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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희생된 동물들 기억하는 '보라색 양귀비의 날'

2024. 02. 23 by 이수연 기자
보라색 양귀비. (사진 National Army Museum Waiouru 유튜브 캡처)/뉴스펭귄
보라색 양귀비. (사진 National Army Museum Waiouru 유튜브 캡처)/뉴스펭귄

[뉴스펭귄 이수연 기자] 오는 2월 24일은 전쟁에 희생된 모든 동물을 기념하는 '보라색 양귀비의 날'이다. 붉은 양귀비가 전쟁 희생자를 상징한다면, 보라색 양귀비는 전쟁 중에 사망한 동물을 의미한다.

기존 호주에서 기념했던 '보라색 양귀비의 날'은 올해부터 영국, 뉴질랜드, 미국, 캐나다, 프랑스 등에서도 기념한다. 뜨개로 만든 보라색 양귀비나 보라색 초를 켜는 방식이다.

실제 말, 당나귀, 개, 비둘기, 코끼리, 돌고래 등이 전쟁에 동원됐다. 돌고래는 바닷속 지뢰를 감지하는 도구로, 비둘기는 통신수단으로 사용됐다. 기병은 군마에 탄 채로 전투에 나갔으며, 당나귀와 코끼리는 군수품을 옮기는 수단으로 쓰였다. 군견은 폭발물을 탐지하거나 적진에 대신 들어가는 역할 등을 수행해왔다.

전쟁에 동원됐다가 살아남은 동물들의 이후 삶도 녹록지 않다. 중일전쟁에 동원된 코끼리 13마리 중 살아남은 7마리는 전쟁이 끝난 1946년부터 기념비 건립 공사와 서커스에 투입됐다. 영국에선 2002년부터 15년간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등 전쟁에서 사람들의 목숨을 살려온 군견 1042마리가 안락사됐다. 

1943년 일본군에 포획돼 중일전쟁에 동원됐다가 살아남은 코끼리 '린 왕' (사진 위키피디아)/뉴스펭귄
1943년 일본군에 포획돼 중일전쟁에 동원됐다가 살아남은 코끼리 '린 왕' (사진 위키피디아)/뉴스펭귄

국내에선 2010년부터 2015년까지 퇴역 군마 7마리가 대학 수의과 등에 실험용 동물로 기증돼 논란을 빚었다.

수잔 오스본 전쟁말기념관 설립자는 “전쟁 중에 목숨을 잃은 수천만 마리의 동물 덕분에 우리가 자유를 누릴 수 있지만 여전히 전쟁에 연루되거나 버려지는 동물이 많다”며 "이제는 고마워할 때"라고 BBC와 인터뷰에서 말했다.

전쟁에 동원된 동물뿐 아니라 전쟁지역에 사는 동물들도 부상, 스트레스, 식량 부족 등으로 고통받는다. 현재 이스라엘 폭격을 당하는 가자지구 남부 라파동물원 측은 "원숭이 네 마리가 죽었고 남은 원숭이는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상태"라며 "전쟁 이후 동물원이 문을 닫으면서 동물들이 굶주리거나 죽어가고 있다"고 AFP통신에 말했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폭격 이후 라파동물원에 들어와 사는 피난민들과 관리 부족으로 병든 원숭이. (사진 AFP News Agency 유튜브 영상 캡처)/뉴스펭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폭격 이후 라파동물원에 들어와 사는 피난민들과 관리 부족으로 병든 원숭이. (사진 AFP News Agency 유튜브 영상 캡처)/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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