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 전쟁 비극, 흑해 접경 돌고래 700마리 폐사

  • 이후림 기자
  • 2022.11.07 14:05
(사진 오데사저널 - Ivan Rusev)/뉴스펭귄
(사진 오데사저널 - Ivan Rusev)/뉴스펭귄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흑해연안 전체가 위기에 처했다.

지중해흑해고래류보호협정(ACCOBAMS)은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흑해연안에 서식하는 해양생물들이 큰 위협에 놓였다는 보고서를 최근 발행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개전 이후 불가리아, 루마니아, 터키,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흑해 접경 국가 해안에 서식하던 돌고래 700마리 이상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확인됐다. 좌초 주원인은 전쟁 소음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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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래 좌초현상은 개전 이후 두드러졌다. 전쟁 전 흑해 해안에서 이렇게 많은 돌고래가 떼로 죽은 채 발견된 사례는 없었다.

돌고래는 음파와 소리 반향에 의존해 주변을 탐색하고 동료와 의사소통하며 방향감각을 유지한다. 그러나 전쟁 소음으로 방향감각을 잃어 먹이와 길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돌고래 사체에서 별다른 외상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전문가들은 특히 러시아 흑해 함대 음파 장비에서 내보내는 강력한 저주파 신호가 돌고래들에게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 '반향위치측정'을 방해받은 돌고래들이 먹이를 찾지 못해 굶어죽거나 좌초했다는 것. 반향위치측정은 음파와 소리 반향을 이용해 주변 물체 위치를 알아내는 돌고래의 생존방식이다.

지난 7월 우크라이나 오데사주 국립자연공원에 떠밀려온 돌고래 사체 (사진 Ivan Rusev 페이스북)/뉴스펭귄
지난 7월 우크라이나 오데사주 국립자연공원에 떠밀려온 돌고래 사체 (사진 Ivan Rusev 페이스북)/뉴스펭귄

문제는 전쟁이 비단 돌고래뿐 아니라 해당 지역 연안에 서식하는 대부분 해양생물에게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점이다. 다만 심각한 위협에도 불구하고 관련 조사는 더디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해당 지역 곳곳에 설치된 지뢰 탓이다.

터키해양연구재단은 "해양오염 외에도 선박에서 나오는 소음, 저주파 소나는 해양생물, 특히 소리 반향에 의존하는 돌고래에게 심각한 위협이 된다"며 "특정 종뿐 아니라 흑해 해양생태계 전체가 심각한 전쟁 영향을 받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지중해 및 흑해에는 멸종위기에 처한 다양한 돌고래 종이 서식한다고 알려졌다. 이곳에 서식하는 코린트만참돌고래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위급(CR, Critically Endangered)' 종에 등재됐고, 흑해병코돌고래와 흑해쥐돌고래, 큰코돌고래 등은 '위기(EN, Endangered)'종에 등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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