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떡궁합' 뽐내는 동물계 환상의 팀은?

  • 남예진 기자
  • 2023.07.08 00:15

[뉴스펭귄 남예진 기자] 악어의 이빨 틈에 끼인 음식물을 제거해 자신의 배를 채우는 악어새의 이야기, 다들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다만 이 이야기 속 주인공인 나일악어와 이집트물떼새가 공생관계가 아니라는 사실도 알고 있는가?

악어는 살면서 3000개의 이빨이 자라고 이빨 사이의 틈이 넓어 음식물이 끼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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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물떼새의 경우 곤충과 씨앗을 주식으로 삼기 때문에 악어의 이빨 틈에 낀 고기를 먹을 필요가 없다.

이에 전문가들은 두 생물이 공생관계라는 주장은 허무맹랑한 이야기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공생관계를 이루는 동물들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서로의 취약점을 보완하며 포식자로부터 몸을 보호하거나, 먹이를 함께 사냥하는 등 동물들 사이에서도 다양한 공생관계가 존재한다. 그렇다면 어떤 동물들이 환상의 팀을 이루고 있을까?

 

물소와 백로

물소와 백로. (사진 unsplash)/뉴스펭귄
물소와 백로. (사진 unsplash)/뉴스펭귄

아프리카 사하라 지역에선 백로가 물소의 등 위에 앉아있는 모습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백로는 곤충을 주식으로 삼는데, 물소가 수풀을 거니는 과정에서 발굽을 피하려 튀어나오는 곤충들을 잡아먹는다고 한다.

이 점만 본다면, 공생관계보다는 '기생관계'에 가까워 보이지만, 백로가 물소의 벼룩과 진드기를 잡아먹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두 종 모두 이득을 본다.

최근에는 백로들이 생태친화적인 목장에도 출몰하는데, 소 주위를 맴돌며 유사한 공생관계를 맺는 것으로 파악된다.

 

송장벌레와 응애

송장벌레와 응애. 원으로 표시된 것이 응애다. (사진 flickr gbohne)/뉴스펭귄
송장벌레와 응애. 원으로 표시된 것이 응애다. (사진 flickr gbohne)/뉴스펭귄

곤충의 공생관계라고 하면 개미와 진드기를 많이 떠올리겠지만, 송장벌레와 응애도 서로 공생하는 대표적인 곤충 중 하나다.

송장벌레는 이름처럼 동물 사체를 섭취하는 곤충으로, 다른 곤충들보다 빠르게 사체를 찾아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송장벌레는 사체에 알을 낳아 새끼들이 잘 자랄 수 있도록 보살핀다. 다만 파리 등이 사체를 먹기 위해 몰려든다면 새끼들을 돌보기 어려워진다.

이에 송장벌레는 파리알을 먹어 치우는 응애를 등에 이고 다니며, 응애가 파리알과 구더기를 섭취하도록 만들어 새끼들의 생존 확률을 높인다.

 

타조와 얼룩말

얼룩말과 타조. (사진 flickr Jorge Láscar)/뉴스펭귄
얼룩말과 타조. (사진 flickr Jorge Láscar)/뉴스펭귄

타조와 얼룩말은 빠르게 달릴 수 있는 동물이지만, 치타와 표범처럼 빠른 포식자나 떼를 지어 사냥하는 하이에나 등의 먹잇감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타조와 얼룩말은 주변을 상시 경계해야만 하지만 얼룩말은 시력에 비해 후각이 떨어지고, 타조는 후각은 뛰어나지만 시력이 나쁘다.

즉 얼룩말과 타조는 홀로 다닐 때보다 함께 있을 때 포식자로부터 몸을 지키기 쉬워진다.
 

벌꿀길잡이새와 라텔

왼쪽부터 벌꿀길잡이새와 라텔(꿀먹이오소리). (사진 Dominic L. Cram)/뉴스펭귄
왼쪽부터 벌꿀길잡이새와 라텔(꿀먹이오소리). (사진 Dominic L. Cram)/뉴스펭귄

벌꿀잡이새는 밀랍을 좋아하지만, 벌집을 공격할 만한 힘이 없는 편이다. 그래서 꿀 채집꾼들에게 야생벌집의 위치를 알려주고, 밀랍을 얻어내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벌꿀길잡이새들이 라텔(꿀먹이오소리)과도 이 같은 상호작용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라텔은 시각과 청각이 떨어져 스스로 꿀을 찾기 어렵지만, 벌집을 공격할 수 있다.

그래서 벌꿀길잡이새와 라텔이 협력함으로써 라텔은 벌꿀을 얻고, 벌꿀길잡이새는 밀랍을 취하며 서로의 배를 불리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인간과의 상호작용이 이뤄지기 이전에 두 동물의 상호작용이 우선적으로 이뤄졌고, 세대를 거치면서 인간과도 상호작용하게 된 것이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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