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매장 내 일회용품 단속하나… 환경단체 “더이상 유예 안 돼”

  • 최나영 기자
  • 2022.09.06 10:18

환경운동연합, 한 달 간 ‘일회용컵 신고센터’ 운영 결과…
“한 달 여 간 약 카페 358건 제보받아”

(그래픽 환경운동연합)/뉴스펭귄
(그래픽 환경운동연합)/뉴스펭귄

[뉴스펭귄 최나영 기자] 환경부가 그동안 유예했던 식당‧카페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 단속을 오는 11월 재개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환경단체가 단속이 더 이상 유예돼선 안 된다고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6일 환경운동연합은 전국 카페들의 매장 내 일회용컵 사용 사례를 제보받는 ‘일회용컵 신고센터’를 운영한 결과, 지난달 4일부터 한 달 동안 제보 받은 카페가 358곳 달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번 조사는 <뉴스펭귄>이 지난 6~7월 전국 카페들의 매장 내 일회용컵 사용 현황을 구독자들과 시민모임 ‘컵가디언즈’와 함께 직접 1차로 조사한 것에 이어 후속으로 환경운동연합이 진행한 2차 조사다. 당시 1차 조사에서는 조사대상 카페 398곳 중 281곳인 71%가 다회용컵에 음료를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장 내 이용 고객에게 일회용컵 음료를 제공하는 매장은 29%(117곳)였다. <'매장 내 일회용컵 사용하는 카페 어디?' 기사 참조>

 

매장 내 일회용컵 사용 카페 ‘신고센터’ 운영 결과…
8월4일부터 한 달간 시민들 카페 358곳 제보해

뉴스펭귄 기자들은 기후위기와 그로 인한 멸종위기를 막기 위해 헌신하고 있습니다.
정기후원으로 뉴스펭귄 기자들에게 힘을 실어 주세요. 이 기사 후원하기

이번 환경운동연합 2차 조사에서는 매장 내 다회용컵 사용 카페 사례도 수집했던 1차 조사 때와 달리, 매장에서 일회용컵을 사용하는 카페에 대한 제보만 시민들에게 받았다. 한 달 동안 제보받은 매장 내 일회용컵 사용 카페는 전국 총 358곳이었다. 환경운동연합 측은 “컵 홀더를 일회용 종이컵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제보도 다수 들어왔다”며 “이를 고려해 봤을 때 실제 사용한 일회용컵은 더욱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이번 조사는 환경운동연합이 전국 20여개 지역 환경운동연합과 함께 진행했다.

(그래픽 환경운동연합)/뉴스펭귄
(그래픽 환경운동연합)/뉴스펭귄

제보를 받은 카페를 매장 규모별로 분류해 보면 개인카페가 55.2%(212곳), 지점 100개 이상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 44.8%(172곳)로 개인 카페가 10% 정도 더 많았다. 제보받은 카페 중 프랜차이즈 카페를 브랜드별로 분석해 보면 △메가커피 △투썸플레이스 △이디야 △공차 △컴포즈커피 순으로 많았다.

환경운동연합은 “대형 프랜차이즈의 경우 규제에 대한 본사 차원의 대응 매뉴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인 카페의 일회용컵 사용량과 크게 차이나지 않았다”며 “이는 프랜차이즈 본사가 지점들의 매장 내 일회용컵 사용에 대한 문제의식이 없으며, 제도 또한 제대로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이어 “대형 프랜차이즈에서조차 일회용컵 규제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은데 11월24일부터 적용되는 카페‧식당 일회용품 사용 제한 확대‧단속을 정부가 제대로 시행할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그래픽 환경운동연합)/뉴스펭귄
(그래픽 환경운동연합)/뉴스펭귄

환경부 “11월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 단속 재개 가능성 높아”
환경운동연합 “정부, 공식 입장 밝혀야 카페들 준비할 것”

환경운동연합은 매장 내 일회용컵 사용 카페가 이같이 많이 존재하는 원인으로 처벌 유예를 꼽았다. 앞서 정부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한시적으로 허용했던 식품 접객업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 제한을 올해 4월1일부터 다시 시행했다. 그러나 지도와 안내 중심으로 계도만 하고, 과태료 부과 등 처벌에는 계도기간을 뒀다.

지난 3월 안철수 당시 대통령인수위원회 위원장이 “일회용품 규제를 유예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한 것이 처벌 유예에 영향을 미쳤다. 환경단체들은 처벌 유예로 제도가 사실상 유명무실해 졌다고 비판하며 단속을 재개할 것을 촉구해 왔다.

정부는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제한 품목을 확대하는 11월24일부터 그동안 유예하던 단속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 관계자는 <뉴스펭귄>과의 통화에서 “당초 4월에 규제만 하고 처벌은 유예했던 것은 코로나19의 영향 때문이었다"라며 “확정한 것은 아니지만 11월24일에 단속을 재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사진 독자제공)/뉴스펭귄
(사진 독자제공)/뉴스펭귄

박정음 서울환경연합 활동가는 <뉴스펭귄>과의 통화에서 “매장 내 일회용컵 사용 규제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게 하려면 정부가 과태료 부과를 비롯한 단속을 하겠다는 입장을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며 “정부 입장이 나와야 대형 프랜차이즈를 포함한 카페들이 문제를 인식하고 그에 따른 준비와 대응을 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펭귄은 기후위험에 맞서 정의로운 해결책을 모색하는데 초점을 맞춘 국내 유일의 기후뉴스입니다. 젊고 패기 넘치는 기후저널리스트들이 기후위기, 지구가열화, 멸종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분투하고 있으며, 그 공로로 다수의 언론상을 수상했습니다.

뉴스펭귄은 억만장자 소유주가 없습니다. 상업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일체의 간섭이 없기 때문에 어떠한 금전적 이익이나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리의 뉴스에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뉴스펭귄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여러분의 후원을 밑거름으로, 게으르고 미적대는 정치권에 압력을 가하고 기업체들이 기후노력에 투자를 확대하도록 자극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적은 금액이라도 여러분의 소중한 후원은 기후위험으로부터 우리를 지키는데 크게 쓰입니다.

뉴스펭귄을 후원해 주세요. 후원신청에는 1분도 걸리지 않으며 기후솔루션 독립언론이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도록 만듭니다.

감사합니다.

후원하러 가기
저작권자 © 뉴스펭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