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때문에 우울" 주된 불안감은?

  • 이후림 기자
  • 2022.05.09 17:34
(사진 본사DB)/뉴스펭귄
(사진 본사DB)/뉴스펭귄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미래세대에 대한 걱정'이 기후위기로 인한 주된 불안감이라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멸종위기·기후위기 전문매체 뉴스펭귄은 지난 4월 1일부터 이달 8일까지 '기후위기의 어떤 점 때문에 불안, 우울, 심리적 고통 등을 겪어 보셨나요?'를 주제로 자체 설문조사 '핑크펭귄폴'을 진행했다.

핑크펭귄폴은 시민들의 환경 인식을 조사하기 위해 뉴스펭귄이 매달 추진하는 설문조사 플랫폼이다. 뉴스펭귄 홈페이지 메인 화면 하단에서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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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회차를 맞은 이번 설문조사는 '기후위기 불안감'을 주제로 진행됐으며 시민 총 118명이 참여했다. 

투표 결과 참여자 50%(59명)가 ▲미래세대에 대한 걱정이 가장 앞선다는 응답을 선택했다. ▲재해 피해 우려(33.1%), ▲경제적 격차 심화(11%), ▲기타(4.2%), ▲성별 격차 심화(1.7%)가 우려된다는 답변이 뒤를 이었다.

'기타'를 선택한 참여자 사이에서는 '식량난'을 향한 불안감이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다. 기후위기를 안일하게 생각하는 일부 시민들의 태도가 가장 답답하고 우울하다는 답변도 나왔다.

 핑크펭귄폴 투표 결과 (사진 뉴스펭귄 공식 홈페이지)/뉴스펭귄
 핑크펭귄폴 투표 결과 (사진 뉴스펭귄 공식 홈페이지)/뉴스펭귄

최근 전 세계는 기후위기로 인한 이상기후, 재해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빈발하는 기후재난으로 많은 사람들이 두려움을 느낄 뿐 아니라 조여오는 불안감 탓에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할 정도다.

그간 추측성 개념으로만 여겨진 심리적 영향 '기후불안', '기후슬픔' 등이 최근 심리치료 영역으로서 본격적으로 자리 잡기도 했다. 심지어 기후불안이 현시대 주류용어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기후 관련 심리학 분야는 빠른 확장세를 보이고 있고 전문가들은 불안을 치료하는 다양한 접근방식을 모색 중이다.

핑크펭귄폴 투표에서 과반수를 얻은 것과 같이 기후위기로 인한 미래세대를 향한 불안감은 출산율 저하 등 사회적 문제로 직결됐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UCLA) 연구진 조사결과에 따르면 기후위기에 대한 불안감은 특히 출산율 저하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곳곳에서 일어나는 기후재앙을 몸소 경험하면서 아이를 낳는 데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증가하기 시작한 것.

이들은 인구증가로 기후위기가 심화될 것과 태어날 자녀가 겪어야 할 극단적인 기상현상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클립아트)/뉴스펭귄
(사진 클립아트)/뉴스펭귄

기후위기는 눈에 보이는 재난뿐 아니라 자라나는 미래세대 정신건강에도 악영향을 끼친다고 알려졌다. 심화하는 대기오염으로 인한 오존(O3) 노출이 청소년 우울 증상 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으며 10개국 16~25세 사이 1만 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45%가 "기후에 대한 걱정이 일상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기후불안 개념을 초기에 언급했던 미국 우스터대학교 심리학 및 환경연구과 수잔 클레이튼 교수는 "(기후불안으로 인한) 젊은이들의 자신감 타격은 핵전쟁 같은 이전 위협보다 더 심각해 보인다"고 우려했다.

기후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촉구하며 스스로 목숨을 저버리는 일부 기후운동가도 나타났다. 지구의 날인 4월 22일 한 미국인 기후운동가가 미국 대법원 건물 앞 계단에서 스스로 몸에 불을 지른 사건이 발생했으며 2018년 기후운동가이자 변호사였던 60세 남성은 화석연료 사용에 항의하기 위해 분신해 사망했다.

사람들을 불안에 떨게 하는 기후위기발 재해소식은 하루가 멀다 하고 전 세계 곳곳에서 끊이지 않고 있다. 이상기후로 인한 환경재난은 매년 증가하고 있을뿐더러 점점 그 정도가 심화하고 있다. 

(사진 클립아트)/뉴스펭귄
(사진 클립아트)/뉴스펭귄

동식물이 죽어나가고 시민들 역시 열사병으로 인한 사망 위험에 한발 다가갔으며 비교적 환경재해에서 안전하다고 여겨졌던 부국 역시 잦아지고 심화되는 홍수, 가뭄, 화재 등으로 직접적인 타격을 받기 시작했다.

다만 기후위기는 그간 부국보다는 빈국에 더욱 가혹했다. 따라서 심화하는 기후위기와 함께 벌어지는 경제적 격차는 점점 심각한 수준으로 악화되고 있다.

현재 마다가스카르는 세계 최초 분쟁이 아닌 기후에 의해 주도되는 기근을 겪고 있으며 아프리카 동북부 국가 아이들은 물 부족으로 생존을 위해 학교를 중퇴하고 음식과 물을 찾아 떠돌거나 조혼에 내몰리고 있다. 기후위기에 가장 적게 기여한 이들이 기후위기 직격탄을 먼저 짊어진 셈이다.

지구가 뜨거워지고 해수면이 상승함에 따라 현대판 '노아의 방주' 해상도시를 지으려는 움직임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해안지대에 거주하는 전 세계 인구 30%(약 24억 명)가 기후위기로 침수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유엔해비타트와 해상도시 개발기업 오셔닉스가 추진하는 세계 최초 해상도시로는 한국 부산광역시가 낙점돼 2023년 건설이 시작될 예정이다.

멀게만 느껴졌던 기후위기발 재앙이 각국에서 흔하게 일어나는 사건 혹은 직접 겪는 재난으로 현실화되면서 기후위기로 인한 실존적 공포감은 전 세계적으로 최고조에 달한 상태다. 심각한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는 사람들은 비단 불안감뿐 아니라 상실감과 무력감, 분노, 죄책감, 수치심, 심지어는 외로움까지 느낀다고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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