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워지는 바다, 과학자들이 예측한 플랑크톤의 미래

  • 임병선 기자
  • 2021.10.18 11:50
(사진 Matt Wilson/Jay Clark, NOAA NMFS AFSC. - 위키미디어 커먼스)/뉴스펭귄

[뉴스펭귄 임병선 기자] 지구가열화(지구온난화)로 인해 바닷속 플랑크톤 개체수와 서식지 등이 급변하면서, 해양생태계와 어업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스위스취리히연방공과대(ETH Zurich)는 15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 지구가열화에 따라 바닷속 플랑크톤 개체수와 서식지 등이 크게 변한다는 예측 결과를 발표했다.

플랑크톤은 바닷속에서 서식하는 작은 유기체다. 크게 식물성 플랑크톤(Phytoplankton)과 동물성 플랑크톤(Zooplankton)으로 나뉘는데, 식물성 플랑크톤은 광합성을 이용해 살아가며 동물성 플랑크톤은 식물성 플랑크톤 등 유기물을 먹고 살아간다. 이중 동물성 플랑크톤은 해양생물의 기초 먹이원이 된다. 고래의 주 먹이인 크릴도 동물성 플랑크톤 일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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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미래 해양 수온이 상승하면서 식물성 플랑크톤과 동물성 플랑크톤 모두 개체수와 종 다양성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진은 열대나 아열대 지역에 서식했던 플랑크톤은 뜨거워진 바다를 떠나 극지 바다로 이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바닷물이 25℃가 넘는 해역에서는 식물성 플랑크톤이 증가하는 반면 동물성 플랑크톤은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진이 플랑크톤 860마리 이상을 대상으로 시뮬레이션한 결과, 식물성 플랑크톤은 북극해를 제외한 모든 바다에서 16%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동물성 플랑크톤은 열대 지방에서 개체수가 약간 감소하고 온대와 아한대 지역에서는 증가하며, 종 구성의 40% 가량이 변화할 것으로 예측됐다.

연구 주 저자인 파비오 베네데티(Fabio Benedetti) 박사는 "일부 해역에서 플랑크톤 종이 늘어나 긍정적인 상황으로 보일 수 있지만, 고위도 해역에서 체계가 잘 잡힌 해양생태계 존재와 기능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왼쪽 플랑크톤 개체수 변화와 오른쪽 플랑크톤 종 다양성 변화를 나타낸 자료 (사진 Fabio Benedetti, Meike Vogt, Urs Hofmann Elizondo, Damiano Righetti, Niklaus E. Zimmermann & Nicolas Gruber)/뉴스펭귄

크기 별로는 작은 플랑크톤 종이 크게 늘어나 큰 플랑크톤 종을 대체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양 수온이 높아지면 바닷속 서식 환경이 큰 종에 비해 작은 종에 더 유리해지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플랑크톤 크기별 개체수 변화가 바다의 이산화탄소 순환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작은 식물성 플랑크톤은 큰 식물성 플랑크톤에 비해 심해에 이산화탄소를 고정하는 효과가 적기 때문이다.

식물성 플랑크톤은 광합성을 하면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한다. 식물성 플랑크톤은 이산화탄소 흡수를 통해 몸에 탄소를 저장하고 있으며, 이들이 죽으면 깊은 바다로 가라앉기 때문에 탄소를 한 곳에 고정시키는 효과를 가진다. 

현재 북극해에는 열대 해역에 비해 크고 무거운 식물성 플랑크톤이 서식하고, 이들 사체는 빠르게 바닷속으로 가라앉아 탄소를 해저로 옮기는 효과가 크다. 그런데 작은 식물성 플랑크톤의 경우 비교적 천천히 가라앉기 때문에 죽은 뒤에 심해로 가라앉을 확률이 낮다. 

연구진은 또 각 해역마다 서식하는 플랑크톤 종은 바닷속 물고기 분포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어업에도 큰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스위스 연방연구소(Swiss Federal Research Institute WSL) 등 연구진과 함께 내놓은 해당 논문은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지난달 1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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