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주범' 11대 기업 "대망의 1위는?"

  • 남주원 기자
  • 2021.10.26 14:00
경상북도 포항시 포스코역사박물관 야외전시장에 있는 구 삼화 제철소 고로 (사진 포스코 공식 인스타그램)/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주원 기자] 국내 대기업 11곳이 내뿜는 온실가스가 국가 전체의 3분의2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악당'이라 불러 마땅한 이들 대기업들이 국내 기후위기 대응에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녹색연합은 국가 온실가스종합관리시스템에 공개된 자산총액 기준 상위 10대 그룹과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 등 모두 11개 기업집단의 온실가스배출량을 분석한 결과를 26일 공개했다.

10대그룹은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롯데 포스코 한화 GS 현대중공업 농협 등이다. 분석에 사용된 배출량은 지난해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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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결과에 따르면 10대 그룹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국내 전체 배출량의 36%에 달한다. 여기에 한전을 포함하면 배출량 기여비율은 거의 80% 이상 늘어 전체배출량의 64%를 차지한다.

녹색연합은 그동안 개별 업체나 사업장별로 공시되던 온실가스 배출량 정보를 그룹사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통계분석했다고 밝혔다. 

주요 그룹들은 경영상 주요한 결정을 그룹차원에서 내리고 해당 계열사를 넘어 협력업체 및 경쟁업체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러한 점을 고려했을 때 기후위기 대응과 온실가스 감축에 있어서도 개별 기업뿐만 아니라 그룹 차원에서 노력이 필요하며, 그룹 최고경영진의 책임이 강조돼야 하는 상황이다.

그룹사별 온실가스 배출량 현황. 배출량 높은 순이며 한국전력공사는 공기업집단이므로 별도 색깔 표시됐다. 녹색연합은 올해 6월 환경부가 발표한 잠정배출량 6억4860만t을 기준으로 국내배출량 기여도를 산정했다 (사진 녹색연합)/뉴스펭귄

10대 그룹 중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높은 그룹은 포스코로, 국내 총배출량의 13%를 차지했다. 포스코는 '기후악당'의 오명을 벗기 위해 올들어 부쩍 ESG경영에 애쓰는 모양새다.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주요 4대 그룹의 배출량 비중은 14.7%로, 전체 그룹 중에서도 상위권에 포진돼 있다. 이 4개 그룹은 거의 모든 섹터에 계열사들이 있어 국내 경제에 지대한 영향력을 끼치는데, 온실가스 배출량도 높다는 점이 확인됐다.

최다배출기업들의 업종을 보면 ▲철강(포스코, 현대제철) ▲정유(GS칼텍스, SK에너지, 현대오일뱅크) ▲석유화학(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토탈) ▲반도체(삼성전자) 등이다.

공기업인 한전을 포함한 전력그룹사의 배출량 비중은 28%로, 5개 발전자회사가 배출량 대부분을 차지했다. 탄소집약도가 높은 석탄발전이 한전의 주요 사업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포스코 등과 함께 동해안에 신규석탄발전을 건설중이다.

한전은 공시대상기업집단에서 제외됐지만 지난해 기준 자산총액 4위 수준이기도 하다. 

한전을 포함한 이들 대기업들은 그룹 차원에서 ESG경영을 적극 실천한다고 홍보하지만, 온실가스배출량은 크게 줄지 않고 있다. 따라서 보다 적극적으로 탄소배출 저감기술을 개발해 적용하거나, 탄소발자국을 상쇄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실천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녹색연합 이다예 활동가는 “그룹별 배출량 통계를 통해 소수 기업집단의 배출 책임이 막중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라며 "특히 배출량이 많은 그룹의 경우 개별 기업 뿐만 아니라 그룹 차원의 탄소중립 계획과 온실가스 배출량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실이 이런데도 최근 2030감축목표와 2050탄소중립시나리오와 관련해 쏟아지는 기업들의 불만은 이해하기 어렵다. 소수의 기업이 이윤을 사유화하면서, 공공재인 기후에 미친 막중한 책임을 외면하는 것은 결코 정의롭지 못하다”면서 "정부는 기후위기 책임이 큰 기업들에 대한 강력한 규제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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