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날 특집②] 우리도 가능한 '지구투자' 5가지

  • 임병선 기자
  • 2023.04.22 00:00

[뉴스펭귄 임병선 기자] 매년 4월 22일 지구의날(Earth Day)은 자연환경의 중요성과 보전 책임감을 되새기는 날이다. 지구의날 사무국은 2023년 주제를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우리 지구에 투자하라(Invest in Our Planet)’로 정했다. 2년 연속 동일한 주제가 선정된 건 그만큼 실제 행동이 중요함을 시사한다.

지구에 ‘투자’한다고 하면 흔히 말하는 금융투자가 생각나겠지만 알고 보면 그 방식이 다양하다. 지구의날을 맞아 우리가 직접 참여할 수 있거나,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지구투자' 5가지를 소개한다.

 

1. 자연, 사서 지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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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는 보전 가치가 매우 높지만 개발되는 땅이 많다. 대표적 사례가 제주도에서 자연적으로 형성된 습지이자 숲인 곶자왈이다. 곶자왈은 대부분 사유지인데, 환경영향평가를 거치면 개발이 가능하다. 다만 멸종위기 식물이 많아 개발에 제한이 있는 경우도 있다. 이때는 토지 주인이 고의로 숲을 훼손하고 개발이 가능한 땅으로 만들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곶자왈을 지키기 위해 ‘토지매입 보전 운동(내셔널트러스트)’이 진행되고 있다. 제주곶자왈공유화재단은 일반 시민으로부터 후원과 토지 기부를 받아 보전 목적으로 곶자왈 토지를 매입한다. 또 곶자왈 토지 소유자와는 ‘곶자왈보전협약’을 맺고, 원래 형태 보전에 필요한 경비 일부를 지원하기도 한다.

(사진 제주곶자왈도립공원)/뉴스펭귄
(사진 제주곶자왈도립공원)/뉴스펭귄

국내에서는 녹색연합이 1999년 10월 국내 처음으로 토지매입 보전을 수행한 바 있다. 녹색연합은 한국전력이 변전소를 설치하려던 강원도 태백시 원동 일대 토지를 구매했다. 보전이 성공하나 싶었지만 이 토지는 정부가 전원개발촉진특별법을 적용하면서 한국전력에 다시 넘어갔다.

이처럼 토지 공유화 운동은 정부가 수행하는 개발사업에 의해 무력화되기도 한다. 또 공유지는 구매할 수 없다는 한계도 있다. 그럼에도 토지매입 보전 운동은 직접적으로 특정 토지를 보전할 수 있는 수단이다. 시민들이 함께 사들인다는 점에서 사회적 파급력도 크다.

국내에서는 '한국내셔널트러스트라'는 단체가 매입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댐 건설을 막은 동강 제장마을 매입, 멸종위기종 먹이터를 보전한 임진강 두루미서식지 매입 등이 대표적이다.

(사진 한국내셔널트러스트)/뉴스펭귄
매화마름 (사진 한국내셔널트러스트)/뉴스펭귄

 

2. 지구하는 광고주

시민들이 뜻과 돈을 모아 정부나 사회에 목소리를 내는 광고도 할 수 있다. 최근 사례는 녹색연합이 진행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관련 신문광고다.

녹색연합은 중앙일보, 경향신문, 한겨레 종이신문 3월 15일자 1면에 “한일정상회담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철회를 요구하라”는 내용의 광고를 각각 실었다. 이는 시민 3020명이 모금한 결과물이다.

(사진 녹색연합)/뉴스펭귄
(사진 녹색연합)/뉴스펭귄

 

3. 그린워싱에 속지 않고 금융투자

친환경 기업에 이뤄지는 금융투자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효과적인 ‘지구투자’ 방법이다. 시민들은 돈의 흐름 변화로 기업과 은행에 메시지를 던질 수 있다.

문제는 시민들이 진짜 친환경 기업과 친환경인 척하는 그린워싱 기업을 구분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미국 은행 US뱅크(US Bank)는 투자할 때 그린워싱을 밝혀내기 위해 확인하면 좋은 사항들을 제시한다.

은행 측은 ‘친환경적인’ 혹은 ‘전부 자연유래’ 등 산업적 용어를 남발하진 않는지, 산이나 나무 등 환경에 좋다는 오해를 유발하는 그림을 플라스틱 용기에 그려 넣는 경우가 없는지, 수상 근거가 부족한 ‘환경제품 수상 이력’을 강조하진 않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의도적으로 공허한 단어를 써 제품을 과대광고하진 않는지, 친환경과 관련된 것으로 착각할 스티커나 라벨에 ‘수상 경력’을 써 붙이진 않는지, 100% 생분해성 혹은 100% 퇴비화 가능한 제품 등 유행어를 쓰지 않는지도 주의사항들이다.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국내에서는 기후솔루션 등 환경단체가 그린워싱 기업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투자를 시작하거나 더 하는 방법도 있지만, 온실가스 줄이기에 동참하지 않거나 생태계를 파괴하는 기업에 투자 철회를 하는 것도 지구투자가 될 수 있다. 또 연기금 등 공익을 추구할 의무가 있는 거대 투자자를 압박하는 단체에 참여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4. 뉴스펀딩

기후위기와 생태위기 시대에 언론은 많은 역할을 가진다. 기후위기와 멸종위기의 위험성과 현실을 알리고, 정부와 기업이 어떻게 대응하는지 전하는 일을 수행해야 한다. 생태학살의 현장을 찾고, 기후정의 실현을 위해 취약계층을 대변해야 한다.

뉴스펀딩은 언론사가 특정 주제를 취재하기 위해 필요한 비용을 시민들이 모아주는 새로운 형태의 투자다. 예를 들어 뉴스펭귄은 앞서 2022년 6월, 12월 두차례 뉴스펀딩으로 취재한 결과물을 보도한 바 있다. 2022년 6월에는 ‘멸종위기종 이주 그후’ 시리즈, 2022년 12월에는 ‘횟감된 멸종위기종’ 시리즈가 공개됐다.

수산시장 구석에서 아가미를 뻐끔거리고 있는 까치상어. (사진 본사DB)/뉴스펭귄
수산시장 구석에서 아가미를 뻐끔거리고 있는 까치상어 (사진 임병선 기자)/뉴스펭귄

펀딩을 한 독자는 암호화폐인 뉴스토큰과 NFT를 통한 기사의 소유권을 돌려받을 수 있었다. 매체 후원이라는 기존 방식과 마찬로 뉴스펀딩을 통해 독자들은 ‘기후 저널리즘’을 직접 지원할 수 있다. 

 

 

5. 지킨 만큼 돌려받기

농민이라면 정부가 제공하는 ‘지구투자’를 받을 수도 있다. ‘생태계서비스 지불제’를 통해서다. 생태계서비스 지불제란 특정인이 생태계 보전이 되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면 그만큼의 비용을 정부가 지원하는 것이다.

지불제를 통해 환경이 보전된 대표적인 사례는 전남 순천시와 강원 철원군에 있다.

순천시의 경우 겨울철 두루미가 추수를 마친 논에서 볍씨를 먹는 것을 고려해, 농민들이 수확을 마친 논에서 볏단을 빼지 않게 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농민들은 원래 볏단을 팔아 추가 수익을 올렸는데, 정부가 그 수익을 대신 지급한다.

철원군에서는 농약 중독으로 죽던 독수리를 위해 직접 먹이를 챙겨주는 단체들이 지불제의 혜택을 받고 있다.

강원 철원군에서 촬영된 독수리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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