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속 '글리터'도 미세플라스틱, 과학자들이 해결했다

  • 임병선 기자
  • 2021.11.13 00:00
빛의 삼원색인 파랑색, 초록색, 빨강색 생분해성 글리터 (사진 Benjamin Droguet)/뉴스펭귄

[뉴스펭귄 임병선 기자] 과학자들이 미세플라스틱 글리터를 대체하는 생분해성 글리터 대량 생산법을 찾아냈다.

반짝거리는 입술, 눈가를 연출하는 데 쓰이는 화장품 속 글리터, 사실 매우 작은 플라스틱 소재로 이뤄졌다. 글리터가 포함된 화장을 씻어내면 하수로 바로 흘러들어 가 미세플라스틱으로 작용한다.

케임브리지대(University of Cambridge) 연구진은 염료를 쓰지 않고 무독성·식물성·생분해성 글리터를 대량 생산하는 법을 찾아냈다고 11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들이 만든 글리터의 주 재료는 식물과 과일, 채소의 세포벽을 구성하는 셀룰로오스다. 과학자들이 만든 생분해성 글리터는 별도의 염료가 필요 없고, 기존에 쓰던 펄프 생산 기계만 있으면 제작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뉴스펭귄 기자들은 기후위기와 그로 인한 멸종위기를 막기 위해 헌신하고 있습니다.
정기후원으로 뉴스펭귄 기자들에게 힘을 실어 주세요. 이 기사 후원하기

연구진은 셀룰로오스 글리터로 미세플라스틱 글리터를 대체하면서 염료 사용을 없앨 수 있다고 밝혔다. 이들 설명에 따르면 유럽 화장품 업계에서 사용하는 글리터만 해도 매년 약 5500t이며 이는 거의 대부분 미세플라스틱으로 작용하게 된다. 

연구진은 목재 펄프에서 셀룰로오스를 추출해 필름 형태로 만든 다음, 가라앉히고 건조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필름에 착색을 유도한다. 필름은 마치 곤충 몸이 여러 가지 빛깔로 비추는 듯한 색을 갖게 된다. 이 셀룰로오스 필름을 기존 글리터 입자 크기만큼 작게 분쇄하면 생분해성 글리터가 제조된다.

연구진은 기존 글리터는 만들 때 800℃ 이상 가열이 필요한 반면, 이와 같은 공정이 필요 없는 생분해성 글리터 제작에 훨씬 적은 에너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진 Benjamin Drouguet)/뉴스펭귄

연구진은 생분해성 글리터를 만드는 방법을 추후 상업적으로 이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구에 참여한 실비아 비뇰리니(Silvia Vignolini) 케임브리지대 화학과 교수는 "기존 글리터나 염료는 토양과 바다에 흘러들어 가 오염에 기여한다"며 "이번 개발한 제품이 화장품 산업에 혁명을 일으킬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2017년 세안제나 스크럽 등 세정제 속 미세플라스틱인 마이크로비즈 사용이 금지됐으며, 2021년부터는 섬유유연제 속 마이크로비즈도 규제됐다. 그러나 립스틱, 아이섀도 등 색조화장품에 사용되는 미세플라스틱 글리터는 금지 대상이 아니다.

(사진 Benjamin Drouguet)/뉴스펭귄

뉴스펭귄은 기후위험에 맞서 정의로운 해결책을 모색하는데 초점을 맞춘 국내 유일의 기후뉴스입니다. 젊고 패기 넘치는 기후저널리스트들이 기후위기, 지구가열화, 멸종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분투하고 있으며, 그 공로로 다수의 언론상을 수상했습니다.

뉴스펭귄은 억만장자 소유주가 없습니다. 상업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일체의 간섭이 없기 때문에 어떠한 금전적 이익이나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리의 뉴스에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뉴스펭귄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여러분의 후원을 밑거름으로, 게으르고 미적대는 정치권에 압력을 가하고 기업체들이 기후노력에 투자를 확대하도록 자극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적은 금액이라도 여러분의 소중한 후원은 기후위험으로부터 우리를 지키는데 크게 쓰입니다.

뉴스펭귄을 후원해 주세요. 후원신청에는 1분도 걸리지 않으며 기후솔루션 독립언론이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도록 만듭니다.

감사합니다.

후원하러 가기
저작권자 © 뉴스펭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