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정부 "드론 날리는 생태학자 구해요", 이유는?

  • 임병선 기자
  • 2023.02.10 13:31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뉴스펭귄 임병선 기자] 호주 환경당국이 '생태학자 겸 드론조종사' 채용 공고를 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계획환경부서(이하 DPIE)는 ‘과학자 겸 드론조종사’라는 독특한 직무의 채용 공고를 구인구직 사이트 링크드인과 호주 정부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7일부터 게시하고 있다. 정확한 직책은 ‘생태학자 겸 드론조종사'다.

이번 DPIE가 구인하는 생태학자 겸 드론조종사 직책의 필수 자격요건은 환경과학과 같은 관련 학위, 드론조종사 면허, 운전면허증이다. 근무지는 시드니 서부이며, 연봉은 경력에 따라 9만7933호주달러(한화 약 8585만 원)부터 10만8202호주달러(약 9485만 원)가 지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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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IE가 생태학자 겸 드론조종사를 구하는 이유는 코알라 보전을 위해서다. 코알라는 IUCN 적색목록 '취약(VU, Vulnerable)종'으로 분류된 멸종위기종이며, 호주에만 서식하는 코알라는 뉴사우스웨일스가 주요 서식지다.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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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IE는 채용공고를 통해 “(우리가 구하는) 과학자는 뉴사우스웨일스 코알라의 현황을 기술적이고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일을 지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생태학자 겸 드론조종사는 드론을 통해 코알라 개체수, 출현 패턴 등을 평가하는 업무를 맡게 된다.

당국은 “코알라 과학의 우선순위는 우리의 코알라 프로젝트 전략을 설계하고 수행하는 것”이라며 “이는 2050년까지 뉴사우스웨일스 지역 코알라 개체수를 2배로 늘리는 일을 돕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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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호주에서는 드론을 통한 코알라 연구가 실제로 이뤄지고 있다. 열화상카메라를 장착한 드론을 날려 코알라를 직접 찾거나 배설물을 포착해 개체수를 파악하는 것이다. 코알라는 평소 체온이 높은 편이라 열화상카메라를 이용하면 주 먹이원인 유칼립투스 숲 속에서 움직임이 금방 파악된다.

코알라는 1999년 호주 내 멸종위기종으로 등재돼 보호를 받고 있다. 멸종 위협 요소는 서식지 파괴, 전염병 등이다. 

앞서 2019년 발생한 호주 산불로 인해 호주에 서식하는 많은 멸종위기종과 토착종이 죽거나 서식지가 사라졌고, 코알라도 같은 위험에 처한 상태다. WWF가 2020년 내놓은 연구에 따르면 호주 산불로 죽거나 치명상을 입은 코알라는 6만 마리 이상이다. 

이에 2022년 9월 호주 환경부 장관은 호주의 대표적 생물인 코알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 코알라 모니터링’ 계획을 발표하고 향후 4년 간 10만 달러를 투입하겠다고 선언했다.

호주 연방과학원(CSIRO)은 “좋은 과학은 좋은 보전의 핵심”이라면서 코알라 모니터링에 원주민 레인저, 드론 조사 등 새로운 방안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한편, DPIE 지원서 마감은 호주 기준 19일 오후 11시 55분(한국시간 19일 오후 9시 55분)까지며, 10일 오후 1시 링크드인 기준 33명이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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