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Q

멕시코, 투우 재개 논란..."소 고문, 문화도 예술도 아냐"

2024. 01. 29 by 이후림 기자
황소와 투우사. (사진 MarcusObal - 위키피디아)/뉴스펭귄
황소와 투우사. (사진 MarcusObal - 위키피디아)/뉴스펭귄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멕시코에서 동물학대 논란으로 중단됐던 투우가 다시 시작됐다.

세계 최대 투우장으로 꼽히는 멕시코시티의 플라사멕시코(Plaza México)에서 2년 가까이 중단됐던 투우가 28일(현지시간) 재개됐다. 멕시코 대법원이 투우 금지를 명령했던 2022년 5월 이후 약 1년 반 만이다. 당시 법원은 투우가 폭력 없는 건강한 환경에서 거주할 멕시코시티 주민들의 권리를 침해한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법원은 이후 1년 반 만에 전국투우사육협회를 대표하는 변호사의 주장을 받아들이면서 판결을 뒤집었다. 투우경기를 찬성하는 사람들은 이 문제가 단순 동물복지에 관한 것이 아니라 권리와 자유의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전국투우사육협회에 따르면 멕시코에서 투우 산업 연간 매출액은 4억 달러(약 5300억원)에 달한다. 엄청난 매출은 동물학대 논란에도 불구하고 투우 경기를 재개한 원인으로 지목됐다.

약 2년 만에 첫 경기에 입장한 투우사는 멕시코에서 가장 유명한 투우사 호셀리토 아다메(Joselito Adame)였다. 투우장을 찾은 관중들은 "피에스타 브라바(Fiesta Brava·투우)"를 연호하며 경기 재개를 환영했다. 첫 황소가 경기장에 들어서자 일부 관람객은 "자유 만세"라고 외치기도 했다.

반면 경기장 밖에서는 300여명이 모여 반대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살인자, 광장은 무너질 것", "투우는 사디즘", "소를 고문하는 건 예술도 문화도 아니다"라며 경기 재개를 비판했다.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투우는 일부 중남미 국가에서 수천년 동안 이어져 내려오면서 자리 잡은 전통오락이지만, 현대에 들어 동물학대를 이유로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각 지역마다 진행 방식에는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투우경기에 투입되는 황소는 24시간 동안 빛이 완전히 차단된 곳에 갇혀있다 갑자기 빛과 군중이 있는 장소로 내보내진다. 투우사는 소를 일부러 흥분시키고 조롱한 뒤 등에 작살과 창을 꽂아 서서히 죽인다.

국제동물보호단체 휴메인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HSI)에 따르면 매년 황소 약 25만 마리가 투우 경기장에서 죽임을 당한다. 투우는 멕시코를 비롯해 스페인, 프랑스, 포르투갈, 콜롬비아, 베네수엘라, 페루, 에콰도르 등 8개국에서 합법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기사 댓글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