 연안 일부 해역은 지난해 10개체 미만이었던 파랑돔이 100개체 이상 출현해 10배 이상 증가세를 보였다. 파랑돔은 대표적인 열대성 어류다.

울릉도 인근 바다에서 관찰된 파랑돔 무리. (사진 국립생물자원관)/뉴스펭귄
울릉도 인근 바다에서 관찰된 파랑돔 무리. (사진 국립생물자원관)/뉴스펭귄

그외에도 용치놀래기, 놀래기 등 열대·아열대성 어류와 가막베도라치, 가시망둑 등 온대성 어류가 주로 관찰됐다. 

여름철 이후에는 연무자리돔처럼 동한난류에 실려 온 남방계 치어가 새롭게 발견됐다. 동한난류는 대한해협에서 시작해 동해안을 따라 북쪽으로 이동하는 따뜻한 해류다.

이번 연구를 통해 기후위기로 인한 해수온 상승으로 우리나라 어류의 종다양성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음이 여실히 드러났다.

연구진은 "어류는 종류에 따라 생활에 적정한 수온 범위가 있으므로 수온은 어류 분포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성장 단계에 따라 필수적인 온도 범위가 정해져 있어 수온이 변하면 해당 종의 생태와 분포도 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해수온도가 상승하면서 열대·아열대성 어류의 분포가 동해 연안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이에 독도와 동해 중부 연안 해역까지 확대 조사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립생물자원관 서민환 관장은 "3년에 걸친 수중조사를 통해 울릉도 어류 종다양성에 대한 종합적인 현장 자료를 수집했다"며 "기후환경의 변화에 따른 한반도 연안 어류의 종다양성 변동을 추적하기 위해 장기적인 관측 연구를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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