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기후위기 막을 수 있다' 세계 공동 연구팀이 내놓은 연구

  • 남주원 기자
  • 2021.11.05 11:57
(사진 사이언스지·기후솔루션)/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주원 기자] 전 세계 각국이 선언한 탄소중립 및 온실가스 목표가 이뤄지면 최악의 기후위기는 막을 수 있다는 희망적인 보고서가 발표됐다. 

이 같은 내용은 미국 퍼시픽연구소(PNNL)와 미국 환경청(EPA)을 비롯해 전 세계 4개국 팀이 공동 연구한 것으로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5일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에 정확하고 과학적인 데이터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 2년 동안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 각 국가의 탄소중립 및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반영해 기후위기에 미치는 영향을 확률론적으로 측정함으로써 각국 정책 수립에 도움을 제공하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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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영국·독일·오스트레일리아 4개국 연구팀이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세계 각국이 약속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면 21세기 말 온도변화가 섭씨 4도를 넘어설 확률은 0에 가깝게 줄어들었다. 

2도 미만으로 기온 상승이 통제될 확률은 34%로 예측됐다. 이는 6년 전 파리 기후협정에서 제출된 감축목표를 종합, 분석했을 당시 예측치 8%에 비해 매우 증가한 수치다. 

자연과학분야 전문 학술지인 사이언스지에 정책학분야의 논문이 실리는 일이 이례적인 만큼, 이번 연구는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기후위기를 막을 수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뒷받침하는 객관적인 데이터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미국 퍼시픽연구소 정책학자이자 이번 논문 교신저자인 전해원 박사는 “최근 세계 각국의 탄소중립목표가 쏟아져 나옴에 따라 기존에 우려하던 섭씨 4도 이상 최악의 기후변화가 일어날 확률은 거의 없어졌다"라며 "그러나 1.5도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더 강화된 감축목표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계 각국의 강화된 온실가스 목표는 기후변화에 제동을 거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목표를 정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실질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전 세계 각국의 감축목표 수립 및 탄소중립 정책이 최악의 기후변화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측정했다는 데 의의가 있으며, 평균 기온 상승 1.5도 제한에 도달하려면 더 강화된 감축목표가 필요하다는 것을 통합적으로 분석해냈다. 

(사진 사이언스지·기후솔루션)/뉴스펭귄

전 박사는 대한민국의 기후위기 정책에 대해 “한국은 개발도상국도 아니고 선진국도 아닌, 기후변화의 대응에 있어서는 흔치 않은 위치에 있는 나라”라며 “선진국은 온실가스 감축에 적극적이고 개발도상국은 아직 이에 대한 대응이 미진한데, 한국은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이 된 나라로 다른 개발도상국의 모범이 되고 있는 나라”라고 평가했다.

한국이 기후 대응에 어려운 점이 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전화위복의 기회'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효과적인 기후변화 대응책을 펼치기에 한국은 어려움도 많다. 무엇보다도 풍력, 태양광, 탄소저장(CCS) 등 온실가스를 감축하기 위한 신재생에너지 등 자원이 부족하다”라며 “그러나 한국에 화석연료가 없다는 것이 오히려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서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화석연료를 덜 쓰더라도, 화석연료를 많이 갖고 있는 나라에 비해 한국은 잃을 것이 많지 않은 나라다. 그러한 면에서 한국도 석탄발전을 시급히 중단하고, 신재생에너지와 에너지효율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전해원 박사는 사이언스, 네이처를 비롯한 유수의 과학저널에 50편 이상 기후위기 논문을 게재하며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권위자로 평가받는다. 현재 사단법인 기후솔루션에서 한국 기후정책에 대한 자문도 맡고 있다. 

기후솔루션 한가희 연구원은 “한국이 탄소중립 목표를 선언하고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강화했지만 여전히 기후대응 수준이 매우 불충분하다는 국제사회의 평가를 받고 있다”라며 “한국은 화석연료 퇴출 시기를 앞당기고 재생에너지 확대를 통해 보다 강화된 온실가스 감축을 이행함으로써 2도 목표 달성에 기여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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