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기념우표 속 '멸종위기종' 돕는 기업은?

  • 성은숙 기자
  • 2022.06.05 16:02

멸종위기종 보존·보호·복원…기업이 힘 보태면 효과 커져

3일 우정사업본부가 발행한 2022년 '자연으로 돌아온 멸종위기 동물' 기념우표 (사진 성은숙 기자)/뉴스펭귄
3일 우정사업본부가 발행한 2022년 '자연으로 돌아온 멸종위기 동물' 기념우표 (사진 성은숙 기자)/뉴스펭귄

[뉴스펭귄 성은숙 기자] 과학정보통신기술부 우정사업본부가 '자연으로 돌아온 멸종위기 동물' 기념우표 2종을 지난 3일 발행했다. 이번에 선정된 야생생물은 따오기와 여우다. 모두 멸종위기 동물 복원사업의 성공적인 사례로 꼽히는 동물들이다. 

우정사업본부는 1994년부터 지금까지 멸종위기 야생생물을 주제로 한 우표를 꾸준히 발행하고 있다. 학술적으로 가치 있거나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을 보호하기 위한 취지로, 왕오색나비와 장수풍뎅이가 첫 주인공이었다.

이후 지금까지 기념우표에 등장한 멸종위기 야생생물은 ▲1995년 금개구리, 두꺼비 ▲1996년 남생이, 도마뱀 ▲1998년 사향노루, 수달, 반달가슴곰, 표범 ▲1999년 수리부엉이, 참수리, 붉은배새매, 매 ▲2000년 멸종위기 및 보호야생동식물 특별우표 4종 ▲2015년 늑대 ▲2016년 수달 ▲2017년 산양 ▲2018년 해양보호생물 (남방큰돌고래, 상괭이, 점박이 물범, 물개) ▲2019년 산호초(검붉은수지맨드라미, 연수지맨드라미, 자색수지맨드라미, 흰수지맨드라미) ▲2020년 해양보호생물(거머리말, 게바다말, 점해마, 복해마) ▲2021년 바다거북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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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우정사업본부는 홍보물을 통해 우표 속 동물들의 모습을 보며 멸종위기 동물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할 기회를 갖길 당부했다. 

환경의 날인 5일 <뉴스펭귄>은 우정사업본부가 발행해 온 기념우표 속 멸종위기 동물 중 일부를 기억하며, 해당 동물 보존·보호·복원에 지원한 기업의 활동 사례를 살펴봤다. 

 

삼성전자 반도체, 물 방류로 오산천 살려 수달에게 돌려줘
에쓰오일, 15년째 한국수달보호협회 후원

2016년 '멸종위기 동물' 수달 우표(사진 우정사업본부 보도자료 갈무리)/뉴스펭귄
2016년 '멸종위기 동물' 수달 우표(사진 우정사업본부 보도자료 갈무리)/뉴스펭귄

우정사업본부가 2016년에 발행한 멸종동물 기념우표 주인공은 수달. 
국립생태원에 따르면 수달은 짧은 네 다리와 발가락 사이에 물갈퀴를 가진 포유류로,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1급이다. 몸길이는 65~120cm, 몸무게는 5~14kg, 이빨은 36개다. 하천의 오염·황폐화, 모피를 노린 밀렵, 어망에 의한 폐사 등으로 개체 수가 크게 감소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수달을 지역 물 생태계의 건강성을 판단할 수 있는 지표종으로 보고하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은 기흥사업장 인근 오산천에 물을 방류하는 방식으로 수달 서식에 도움을 줬다. 오산천은 경기도 용인·화성·오산·평택시를 거쳐 서해로 흐르는 15km 길이의 국가하천이다. 한 때 수량이 부족한 건천으로 종종 악취가 발생하는 등 종 다양성이 떨어지는 곳이었지만, 삼성전자가 오랜 시간 오산천 생태계 복원을 위해 기흥사업장에서 정화한 대량의 물을 방류한 덕에 지금은 수량이 풍부한 곳이 됐다.

삼성전자는 2021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2007년부터 하루 평균 약 4.5만톤의 용수를 매일 방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달 25일 ‘세계 수달의 날’을 맞아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은 기흥사업장 인근 오산천에 서식하고 있는 수달의 영상을 공개했다. 

올해로 15년째 꾸준히 수달 보호에 앞장서는 회사도 있다. 종합 에너지회사 에쓰오일(S-OIL)은 2008년 5월 문화재청과 ‘천연기념물 지킴이’ 협약식을 체결한 이후 현재까지 매년 한국수달보호협회 등에 후원하고 있다. 협회 등에 전달된 후원금은 수달의 주요 서식지 보호, 먹이 및 보호 의약품 지원, 시민교육 등에 쓰인다.

한국수달보호협회 측은 "에쓰오일의 후원금은 대학생 활동단을 모집하고 교육·활동하는 데에 쓰인다"며 "기업이 멸종위기종에 관심을 가져주는 것은 민간단체 차원을 넘어 국가적으로도 크게 도움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 2년째 개구리 살리는 사다리 설치 

1995년 발행된 금개구리 특별우표(사진 한국우표포털서비스 갈무리)/뉴스펭귄
1995년 발행된 금개구리 특별우표(사진 한국우표포털서비스 갈무리)/뉴스펭귄

금개구리는 1995년 두꺼비와 함께 멸종동물 기념우표에 등장한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양서류다. 우리나라에만 서식하는 고유생물로, 경기도·경상남도·충청도·전라북도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몸길이는 3.5~6cm며, 주변 환경에 따라 다양하게 변하는 녹색·갈색 등의 등면과 황색 또는 금색의 배면이 특징이다. 농지는 줄어드는데 도로나 건물은 늘어나고, 산업화 등으로 인한 수질 오염이 심해지면서 서식지가 많이 파괴됐다.

(사진 시화호지속가능파트너십)/뉴스펭귄
(사진 시화호지속가능파트너십)/뉴스펭귄

이동통신사인 LG유플러스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금개구리를 비롯한 멸종위기종 양서류 보호에 나섰다. 이 회사의 임직원들은 지난해 11월과 올해 3월 두 차례에 걸쳐 환경운동연합 등과 함께 경기도 시흥·파주시, 충청남도 아산시, 경상남도 양산시 일대 농수로에 ‘개구리 사다리’를 설치했다.

개구리 사다리는 양서류가 깊고 미끄러운 시멘트 농수로나 우수관에 빠지더라도 죽지 않고 탈출할 수 있도록 설치하는 인공구조물이다. 영국 파충류협회 트레버 로즈 사무국장이 고안한 것으로 폴리에틸렌 섬유 메쉬와 금속 부품으로 구성됐다.  

한편 지난달 13일 충청북도 청주시에는 '청주시 소형동물 인공수로 폐사 및 동물 찻길 사고 저감 조례'가 제정됐지만, 대부분 강제성이 없는 임의규정이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참여형 프로그램으로 시민 인식 '쑤욱'

산호 기념우표 (사진 우정사업본부)/뉴스펭귄
산호 기념우표 (사진 우정사업본부)/뉴스펭귄

우정사업본부가 2019년 선보인 멸종위기 동물 기념우표에는 산호가 등장했다. 현재 우리나라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지정된 산호는 총 9종이며, 모두 2급 무척추동물이다. 대부분 제주도와 남해 청정해역에 분포하고 있다. 산호에서 서식·먹이 활동·번식 등을 하는 종이 많아 해양 생태계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다. 유엔 산하의 생물다양성과학기구(IPBES)는 2019년 보고서를 통해 많은 산호들이 지구온난화로 인해 죽거나 사라진다고 보고했다.

롯데월드는 해양생물 보전에 대한 시민 인식을 높이기 위해 전시·참여형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은 올해 3월  '보호 해(海) 캠페인'을 열어 제주바다의 산호를 소개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해 해양 생태계 속 산호의 중요성과 멸종 위기에 처한 현실 등을 알리기도 했다. 이 캠페인은 지난해 7월 바다거북, 물범 등을 포함해 멸종위기에 놓인 다양한 해양생물의 처지를 알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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