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을 해치지 않고 마시는 '세포배양 커피'
숲을 해치지 않고 마시는 '세포배양 커피'
  • 임병선 기자
  • 승인 2021.10.2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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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VTT)/뉴스펭귄
(사진 VTT)/뉴스펭귄

[뉴스펭귄 임병선 기자] 커피 산업의 환경 파괴 문제와 기후위기 영향을 극복하기 위해 '대체 커피(Alternative Coffee)'가 등장하고 있다. 그중 세포를 배양해 만든 '세포배양 커피', 식물 폐기물을 분자 단위로 변환한 '분자 커피'가 눈에 띈다.

배양된 커피 세포와 로스팅을 마친 커피 세포 (사진 VTT)/뉴스펭귄
배양된 커피 세포와 로스팅을 마친 커피 세포 (사진 VTT)/뉴스펭귄

핀란드 국가기술연구소(이하 VTT)는 '세포배양 커피' 첫 번째 시험 생산에 성공했다고 5일(이하 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세포배양 커피는 기존 커피 재배· 과정을 생략하고, 세포를 배양해 커피를 생산한다.

커피 음료로 제작 후 냄새를 맡아보는 연구원 (사진 VTT)/뉴스펭귄
커피 음료로 제작 후 냄새를 맡아보는 연구원 (사진 VTT)/뉴스펭귄

VTT는 커피나무 잎에서 세포를 추출하고, 이 세포를 영양분을 공급하는 액체가 든 생물반응기(Bioreactor) 속에서 배양한다. 연구원들은 주기적으로 커피 세포 배양액 냄새를 맡으면서 상태를 확인한다. 배양한 세포를 적절한 시기에 꺼내 로스팅 과정·음료 추출 과정을 거치면 커피 음료로 거듭난다. VTT 측은 이렇게 제작한 세포배양 커피를 시음한 결과, 기존 커피와 맛과 향이 같았다고 밝혔다. 

커피나무 잎에서 세포를 추출하는 과정 (사진 VTT)/뉴스펭귄
커피나무 잎에서 세포를 추출하는 과정 (사진 VTT)/뉴스펭귄
생물반응기 (사진 VTT)/뉴스펭귄
생물반응기 (사진 VTT)/뉴스펭귄

세포배양 커피는 실험실 환경에서 자라기 때문에 살충제가 필요 없고, 비료와 물 사용량이 적다. VTT는 4년 내 유럽과 미국에서 규제 승인을 얻어 세포배양 커피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사진 VTT)/뉴스펭귄
(사진 VTT)/뉴스펭귄
(사진 VTT)/뉴스펭귄
(사진 VTT)/뉴스펭귄

세포 배양이 아닌 분자 단위로 성질을 변화시킨 '분자 커피(Molecular Coffee)'는 이미 시장에 나와 있다.

지난달 21일에는 미국 스타트업 아토모(Atomo)가 식물 폐기물의 화학적 구성을 바꿔 만든 커피 음료 '아토모 커피 분자 콜드브루(Atomo Coffee Molecules Cold Brew)'를 출시했다. 아토모는 대추열매 추출액, 치커리 뿌리, 포도 껍질 등을 볶고 갈아서 커피 생두와 같은 성분의 화합물로 변환하는 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한다. 

(사진 Atomo Coffee)/뉴스펭귄
(사진 Atomo Coffee)/뉴스펭귄

분자 콜드브루는 총 2가지 맛으로 출시됐다. 코코아, 블랙베리와 같은 검은색 과일 맛, 훈연향이 풍기는 클래식 로스트(Classic Roast)와 카라멜라이징된 향이 특징인 울트라 스무스 로스트(Ultra Smooth Roast)가 있다. 출시 당시 한정 물량이 판매됐으며 현재는 구매할 수 없는 상태다. 

(사진 Atomo Coffee)/뉴스펭귄
(사진 Atomo Coffee)/뉴스펭귄

아토모에 따르면 분자 커피 생산에는 밭이 필요 없어 기존 커피 생산 방식에 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93%, 물 사용량을 94% 줄일 수 있다. 게다가 아토모 커피 생산에는 버려지는 물질 98%가 활용된다.

아토모는 현재 하루 1000명 분 커피 생산 시설을 갖추고 있다. 업체 측은 1년 뒤에는 생산 가능한 물량을 하루 1만 명 분, 2년 후에는 30만 명 분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사진 Atomo Coffee)/뉴스펭귄
(사진 Atomo Coffee)/뉴스펭귄
(사진 Atomo Coffee)/뉴스펭귄
(사진 Atomo Coffee)/뉴스펭귄

미국 식품 스타트업 컴파운드 푸드(Compound Food)는 식품공학을 이용해 재배, 가공, 발효, 로스팅 등 기존 커피 생산 과정이 필요 없는 '커피콩 없는 커피'를 개발 중이라고 지난달 1일 밝혔다.

이처럼 커피 업계에서 대체품이 개발되고 있는 이유는 커피 산업이 일으키는 환경오염이 심각하고, 기후위기에 따라 기존 커피 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커피 재배는 주로 아프리카, 남미, 인도네시아 등지의 숲을 벌목하고 개간한 밭에서 이뤄진다. 커피 열매 껍질을 까고 과육을 씻어내는 과정에서는 많은 물이 필요하다. 숲을 개간하면서 조류나 야생동물의 서식지가 사라지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 숲을 일부 남기는 방식으로 커피를 재배하는 '버드프렌들리(Bird Friendly)' 농법이나, 환경 파괴를 줄이려는 유기농법을 활용하는 곳도 있다. 하지만 이를 적용하는 기업이나 농장은 매우 제한적이다. 

또한 기후위기로 재배 환경이 변하면서 기존 재배지가 사라지고, 작물 종이 적응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버드프렌들리 커피 제품 (사진 Birds & Beans)/뉴스펭귄

한편, 국제적으로 커피 명칭에 커피나무에서 수확한 열매를 가공한 것이라는 제한이 없는 상태다. 때문에 대체 커피들도 제품에 커피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있다.

화학이나 생명공학을 이용해 식품 생산 방식을 개혁하는 식품공학이 활용되는 분야가 빠르게 늘고 있다. 앞서 참나무통에서 20년~30년 동안 숙성시킨 고급 위스키나 와인 등에서 맛볼 수 있는 참나무향을 분자 단위에서 재현한 식품 첨가물이 개발되기도 했다.

멸종위기종 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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