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끼만 쏙 빼 먹어"…맹랑한 도둑과 공존할 방법은?

  • 남예진 기자
  • 2023.11.25 00:15
통발 속 미끼를 노리는 큰돌고래. (사진 Dolphin Discovery Centre 유튜브 영상 캡처)/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예진 기자] 통발 속 미끼를 훔쳐 달아나는 동물의 정체가 밝혀졌다.

호주 비영리단체 '돌핀디스커버리센터(Dolphin Discovery Centre)'는 호주 바다에 서식하는 큰돌고래가 통발 속 미끼를 훔치는 장면을 담은 영상을 공식 유튜브에 17일(현지시간) 게재했다.

큰돌고래들이 게 통발의 미끼를 능숙하게 빼 가는 모습이 촬영됐다. (영상 Dolphin Discovery Centre)

돌핀디스커버리센터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던 중 호주 쿰바나 만과 레슈노 하구에 서식하는 큰돌고래들이 신체를 활용해 통발 속 미끼를 먹어 치우는 장면을 포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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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지역에서 40년간 게잡이를 해온 현지 주민은 ABC뉴스와 인터뷰에서 "지난 20년간 돌고래들은 이런 행동을 반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 주민의 증언대로 영상 속 큰돌고래들은 부리를 활용해 고리에 꿰어진 미끼를 능숙하게 훔쳐냈다.

이에 어부들은 돌고래의 습격을 막으려 통발 하단에 미끼를 설치하거나, 플라스틱 미끼통을 사용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다. 그런데도 큰돌고래들은 부리로 통발을 뒤집거나, 부리와 이빨을 활용해 미끼통을 열어내는 방법을 터득해 미끼를 계속 훔쳐 먹었다.

이 소식을 들은 샤크베이돌고래연구연합 소속 돌고래 전문가 사이먼 알렌은 "큰돌고래의 행동이 흥미롭지만, 이들의 건강이 우려된다"고 전하기도 했다.

큰돌고래는 미끼통도 손쉽게 열어냈다. (사진 Dolphin Discovery Centre 유튜브 영상 캡처)/뉴스펭귄
큰돌고래는 미끼통도 손쉽게 열어냈다. (사진 Dolphin Discovery Centre 유튜브 영상 캡처)/뉴스펭귄

돌핀디스커버리센터는 큰돌고래의 도둑질이 장기화될 경우, 돌고래들의 건강에 적신호가 생길 뿐만 아니라 게잡이 어부들의 불만이 커질 것을 우려했다.

이에 단체는 쉽게 열리지 않는 그물형 미끼통을 개발해 어부들에게 배포했다. 실제로 돌고래들은 새로운 미끼통이 열리지 않자, 미끼를 포기하고 발길을 돌렸다.

센터 측은 "새로운 장비를 통해 돌고래와 지역주민들이 공존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돌핀 디스커버리 센터에서 개발한 새로운 미끼통.  (사진 Dolphin Discovery Centre 유튜브 영상 캡처)/뉴스펭귄
돌핀 디스커버리 센터에서 개발한 새로운 미끼통.  (사진 Dolphin Discovery Centre 유튜브 영상 캡처)/뉴스펭귄
새로운 미끼통은 큰돌고래들이 열 수 없는 동시에 게를 포획하는데 지장을 주지 않는다. (사진 Dolphin Discovery Centre 유튜브 영상 캡처)/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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